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스을쩍 내 피부 틈새로 솟아나는 삼출액이 하나 있다. 물론 스을쩍은 '오래전부터 잠복해 있다가 이제 임계점에 다다라 발현된다'는 뜻이다. 요샌 어지간한 사람들 눈빛이나 동작을 직시하고 싶지 않다. 모방 뉴런이 작동할까 봐서. 결코 닮고 싶지가 않아서. 물론 그 눈빛이나 표정은 우월하거나 열등하거나 수준이 낮거나 높거나 뭐 그런 건 아니다. 그냥 그 시공에 그렇게 존재하는 눈빛과 동작이다.

직시하는 걸 끔찍히도 '싫어하는' 건 직시하면 당연히 무언가를 읽어내기 때문이다. 정확도를 떠나 너무 많이 읽어내서 탈이다.


요즈음 갈등이 일어서 한 사람(나보다 두 살 많다)을 혼내주고 있는 중인데 그 사람 요새 많이 말랐다. 얼굴이 거의 병자 수준이다. 사나흘 간격으로 한 한달 정도 괴롭히면 자살해버리거나 나를 죽이려 들거나 내분비계 교란으로 큰 병에 걸려 죽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 걱정을 하면서도 또 괴롭힐 생각이 드는 걸 보면 법으로 치면 충분히 미필적 고의에 들어갈 것 같다. 내가 괴롭히는 방식은 그렇다. 나는 반감기가 무척 긴 방사성 물질을 음식을 섞어 먹였다. 그 놈이 아주 서서히 그 사람들을 내부에서 파괴해 들어갈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방사능이 강한갑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의도를 담아 사람을 괴롭혀 보는 건 난생 처음이다.


방사능 핵종은 "Karma", 그리고 또 하나 'Thanatos'. 둘다 인간의 수명 내에서 반감기는 무한대이다. 이것두 형용모순이기는 하네. 반감기가 무한대면 그게 방사성 물질인가?


언제나처럼 나는 그 사람 주변을 욕한다. 개새끼들이라고. 그는 사실 생존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니까. 정말 약자니까.


나는 그저 약자들과 싸우고 싶지 않은 것이다. 대리전을 치르고 싶지 않다. 아크로 어느 분인가 말마따나 결과값을 알고 있으니까 후회할 것이니까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나도 이제 슬슬 그 지점으로 넘어가는 모양이다. '저네들은 원래 그러하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