안철수와 김대중

/ 사회정책을 중심으로한 공통점

안철수가 정치에 들어온 시기는, 노무현 정권에서 촉발된 재벌 기득권 중심 신자유주의 시장정책으로 인해서 국민들의 삶의 질이 현저히 후퇴했던 이명박 정권 말기였습니다.

당시는 이미 양극화가 심화되어서, 신자유주의 노선에 핵심인 '시장에 대한 신뢰'가 사회 전반에서 무너졌습니다. 시장이 분배를 통해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했죠.

그래서 재분배가 사회적인 화두가 됐습니다. 심지어 극우였던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꾸고, 빨간색 옷을 입고는 생애주기별 맞춤 복지라는 아젠다를 선점했습니다.

민주당은 반격이랍시고, 보편복지냐 선별복지냐 하는 레토릭을 가지고 재분배 논쟁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어죠. 막무가내로 무상급식으로부터 보편복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때 안철수가 나와서 주장한 것은, 복지와 성장이 대립된 개념이 아니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 였습니다. 그리고 장하성 교수와 함께, 당장 시급한 것은 재분배가 아니고, 분배의 정상화라고 했습니다. 즉 시장의 공정성을 회복하고, 임금의 격차를 줄이고, 기업사냥의 문화를 탈피해서 투자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벤처 중소기업 생태계를 만들어서 성장의 새모델을 만들자는 주장이었습니다.

안철수가 '안철수의 생각', 그리고 문재인과의 대선후보경쟁 과정에서 우리사회에 던진 화두는 '생산적 복지와 혁신성장'의 양날개로 날아오르자는 것이었죠.

결국 아쉽게도 문재인이 나서서 박근혜랑 '생애주기별 맞춤 복지 vs. 보편복지'라는 알맹이 없는 화장발 대선을 치루다가 박근혜가 당선되는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당선되신 시점에도 작금의 양극화 위기 상황 만큼이나 엄중한 외환위기 상황이었죠. 김대중은 위기의 해법으로 공정한 시장질서 회복과 생산적 복지를 내세웠습니다. 김대중은 거지에게 적선하는 식의 시혜적 복지의 개념을 끝장냈습니다.

자유경쟁 시장질서만 추구해서는 사회 형평을 달성하기 어렵고, 또 성장의 결과를 단순히 재분배하는 사회구조로는 지속가능성이 불가능합니다. 지극히 당연하고 이론이 있을 수 없는 것이죠.

그러나 대마불사 격으로 대기업들이 사회자본의 수혈을 받아 기사회생하고, 외환위기에서 산업을 구조조정하지 못한채, 대기업중심 경제구조가 노무현으로 이어지면서, 불순한 시장근본주의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둔갑해서요. 복지도 김대중이 이룬 구제적 복지에서 고용중심의 생산적 복지로의 개념 전환은 유지됐지만, 거짓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양극화가 극대화되고 폭발하면서 생산적 복지가 낙오자를 겨우 받아내는 수준에서 머물렀습니다. 사회적 형평성을 개선하는 생산적 복지의 제기능은 마비된 것이죠.

그러면서 이명박근혜 정권동안 복지를 거지들 밥주는 정도로 치부하는 역사의 후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촛불의 혁명은 바로 이 역사의 후퇴를 바로잡기 위한 국민들의 행동이었죠. 양극화를 고쳐내고 사람답게 살면서 서로가 서로를 돌볼 수 있는, 한 사람은 모두를 위하고 모두는 한 사람을 살리는 사회로의 전환을 요구한 것입니다.

안철수는 다시 상식에 따라서, 김대중이 했듯이 생산적 복지와 혁신성장을 양극화의 해법으로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거대 기득권 양당 정치꾼들은 끊임없이 알맹이없는 정치논쟁으로 보편이니 선별이니 하는 복지 논쟁을 하고, 복지와
성장을 대립시켜 소모하면서 국민을 속이고, 안철수를 죽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리고 오늘, 국민의당에서 김대중의 후예라는 자들이 안철수에게 '감히 김대중을 입에 올린다'고 성토합니다.

김대중의 후예라는 자들이 촛불의 시대정신을 '적폐청산'이라며, 시대적 해법을 내놓은 적 없는 거짓 신자유주의 정권의 비서실장 문재인에게 협조하자고 합니다.

적폐청산은 인적청산 복수가 아닙니다. 물론 죄 지은 사람은 사법처리해야죠. 그러나 그것은 적폐청산이 아니고 사법정의입니다. 적폐청산은 국민통합을 방해하는 양극화와 적대적 공생의 국론 분열을 극복하는 것이 진정한 적폐청산입니다.

잘 알아야 합니다. 적폐청산은 박근혜 벌주는게 아닙니다. 그 누가 권력을 잡더라도 국민을 괴롭힐 수 없는 튼튼한 기반을 만드는 것이 적폐청산이죠.

그런데 김대중의 후예들이, 김대중과 같은 상식으로 시대의 해법을 내놓고 있는 안철수에게는 '감히 따위가 김대중 선생을 입에 올린다'고 허세를 떨고, 전정권 전전정권 전전전정권의 복수극에 여념없는 문재인을 적폐청산의 영웅인냥 협조하자고 합니다.

김대중의 종지는 안철수가 오늘에 다시 살리고 있습니다. 김대중 정신은 죽은지 오래나, 상식으로 해법을 제시하는 올바른 시대정신은 오늘에도 죽지 않고 살아서 국민들과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