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도 보도 못한 어느 천주교신부의 발언 하나를 꼬투리삼아 대통령이 국민을 협박하며 길길이 날뛰고, 지지세력의 총궐기를 선동하고 있다. 그야말로 점입가경에 목불인견이다. 그 신부의 NLL에 대한 인식이 형편없는 것과 현재 정국 대치의 본질적 문제인 국가권력기관의 대선개입과 생까고 버티기 사이에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수세국면을 돌파하고 물타기 하기 위해 안보팔이를 하는 건 철지나도 한참 지난 유행가이다. 이 정부가 얼마나 정부정당성에 자신이 없으면 그런 썩은 동아줄까지 잡으려 하는지 측은해보일 정도다. 설사 그 신부가 김일성 만세를 외치는 미친놈이었다 할지라도 이 문제와는 하등의 상관이 없고 관련도 없다. 도대체 이 나라를 분열시키고 혼란스럽게 만드는 주범은 자신들을 반대하는 국민들을 불순분자 취급하는 이 정부인가 아니면 한줌도 안되는 시국미사 참석자들과 어느 듣보잡 천주교신부인가?

흔하디 흔한 친목질 동창모임도 운영이 공정하지 못하고 반칙이 있으면 무사하기 힘든 것이 요즘 시대다. 하물며 국가권력기관이 선거에 개입하는 사태는 국가의 신뢰시스템 자체를 붕괴시키는 있을 수 없는 폭거이다. 국가의 행정 입법 사법의 모든 권력과 신뢰는 선거 결과의 정당성으로부터 확보된다는건 초딩들도 아는 상식이다.  국가의 신뢰시스템이 붕괴되고 정부정당성이 무너진 나라가 멀쩡하게 유지되는 일은 없다. 대놓고 막장이던 유신시절 때도 그런 짓은 공공연하게 하지 못했으며, 들통이 나면 국민들 앞에 머리를 조아리는 시늉이라도 했다. 박근혜는 다른건 몰라도 뻔뻔함 하나만큼은 아버지를 넘어섰다. 

사법처리 결과를 지켜보는게 우선이니 시비걸지 말란다.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없었던 일처럼 치부하며 살았다고 이러나? 그럼 이석기는 사법처리가 끝난 문제라서 그 난리를 쳤나? 권력기관의 장들이 줄줄이 구속당하고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으면 뭐라고 입장 표명이라도 해야하는 것이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의 도리이다. 하물며 검찰 수장과 담당수사팀장의 모가지를 치면서 사법처리결과를 믿으라니 국민들을 무슨 눈 뜬 장님이라도 되는 줄 아는가?

전임 정부의 일이니 시비걸지 말란다. 누가 들으면 박근혜가 야당후보였는 줄 알겠다. 동일한 정당이 재창출한 정부가 이전 정부의 일에 아무런 책임도 없고 연속성도 없다는 논리는 듣도 보도 못했다. 설사 야당후보가 당선되었더라도 이전 정부의 잘못이 드러나면 정부를 대표하여 사과를 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이다. 하물며 여당후보가 본인이 당선된 선거에 개입한 전임 정부의 부정에 모르쇠를 해도 되는 경우는 들어보질 못했다. 유체이탈을 하는 것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당락에는 영향이 없었으니 시비걸지 말란다. 영향이 있었는지 아닌지 어떻게 안다는걸까? 실험이라도 해봤나? 설사 당락에 영향이 없었다고 치자. 그럼 걸핏하면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 받고 뱃지를 박탈당하는 정치인들은 무슨 당락에 영향이 있어서 그리된건가? 언제부터 이 나라의 부정선거를 처리하는 기준이 당락에 미친 영향이 되었을까? 도대체가 삼척동자도 납득을 못시키는 치졸한 변명질을 해대는 이유가 뭔지 그게 더 궁금하다. 

조직적인 활동이 아니었으니 시비걸지 말란다. 국정원 댓글 사건이 처음 불거졌을 때 그 새끼들이 뭐라고 변명질을 했었는지 다 까먹었나보다. 대북심리전의 일환이었다면서. 국정원은 대북심리전을 직원들 과외시간에 취미여가활동으로 하나? 야당에 우호적인 사이트에서 낚시질을 하며 반응을 살피면 간첩도 잡고 그럴 수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한거라며. 내 기억이 잘못 되었나? 따라서 대북심리전 활동이었다고 하는 순간 조직적이었는지 아닌지는 초장에 이미 셀프인정으로 끝난 문제다. 남아있는건 그 활동이 국정원 주장대로 대북심리전이 맞는가 아니면 정치개입 선거개입인가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들이 인정해놓고 지들이 부인하며 뒤집는 개수작을 천연덕스럽게 하는 이유가 대체 뭘까?

박정희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사령관이었을지 몰라도, 박근혜는 잘해봐야 대한민국이라는 아파트촌의 관리소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도대체 어느 동네 아파트의 관리소장이 이토록 기고만장하고 간이 배 밖으로 나왔을까? 초장에 입장표명하고 원칙대로 처리했으면 아무 일 없었을 거다. 그런데도 '국정원 자체 개혁' 운운하며 생까고 취임후 지금까지 모든 정치력과 행정력을 몰빵하면서 이 지경까지 사태를 확대시켜놓고 박근혜가 무사할 수 있는 방법은 이제 국민들을 진압하는 것 밖에 없다. 

그래선가 어제 박근혜는 국정원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국민들을 진압하겠다며 선전포고를 했다. 국민의 위에서 군림하려는 이 따위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서라도 끌어내야만 한다. 대한민국은 대통령을 탄핵하고도 멀쩡하게 굴러가던 나라이고 대통령 하나 도중에 그만둔다고 혼란에 빠지고 망하는 나라가 아니다. 박근혜는 진정 그것을 원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