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떡밥님 글 이어받아 씁니다요. 그런데 여기 아크로 오는 분들중에도 조기숙 교수처럼 지난 대선 패배의 주요인을 정동영의 노무현 차별화로 보는 사람이 있나요? 전 설마하고 있는데?

이거 정상적인 서울(더 나아가 수도권)사람이면 대선 패배 원인을 다 알고 있어요. 2007 대선엔 민주당 쪽에서 누가 나와도 졌다. 왜냐? 서울 시민들은 '무조건 니들은 아냐!'하며 낙인찍고 있었으니까요.

아니라구요? 그래도 정동영의 차별화가 컸다구요? 이해찬과 유시민이 나왔으면 이겼다구요?

간단히 선거 결과를 봅시다.

1)  2002년 서울시장 선거
이명박 - 52.3     김민석 - 42

2) 2006년 서울시장 선거
오세훈 - 61         강금실 - 27        박주선 - 7

3) 기왕 나온 김에 2007년 대선 서울의 후보 득표율
이명박 - 53       정동영 - 24        이회창 - 11     문국현 - 5.8

아직도 모든걸 정동영 책임으로 돌리고 싶으신 분, 저 세 결과를 보고도 삘이 안옵니까?

자.... 일단 1)을 봅시다.
친노 진영이 이야기하는 최악의 조건이 다 들어있던 선거입니다.

일단 대통령 지지율이 최악이었습니다. 당시 아들 비리로 집권당의 인기가 가히 바닥을 기고 있을 땝니다. (물론 나중에 이 기록을 노무현이 갱신. 쿨럭) 거기에 월드컵 열기에 휩싸여 민주당의 주 지지층인 2,30대들은 선거가 있는지도 모르는 판국이었습니다. 또 조중동의 위세가 참여정부보다 더 세면 셌지, 약하진 않았죠? 더구나 그땐 인터넷이 뭐 주목이나 받았나요? 방송조차 자신이 없어 국민의 정부와 거리두던 때입니다. 마지막으로 후보 경쟁력을 봅시다. 김민석을 구태여 폄하하고 싶지 않지만 전통적으로 비정치인을 선호하는 서울시민들의 성향을 볼 때 김민석은 불리한 입장이었지요.

쉽게 말해 한나라당이 얻을 수 있는 최대치와 민주당이 얻을 수 있는 최소치가 나온 겁니다. 과학에선 '임계점'이라 하죠.

그러면 2)를 볼까요? 집권당 인기는 똑같이 바닥. 버뜨, 선거외에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음. 2,30대 사이에서 강금실 인기짱. 거기에 인물 경쟁력으로도 강금실이 지명도나 경력, 심지어 외모(!)까지 꿀릴 거 하나 없었죠?

그런데 트리플 스코어 가까이 졌습니다.

2)가 가르쳐 주는건 뭐냐. 서울시민들 사이에서 집권하고 있던 민주 개혁 진영에 대한 분노가 얼마나 컸는가입니다. 2)의 임계점을 아주 시원하게 내리 꽂았죠. 임계점의 의미, 잘 아시죠? 한번 돌파하기가 어렵지, 돌파하고 나면 거꾸로 다시 돌아오기가 어렵습니다. 물이 얼기가 어렵지, 한번 얼면 잘 안녹는 것과 똑같은 이치예요.

물론 정동영도 집권 세력의 중요한 축이었으니 책임이 있어요. 그런데, 노무현은 다 잘했는데 오로지 정동영 때문에 졌다? 이 무슨 부흥회 예수 재림같은 소립니까? 저 서울시장 선거를 정동영이 나갔나요? 아니면 강금실이 노무현과 차별화를 추구했나요?

3) 결과를 보세요. 명박과 회창옹의 득표율 합하고 정동영과 문국현 합하면 2)와 비슷합니다. 아직도 삘이 안옵니까?

속마음이야 어찌 알겠습니까만 제 생각에 그래서 디제이가 손학규를 내심 대선 후보로 생각했던 겁니다. 손학규가 예뻐서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단 참여정부와 관계됐던 사람은 누구든 무조건 승부가 안된다고 본 거예요. 그러다 기적처럼 손학규가 당선되면 어떡하냐? 그래도 민주당이란 틀만 있으면 어떻게든 해볼 수 있다고 본겁니다.

자....애니웨이 이래도 계속 '지난 대선은 무조건 정동영의 노무현 차별화 때문이야.'라고 믿고 있다면 걍 우기지만 마시고 앞으로 노빠 정치인 밑에서 x빠지게 일하세요. 님들 논리대로라면 노무현 깃발만 꽂아도 선거에 이기잖아요? 이 얼마나 좋아요? 노무현 가치도 실현해, 자신도 출세해.

닝기미. 그리고 전 남의 신앙 생활엔 관여하기 싫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