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진로를 놓고 여러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 입당이냐 아니면 독자신당이냐..

제가 보기에는 양쪽 의견 모두 상당한 근거를 갖고 있습니다. 어느쪽 의견이 절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봅니다.

이런 사안에서는 말 그대로 단 몇 %라도 가능성이 더 많은 쪽을 찾을 수밖에 없겠지요.

그리고 그보다도 먼저 과연 안철수라는 정치인의 존립 근거와 아크로 닝구들이 이 정치인에게 관심을 갖는 근본 이유부터 따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먼저 저는 민주당 입당이나 독자신당 모두 어려운 길이라고 봅니다. 지금까지 안철수의 정치적 한계를 지적하시는 내용  모두 맞습니다.

하지만, 단 몇 %라도 더 가능성이 있는 쪽은 그나마 독자신당이라고 봅니다.

안철수가 민주당에 입당해서 비노들을 결집시키고 그 힘으로 친노들을 몰아내야 한다는 주장...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제가 보기에는 가능성 제로라고 봅니다.

먼저 친노세력이 우리나라 정치지형 특히 범야권에서 갖는 상징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친노들이 당 외곽에서 바람만 잡다가 말도 안되는 통합원칙을 관철시켜서 민주당 말아먹는 것 보십시오. 도대체 어떠한 배경에서 저런 깡패짓이 가능했을까요?

한경오 등 노빠 언론과 광범위하게 486 세대의 정서를 장악하고 있는 이른바 깨시의 영향력을 봐야 합니다.

솔까말 지금 김대중이 살아있어서 다시 민주당으로 복귀한다 해도 친노세력과 대립해서 그들을 몰아내고 당권을 장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시너님도 말씀하셨지만 김대중이 꼬마민주당 하나도 제대로 처리하기 어려워서 독자신당 만든 사례를 보면 압니다. 왜 그런 선택을 해야 했을까요?

반 김대중 정서, 반호남 정서라는 변수를 헤치고 특정 조직 내에서 문제를 깨끗하게 정리한다는 게 너무 어려운 일이고,

설혹 성공한다 해도 정치적 내상이 너무 크기 때문에 선택한 길이었습니다.

안철수가 민주당으로 들어가는 순간 안철수는 전후좌우 천정과 방바닥까지 완전히 노빠들의 포위망 속에 들어가게 됩니다. 김대중도 이거 극복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안철수?

제가 보기에는 불가능한 얘기입니다.

민주당 안의 반노들이 안철수를 옹립하려 들 것 같습니까? 실제로 민주당 안의 반노들이 얼마나 된다고 보십니까?

김한길이니 손학규니 뭐니 하는 반노들? 걔들이 지금까지 해온 것 보세요. 절대 반노 아닙니다. 정동영 박지원 등이 반노라고 보십니까? 걔들은 그냥 친노들에 의해 팽당하거나 소외된 무리들일뿐 반노가 아닙니다. 그럼 도대체 누가 안철수를 도와서 친노와 싸워줄까요?

그런 사람들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 다 민주당 밖으로 쫓겨났어요. 그 사람들 정치적으로 거의 학살당했고 방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민주당 안의 어떤 세력들과 손잡고 친노들을 척결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한 얘기라고 봅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정치인이란 자신만의 지지 기반을 갖고 있을 때 발언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안철수가 민주당에 입당하면, 과연 현재의 지지율이 유지될까요? 글쎄요, 제가 보기에는 반토막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민주당도 아니고 새누리당도 아닌 사람들이 안철수 지지기반을 형성하고 있는데 안철수가 민주당에 입당하면 과연 그 사람들의 지지가 그대로 유지되겠습니까?

안철수가 민주당에 입당하면 호남의 지지율이 올라간다?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점을 주장하는 분들은 중요한 변수를 간과하고 계십니다. 안철수의 지지기반 중 비호남/비민주 성향의 지지층이 빠져나가는 그 순간, 호남에서 안철수를 지지해야 할 이유도 대부분 사라진다는 겁니다. 비호남의 지지층이 사라졌는데 왜 호남이 안철수를 지지해야 할까요? 호남은 안철수가 비호남의 표도 가져와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말입니다. 민주당에 입당하는 그 순간 호남에게는 안철수가 그냥 민주당 소속 정치인 중 하나, one of them이 되는 겁니다. 지지할 이유가 대부분 사라져요. 그냥 술에 물탄 듯, 물에 술탄 듯한 정치적 존재가 되는 겁니다.

비호남 지역의 지지기반도 없고, 호남의 지지도 별볼일 없는 안철수가 어떻게 친노와 대립하고 그들을 척결할 수 있겠습니까? 그냥 친노의 눈치 보면서 정치적 생존을 근근히 유지해갈 수밖에 없습니다.

안철수가 민주당에 입당하는 그 순간 안철수는 죽습니다. 안철수라는 정치인이 존재하는 근거, 기반이 무너지는 겁니다. 이것은 단순한 지지층 계산, 표 계산의 차원을 넘어서는 영역입니다.

아크로 닝구들이 안철수에게 관심을 갖는 이유가 뭘까요? 저는 무엇보다 친노세력의 패악을 극복하고 정통 야당세력, 범민주 범개혁 진영을 새롭게 만들어줄 가능성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런 모든 기대는 민주당 입당과 동시에 사라집니다. 친노가 장악한 민주당이 새누리당과의 선거 대결에서는 백전백패이지만 적어도 민주당이나 그 자장 안에서 벌어지는 권력투쟁에서는 친노가 백전백승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구조는 절대 깨지지 않습니다. 민주당이라는 틀이 완전히 박살나지 않는 이상 100%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안철수에게 남은 길은 하나뿐입니다. 독자신당으로 가는 겁니다.

이 독자신당의 길이 얼마나 험난하고 어려운지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셨습니다. 다 맞는 말씀입니다. 100% 공감합니다.

하지만, 그나마 안철수에게 가능한 길은 이것뿐입니다. 이 길을 가기 싫으면 정치 포기해야지요. 자기에게 주어진 길이 이것 뿐이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일인정당, 무소속 등등 어떤 지적을 해도 결국 안철수가 민주당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그나마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저는 안철수가 민주당에 입당하건 신당을 만들건 실패할 가능성이 성공할 가능성보다 훨씬 높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단 몇 %라도 가능성이 남아있는 건 독자신당의 길이라고 봅니다.

안철수가 민주당에 입당하는 순간 저로서는 안철수를 지지할 이유도,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습니다. 다른 분들이야 다르시겠지만 적어도 저는 그렇습니다. 제가 안철수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노빠들 박살내라. 니가 정치하는 이유, 내가 너에게 관심과 기대를 갖는 이유가 모두 이 명제에 집약돼 있다. 그거 싫거나 두려우면 걍 때려쳐라.

이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