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번째 잘못.

저는 국정원이 댓글 작성한 것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봅니다.

 정보전사로 의심되는 글을 여러차례 목격하기도 했고, 북한의 폐쇄적인 체제에 비해 대한민국은 완전히 오픈된 사회라 적국에 의한 여론전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처지이고 이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국정원이 국내 여론전(戰), 글자 그대로 전쟁을 수행한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봅니다.

 엄연히 남북한은 대치중이고 아무리 남북한간의 대화 화해 협력이 이루어진다 한들, 이는 한 손을 내밀면서 다른 한손은 칼을 들고 등 뒤에 숨기는 형국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여론전, 심리전은 오래된 전쟁 수행 방법의 하나입니다. 초한전에서도 나오죠. 마지막 해하전투에서 유방이 항우의 군대를 무력화하기 위해 밤낮으로 구슬픈 노래를 불러제껴 전투 의욕을 저하시키는 방법, 벌써 2000년도 더 된 일입니다.
특히나 인터넷은 그동안 주류언론에서 소외된 정파, 사상의 해방구 역할을 하면서 급진적이다 못해 위험한 게시물들을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여론전이라는 것이 속성상 국내 정치와 완전히 분리될 수가 없고, 북한이 노리는 것이 적전분열인 것이 뻔한 만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고 트집잡으면 어떻게든 엮을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별다른 지침이나 가이드 없이 무차별적으로 융단폭격하듯 여론전을 수행한 것으로 보이며, 적어도 선거기간만큼은 중단하거나 더욱 주의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안타까운 것이 적어도 현실 정치인, 정당을 실명 그대로 언급하며 비난한 것은 어떻게든 피했어야 심리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었을텐데, 최소한의 기준도 없었던 것을 보면 과연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인식은 있었는가도 의심스럽습니다.
빨갱이 몰아내자와 문재인은 빨갱이다라는 것은 차원이 다른데 그 차이를 몰랐던 것인지 한심합니다.

어쨌거나 일은 벌어졌고 엎지른 물은 주워 담아도 하드복구는 막을 수가 없어서 이런저런 사실들이 드러났습니다.

그악스런 야권의 속성상, 선거 끝나고 멘붕이네 뭐네 떠들어대며 이민을 가니 마니 하던 그들을 고려해볼때, 그들이 선거결과를 온전히 받아들이기를 기대하는 것은 그들을 잘 모르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최소한의 꼬투리도 내주지 말았어야 하는데 일이 이지경이 됐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심정적으로는 절대 박근혜 정부를 인정 못하는 그들에게 국정원 선거개입 논란은 좋은 이유가 됩니다.
야권으로서도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은 친노와 그들과 붙어먹던 언론인, 지식인, 급진적인 이념을 가진 그들이 이런 좋은 먹잇감을 그냥 지나칠 리가 없습니다.

박근혜가 분명히 선을 긋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것으로서 초기에 여론을 제압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여기서 박근혜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사람은 박근혜가 시킨 것도 아니고 원세훈 감옥 보내는 것으로 끝내자고 주장했고, 다른 이들은 한 번 양보(?)하면 끝까지 밀린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박근혜가 일을 오히려 키운 것이 아닌가 싶고, 하나도 양보하지 않으려다 더 많은 것을 내주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당선 직후에는 적당히 유감 표명 정도로 끝날 수 있었다면 지금은 사과를 해도 수습하기가 쉽지 않아보입니다.

야권 성향의 시민들도 올해 초에는 '대선은 부정선거, 박근혜 퇴진'은 너무 나간 것 아니냐고 하다가 너무 질질끈 나머지 이제는 이에 동조하는 이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것이 보입니다.

물론 저와 다른 주장을 한 이들의 논리도 어느 정도는 타당합니다. 저 역시 반대쪽에 질린 사람으로서 '건수만 걸려라'하는 그들이 과연 초기에 유감표명을 했다고 하더라도 거기서 그쳤을까 의문스럽니다. 그들이 어떻게든 물고 늘어져서 제2의 광우뻥을 만들려고 한다는 것은 잘 압니다. 하지만 정치는 명분 싸움이고 일단 박근혜의 유감표명으로 꼬리를 자르면 나중에 문제를 키우기도 쉽지는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이것이 박근혜 특유의 '원칙'이자 뻣뻣함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 원칙에 대한 좋은 이미지 덕분에 대선후보로 나서 당선까지 됐지만 정치인은 원칙 뿐만 아니라 유연함도 필요합니다. 야권지지자들의 상처받은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해서라도 박근혜가 굽히는 모양새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는데 아시다시피...

사실 그들이 민주주의가 손상됐네 어쩌네 하는 것들을 그대로 믿으면 곤란합니다.
야권 지지자들, 특히 노빠들을 보면 그들은 특별한 정치적 지향점, 관심 갖는 정책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들은 정치를 통해 일종의 인정 욕구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이며 그래서 특별히 따지는 정책도 없습니다. 노무현 정신의 모호함은 노빠들의 정치적 모호함을 드러낼 뿐입니다. 그들이 선거 끝나고 줄기차게 이야기했던 것이 '소통'이었는데 번역하면 '나 무시하지마' 정도가 되겠습니다. 선거 패배로 자신이 '소외' 내지는 '외면'받았다고 느끼는 그들의 정서적 공허함을 채워주는 정도면 충분한데 아시다시피 박근혜는 그런 스킨쉽에 굉장히 취약합니다.그들이 그렇게도 박근혜를 싫어한 것은 박근혜가 박정희의 딸인 점도 있지만, 박근혜가 그들을 무시, 내지는 관심 갖지 않는다는 점이 큽니다. 반대로 문재인이 인증샷이라도 올려주면 그렇게도 좋아합니다.

표면적으로는 국정원 선거개입 논란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야권성향지지자들과 박근혜의 기싸움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느 쪽이 이기던 후유증은 크리라 봅니다.

2. 두번째 잘못

통진당 해산신청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합니다.
통진당의 성향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정부가 나서서 위헌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정도인가 인데요. 저는 이것이 과거 노무현 탄핵처럼 역풍이 되어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됩니다. 만약에 헌재에서 기각당한다면 박근혜 정권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것이 100%입니다. 그녀에게 따라붙는 유신의 어두운 그림자를 국민에게 확인시켜주는 꼴이 되어 심각한 민심이반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저는 통진당에 1%의 미련도 없기 때문에 내일 당장 해산한다 하더라도 개의치 않지만, 과연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해서 해산심판청구를 하는 것이 타당한가, 민주적 정의를 떠나 결과만 놓고 생각해볼때 정당이 해산되더라도 그들이 전향하지 않을 것 역시 100%인데 그들이 가진 성향, 즉 대한민국정부는 정통성이 없는 반민주괴뢰정부, 대한민국 정부는 우리의 적이라는 그들의 시뻘건 사상을 확인, 강화시켜줄 뿐이라 봅니다.
정부는 그들의 위험성을 검찰 수사나,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알려서 투표를 통해 퇴출되도록하거나 최소한 야권연대에서 고립시키는 것이 전략적으로 옳은 판단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분명한 실체가 존재하지만 설마 그들이 국민 전체를 적으로 돌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과거 노빠들처럼 국민 개새끼나 시부렁대겠지요.
만약에 심판청구가 기각된다면 그들의 과거의 분명한 잘못(일심회 등)에도 결과적으로 면죄부를 주는 것처럼 여기게 될 수 있고, 그들의 혁명투쟁은 더더욱 가열차게, 합법과 불법을 넘나들며 불타오를 것 역시 100%인데 과연 앞으로 어떻게 그들을 제지할 것인지, 툭하면 해산심판청구 기각을 들먹일 것 역시 100%입니다. 정략적으로 봐도 그들을 내버려두고 민주당을 압박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훨씬 나아보입니다.

통진당에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통진당과의 싸움은 그들을 지지하는 5%남짓의 국민과의 싸움이 아니라, 48%의 야권 전체와의 싸움이 될 텐데 박근혜가 승리할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통진당류 생각에 동조하는, 그들과 비슷한 역사관, 세계관을 갖는 486들이 정말 많습니다. 이석기는 단지 행동하는 양심이었을 뿐입니다. 언론 학계 하다못해 트위터하는 노빠 김씨마저도 박근혜에게 앙심을 품고 덤벼들 것이 뻔한데 박근혜가 과연 버틸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