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중동 신문지 한번 보셨나요?
각 신문 1면 머리기사입니다.

조선일보
법원 "PD수첩 광우병 보도 허위 아니다"
"法상식 벗어난, 판사 한사람의 편향적 판결"

동아일보
법원 “광우병 보도 전부 무죄” 검찰총장 “납득못할 판결 국민불안”

중앙일보
사법부·여권 권력 대충돌
당·청 “법원이 좌파 비호하나 … 대법원장, 사법사태 책임져야”

(1면만 이런 게 아니라 거의 5-6면에 걸쳐 도배를 해놨음.
또 오늘만 이런 게 아니라 강기갑 무죄 판결 후 거의 1주일째 이 쌩쑈를 하고 있음 )

그러니까 이번 PD수첩 무죄판결은
법 상식을 벗어난 판사 한사람의 편향적 판결로,
국민이 불안해 하는 납득못할 판결이며
이는 법원이 좌파를 비호하는 것을 의미하니 대법원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여당 지지자들이나 조중동 논조에 동의하는 독자들은 수긍할지도 모르겠으나,
나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억지 주장이다.
사실 정부여당 지지자들이나 조중동 열성독자들 가운데 그나마 양식있는 사람들도
내놓고 말은 안해도 속으론 저런 논리가 엉터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조중동 사원들이나 한나라당 관계자들 중에도 이거 너무 오바라고 생각하는 자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무리하게 밀어붙일 때는 분명 무슨 의도가 있을 것 같다.
그게 뭘까?

몇가지 생각해 보자.

첫째, 사법부 길들이기?
이 정권 특징 중 하나는 자기 이해를 관철하고 반대세력을 제압하는 데 온갖 치사한 수단을 동원하지만, 그러면서도 법치 흉내 내기 위해 유독 검찰이나 재판을 많이 활용한다는 것인데,  이를 효율적으로 완성하기 위해선 법원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검찰은 이미 작업완료). 그런데 일부 판사들이 '소신판결'을 통해 자꾸 삑사리를 놓고 있어서 골치거리인바 이번에 확실히 손을 보자. 마침 우리법연구횐가 뭔가 요상한 '좌파' 판사단체가 있다 하니 고걸로 우려먹으면 작업하기 딱 좋겠다.

둘째, 대법원장 사퇴시키기? 
KBS나 각종 공기업, 심지어는 한국종합예술학굔가 하는 교육단체에 이르기까지 이 정권은 그 단체장에 자기 사람 심기 위해 임기니 절차니 그런 것 대충 무시하고 아주 악랄하고 집요하게 밀어붙여서 결국 다 관철시키는 걸 봤다. 그 결과 지금 이 나라의 모든 권력기관 및 공기관은 거의 완벽하게 평정되었다. 딱 하나 남은 게 대법원장이라고나 할까? 소위 '법치'를 하는 데 법원의 협조를 수월하게 얻기 위해서도 이명박 코드의 대법원장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현 이용훈 대법원장의 임기가 아직도 1년 이상 남아 있다(아마 2011년 9월경이 임기 만료일 듯). 대법원장을 중도 사퇴시키기가 매우 부담스럽긴 하지만 이 정권에서 조중동 협조 아래 밀어붙이면 안 될 건 또 뭐야, 그냥 밀어 붙여! 

셋째, 세종시 수정안 매개로 한 여권내 분열 무마, 시간벌기?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싼 여권내 갈등이 이명박과 박근혜,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권력투쟁 양상으로 격화되고 있고 이는 어쨌든 이명박의 조기 레임덕과 여권의 지지율 하락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내부갈등을 돌파하는 가장 전통적인 방법이 바로  (없는 적 만들어서라도) 외부의 적을 공격하는 것이다. 약발이 어느 정도 먹힐지 모르지만, 어쨌든 요 며칠간 사법부 문제로 온통 도배하는 바람에 세종시 문제 쑥 들어 갔고 정운찬 대신 이용훈이 날계란 맞고 있다. 

넷째, 사법 정의 세우기?
저들의 입장에선 최근 몇몇  법원의 판결이 정말 사법정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위에서도 지적했듯이 설혹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대응은 제3자가 보더라도 그야말로 오바질이다. 따라서 이 가능성은 기각하는 게 옳다.

잠정결론.
여권 갈등을 관리하면서 내친김에 사법부까지 길들이기 위한 일석이조용 포석. 이 와중에 이용훈이 소심하게 자진사퇴해주면 손안대고 코풀어서 좋고...

사실 뻔한 결론인데, 혹시 다른 좀 더 심오한 이유를 아시는 분은 코멘트 달아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