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제가 '테프라 가쓰라 밀약'을 언급하면서 '미국과 북한 간의 밀약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라는 주장을 제기했었습니다. 그런데 저의 주장인 '북한에 의한 남한 흡수통일 설'이 일각에서 제기되어 현실화될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테프라 가쓰라 밀약'이란, 19세기 말에 미국과 일본이 맺어진 밀약으로 '미국은 필리핀 점령을 그리고 일본은 조선 점령을 서로 묵인하고 간섭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주골자입니다.


그렇다면, 미국과 북한 간에 밀약이 맺어진다면 어떤 내용일까요?


'북한이 남한에 어떤 군사적 행동을 하더라도 미국은 간섭을 하지 않으며 한반도가 북한에 의해 통일된 후에 북한은 핵무장을 해제한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것은 체제 보장입니다. 그런데 그 체제 보장이라는 것은 '북한의 국가 체제를 인정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김정은 도당의 일당 독재를 보장해달라'라는 것입니다. 북한의 김정은은 후세인의 말로를 보고 더욱 더 미국에 대한 의심을 깊이 했을겁니다.


독재자임에도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후세인. 그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략하고 이란-이라크 전쟁을 수행하는 등, 중동의 안정이 미국 국익인 현실에서 미국 국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자 제거에 나서고 후세인에게 전격 사형을 집행했던 그 미국...........을 과연 북한의 김정은이 믿을까요?



북한의 김정은 도당의 유일한 정권 유지 방법은 남한을 흡수통일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이 남한을 흡수통일해서 핵무기를 계속 고집하는 경우에 김정은 (통일)정권은 더 큰 위기를 맞을겁니다.


그리고 미국은 남한을 완충국가(buffer country)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역대 외교 문서들에서 그런 미국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핵무기라는 변수가 돌출된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북한은 남한의 흡수통일이 김정은 정권 체제를 보장받는 유일한 길입니다. 핵무기? 그거 한두방 미국으로 쏘아서 김정은이 얻을 정치적 이익은 없습니다. 오히려, 북한 핵무기 보유에 대하여 같은 입장인 중국과 러시아에 의하여 핵보복을 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딱히, 미국이 아니더라도 말입니다. 중국은 티벳 등 소수민족의 준동을 막기 위하여 그리고 러시아도 같은 이유로 일종의 시범케이스 쇼업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남한이라는 완충국이라는 존재의 사멸과 북한의 통일 후 핵무장 포기 보장 둘 중 어느 것이 더 자국의 이익에 더움이 될까?를 한참 저울질 할 것입니다.


물론, 이 미국의 저울질은 하루이틀에 결정되어질 사안은 아닐겁니다.

첫번째는 북한이 과연 남한을 흡수통일한 후에 순순히 핵무장 해체를 할 것인가?
두번째는 남한이라는 완충국가가 사라졌을 때 미국의 군사전략은 어떻게 재편되어야 할 것인가?
세번째는 흡수통일 과정에서 재래식 무기에 의한 전쟁이 발생한 경우 한반도가 재건되어야 할 것인데 6.25전쟁 때와 같이 미국의 경제를 부흥시킬 이 절호의 찬스를 어떻게 미국이 주도할 것인가?


첫번째는 미국-북한 양자 간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사안이며

두번째는 과거 미국의 swing 전략이 마련되었던 기간인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겁니다. 군사전략 재편이란 아무리 첨단무기의 시대라고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육군 또는 해병이 상대 국가의 중심부에 자국의 국기를 꽂는 것으로 마무리될테니까요. 즉, 이미 첨단무기의 시대이니 무기의 재편은 필요없고(발사각도만 좀 수정하면 되겠지요 ^^) 인적자원의 재편에 시간이 걸린다는 이야기입니다.

세번째는 미국이 가장 풀기 힘든 숙제일겁니다. 한반도에서의 재래식 무기에 의한 전쟁은 미국 뿐 아니라 러시아, 중국 그리고 일본의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테니 말입니다. 어쨌든, 궁물의 찌꺼기만 먹는다고 하더라도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이니 한반도 전쟁은, 핵무기만 사용되지 않는다면, 이 네 개의 나라에게 '불감청일지언정 고소원'이겠지요.


세번쨰 퍼즐을 푸는데 미국 입장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한반도에 전쟁이 난 경우 중국은 북한과 맺은 조약인 '자동개입 조항' 일겁니다. 한미상호조약에서는 없는 '자동개입'이 조중상호조약에서는 명시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중국이 전쟁 후 한반도 부흥을 위해 주도권을 가지려면 전쟁에 개입해야 하고 그 개입의 명분은 '자동개입 조항'이며 미국은 이를 제어할 수단이 딱히 없다는 것입니다.


즉,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가지고 가는 것'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경우 미국은 북한 핵무기 포기라는 국익보다 더 큰 손해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첫번째는 외교의 문제이고 두번째는 시간의 문재이며 세번째는 국제정치의 역학 문제이며 세번째에 대한 해법을 미국이 마련한다면 북한에 의한 남한 흡수통일은 Go!가 되겠지요.


아직은 가능성 차원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국익을 위해서라면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 되는 국제 정치의 현실에서 어쩌면 가능성에서 가장 나은 대안으로 부각될 수 있겠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YS가 집권 당시 '연변 핵시설을 폭격하겠다는 클린턴에게 전화를 잡고 징징대었다'는 역사적 사실이 가장 후회가 되는 장면일겁니다. 저는 그 YS의 행동을 '참, 잘한 것'이라고 평가했었는데 만일 당시 연변 핵시설을 폭격했다면?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생했을 수도 있겠지만, 중국의 자동개입 조항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감히' 남한을 상대로 전쟁을 할 생각을 못했을겁니다. 어쨌든, 당시 연변 핵시설을 폭격했다면 지금의 상황과는 전혀 다른 국면이 전개되었을겁니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