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http://theacro.com/zbxe/?document_srl=97026&mid=Visitor)에 대해서 어떤 동상은 (이양반 나이는 모르겠지만 본인보고 엉아라고 부르면 동상으로 대해주는 것이 예의겄지? ^^) 꼬마민주당이 인기는 있었지만 선거에선 졌다고 했는데 글쎄... 내가 아무리 기억력에 자신이 없다고는 하지만 꿈에서 본 게 아니라면 두어차례의 보궐선거에서 분명히 당선이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그 논지는 알겠다. 여론조사 인기랑 선거 결과는 다르다는 거겠지. 그런데... 내가 알기로 그런 기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의 부산 출마 때부터였다. 사실 박찬종 (그가 서울시장에 나온 건 꼬마민주당 이전이 아니라 그 후의 일이다)에 대해서도 좀 할 말이 있다만 그건 다음으로 미루고...

그보다 내가 이야기를 꺼내려는 건 다음의 내용 때문이다. '세종시 원안사수를 놓고 박근혜와 공동투쟁을 한다면 한나라당만 찍어온 영남 유권자들에게 드디어 한나라당 말고도 선택할 당이 생긴다' 뭐 예측이야 이런 식으로도 저런 식으로도 할 수 있다. 예측이 맞았다고 누가 돈 주는 것도 아닌데 틀린 예측 한다고 뭐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겠지. 하지만 반론 정도는 제기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지금 내가 하려는 건 반론도 아니고 옛날에 이런 일도 있었는데 정말 그렇게 될까... 하는 의문 제기 정도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자, 때는 바야흐로 김영삼 정권 말기. 이회창이 한나라당에 들어가 당권을 잡고 나서 처음 한 일이 무엇이었나? 무슨 전당대회 파티에서 김영삼 형상의 인형을 몽둥이로 두들겨 패는 쇼부터 시작하더니 총선을 앞두고 기존의 당 중진들을 깡.그.리. 숙청을 해 버렸다. 자기와 다른 계보를 치는 거야 어쩔 수 없겠지만 문제는 자신의 체제구축을 도와줬던 일등공신들까지 모두 잘라버린 것이다. 그가 왜 이렇게까지 했는지는 아직도 약간 수수께끼인 것 같지만 어쨌건 명분은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개혁공천'이었다. 김윤환, 이기택, 신상우, 이수성 등이 이때 목이 달아난 중진들이었다. 다른 사람은 그렇다 치고... 김윤환은 5공 때부터 다음 권력자를 찾아 줄을 서는데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어 킹메이커로 이름이 난 사람이다. 어디서 '정치판이 굴러가는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거기서 자기 몫을 추구하는 능력을 가린다면 김영삼 다음 수준이 김윤환이다'는 소리도 들은 적 있다. 이자가 정말로 열이 뻗쳐서 자신의 모든 정치력을 다 발휘해 이회창에게 복수를 다짐했다. 민국당이라는 새로운 정당을 창당한 후 이회창에게 팽당한 중진들은 물론이고 5공 6공을 거쳐 명망 있는 사람들은 전부 초청해서 여기에 합류시켰다. 그 와중에 엉뚱하게 장기표라는 유명한 재야인사(그런데 이 친구 지금 뭐하나?)까지 참여하며 자칭 '보수와 진보를 아우른' 당이 구성되었다.

당시 이수성은 자신이 당 대표가 되기를 원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가 비록 국무총리를 지냈고 영남에서 어느 정도 지분이 있었다곤 하지만 전국정당의 얼굴로서는 조금 비중이 약했다. 그들도 그걸 알았는지 내부적으로 조정을 거쳐 결국 더 이름이 알려진 조순을 초빙하는데 성공, 당의 모양새가 완성되었다. 당시 구성원의 면면을 볼 때 한나라당에 비해 조금도 꿀릴 것이 없었다. 그들 역시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당선된 듯 다들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다. 김광일 (이때는 이미 맛이 가있는 상태이긴 했지만)의 "우리를 찍지 않으면 모두 영도다리에 빠져 죽어야 한다"는 말은 무슨 의미였나? 물론 아주 효과적인 선거 전략이기도 했다. 이 당시 영남 유권자들의 표가 최소한 반분은 될 것이라고 믿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어찌 되었나? 총선을 치르고 보니 이들은 깡그리 낙선하고 말았다. (가만, 한석 정도는 당선되었던가? 자세한 상황은 모르겠고) 당시 사람들은 이걸 보고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말이 안 나왔다고들 한다. 물론 이를 설명하려는 시도가 있기는 하다. 이인제 학습 효과, 민주당에 어부지리를 주기 싫은 마음, 조중동 등 중앙언론의 공작 기타 등등... 그러나 어떤 설명에도 불구하고 충청도 출신의 이회창을 대표로 하는 한나라당의 이름도 없는 무명 후보를 찍는 심리... 그것도 아무 사전 약속도 없이 단합해서  지금까지 수십년간의 자기네 지역구 경력이 있는 중진 내지 원로 후보들을 그렇게 물먹여 버린 심리는 정말 이해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한마디로 "진.짜. 독하다. -_-;;;;;"

뭐 그 외에 박근혜도 전에 한번 탈당했다가 영남권의 무시무시한 냉대에 깨갱하고 바로 복당해서는 그 후 '죽는 한이 있어도 한나라당 현관문은 움켜쥐고 있어야 한다'며 버티고 있는 사실도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꽤 많던데 그거야 해프닝 정도의 사건이니까 넘어가자...

노무현 대통령 때 죽자살자 발버둥치던 영남진출 시도도 있었지만 아무리 잘 봐 주더라도 민국당 때의 파괴력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내가 이야기하려는 건 이거다. 유시민씨... 영남에 교두보를 확보하겠다고? 도대체 뭘 믿고 그러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