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기억하십니까.

아크로가 암흑기였던 2011년 10월 말입니다. 그 때 다들 박원순 되면 민주당은 끝장이라고 우울해하셨고 실제로 박원순이 되자 아크로는 몇달간 파리 날렸지요. 


박원순 당선 이후 혁신과 통합->민주통합당은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그 분들조차 시민통합당은 잊어버리셨더군요. 참고로 시민통합당은 정당대표 이용선의 명의로 엄연하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당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등록된 정당의 대의원과 민주당의 대의원이 동수가 되어 5:5로 동등한 대의원 지분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게 얼마나 골 때리는 일인지 아십니까.


민주당은 2003년 열린우리당 이후 줄곧 정세균계가 당직, 대의원에서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혁통과의 통합에 적극적이던 486까지 합치면 사실 이렇게 시민통합당 창당을 하지 않아도 문재인에게 그렇게 나쁠 것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재인과 친노는 아무도 기억못하는 시민통합당까지 창당하여 대의원을 만들고 그 대의원을 통합과정에서 민주당 대의원의 50%가 되게끔 모든 것을 만들어놓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시민통합당의 주요 요구사항이던 모바일 투표 덕에 지도부는 한명숙으로 결정되었고 그 이후 공천이 어떠했는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게다가 이 영리한 시민통합당은 민주당의 대의원 선출 방식은 민주통합당으로 통합된 이후에도 변경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즉 각 지역구 대의원은 그 지역구 국회의원이 뽑는 기존 방식에 전혀 수정을 가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혁신과 통합에 참여한 시민단체 출신들을 정책 대의원으로 임명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이해찬의 조직이나 다름 없던 시민주권이 민주통합당의 정책대의원 자격을 갖게 됩니다.

자, 이제 복기합시다. 1) 통합시에는 대의원을 동수 구성한다 2) 시민통합당과의 통합으로 모바일 투표로 도입한다 3) 동시에 현역 국회의원이 대의원을 선출하는 기존 제도는 유지한다 4) 정책 대의원 제도를 통해 시민통합당-혁신과 통합 출신을 자동적 대의원으로 유지시킨다.


노빠들은 그냥 민주당에 가도 충분히 승산이 있었습니다. 중앙당 당직자부터 시도당 당직자, 각종 지역위원장까지 정세균이 자기 시대를 이룩한 뒤였으니까요. (기억못하는 분들 많으시겠으나 2008년 이후 민주당의 역사에서 2년 넘게 당대표를 한 사람은 정세균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노빠들조차 하나하나 절차를 밟아 통합과 당접수를 위해 자신들이 창당하고 창당한 정당의 강령,정책을 근거로 민주통합당의 강령, 정책, 당내 경선 방식을 수정 요구해 당대당 통합방식으로 접수했습니다.



이게 정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안철수가 민주당에 입당해야 한다는 분들이 계신데, 그 분들게 한 말씀 드리자면 당장 노빠 사이트 한 곳에 가셔서 그 사이트 노빠 사이트 아닌 곳으로 바꿔보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조직이라는 것을 너무 우습게 보는 분들이 있어 딱합니다.

천하의 김대중조차 이기택, 제정구가 설치던 민주당을 제어할 수 없어서 과감하게 당을 떠나고 새로 당을 만들었습니다. 당을 만드는 것은 지금도 가능하고 나름의 승산도 있지만, 입당하는 방식은 김대중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아크로에 보면 아직도 정치에서 설득과 대화 타협을 믿는 분들이 있어 안타까운데 그러한 신념은 개인의 지적우월감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현실 정치에서는 성공한 사례가 없습니다.




저는 현 시점에서 안철수가 신당창당을 접고 민주당에 입당하라고 권유하는 분들은 일종의 반노빠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