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오래 전부터 궁금해왔고 주변 사람들에게 틈틈이 물어보기도 한 의문이 있는데, 여전히 속시원하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핸드폰 액정에 붙이는 보호필름(맞나?)의 용도에 관한 의문이다.

결론부터 말해서 나는 저 보호필름이 왜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

보호필름이라는 것은 결국 액정을 보호하기 위한 것일 게다. 보호한다는 것은 액정에 긁힘(스크래치, 기스^^)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겠지. 긁힘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는 건 가급적 깨끗한 액정을 들여다보고 싶은 당연한 욕구 때문이리라.

그런데, 보호필름을 붙이면 액정 대신 보호필름에 긁힘이 생기게 된다. 게다가 강화유리로 만든 액정에 비해 플라스틱 소재인 보호필름은 긁힘 현상이 훨씬 심할 수밖에 없다. 이건 너무 당연한 결론이고, 실제로 지켜본 결과도... 그렇다.

그렇다면 보호필름을 굳이 액정에 붙인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액정을 보호한답시고 필름을 붙이면 그 액정은 보호될지 모르지만 결국 그렇게 보호한 맑은 액정을 사용자는 전혀 보지 못한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다면 도대체 뭘 위해서 보호필름을 붙이는 걸까? 비싼 돈 들이고 정성 들여서 뿌옇게 긁힘 자국이 생긴 보호필름을 통해서 액정을 보려고?

이게 처음부터 의문이었지만 어차피 핸펀 사면 보호필름을 끼워주기 때문에 대충 붙이고 살았다. 게다가 내가 붙이는 것도 아니고 판매점 직원이나 또는 누구라도 나서서 정성들여 보호필름을 붙여주기 때문에 딱 거절하기도 어려웠다. 보호필름을 깔끔하게 붙이는 데서 보람을 느끼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어느날 나 혼자 보호필름을 붙이게 되어서 귀찮은 마음에 대충 얼렁뚱땅 붙였더니 결과가 가관이다. 보호필름 아래에 나도 모르게 들어가 존재감을 드러내는 저 먼지들, 티끌들... 지켜보다가 마음이 불편해서 그냥 보호필름을 벗겨내고 말았다. 도대체 필름 붙인 솜씨가 그게 뭐냐고 비웃는 주위 사람들의 툭툭 던지는 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그런데, 벗겨내고 보니 너무나 상쾌하다. 플라스틱 보호필름을 통해서 보는 액정보다 그냥 보는 액정이 훨씬 맑고 깨끗하고 선명하다. 긁힘이야 생기거나 말거나... 이렇게 맘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는데 적어도 내 눈으로 찾을 수 있는 긁힘은 전혀 생기지 않았다. 당연한 얘기일 것이다. 그래도 나름 강화유리를 사용한 액정인데 그다지 쉽게 긁힘이 생길 것 같지는 않다. 단단한 데 부딪혀서 아예 유리가 박살이 나면 모를까.

이후 보호필름 붙이는 이유를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속 시원하게 해명해주는 사람이 없다. 뭐라고 하기는 하는데 그 썰이 이해가 되지 않고, 기억은 더욱 나지 않는다. 유일하게 어떤 분이 "액정 그 자체만으로는 게임 등을 할 때 손가락이 미끄러지는데 보호필름을 붙이면 그런 현상이 없어진다"고 한 것이 그나마 나름 이해가 가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썩 훌륭한 설명 같지는 않았다.

액정이 깨질 경우에는 그나마 보호필름이 있어야 그 깨진 유리가 붙어있다는 설명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 경우에는 어차피 액정 또는 스맛폰 자체를 갈아야 하는 것 아닌가?

글을 쓰다 보니 또 하나 그럴싸한 이유가 떠올랐다. 그냥 장난감이라는 설명이 그것이다. 실용성을 갖고 따지는 게 무의미한 그런 종류의 상품이라면 나름 이해가 간다. 정성들여 보호필름을 붙이고 그 솜씨를 따지는 사람들을 보면 그 보호필름의 역할이 내가 이해해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영역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암튼, 나는 앞으로도 스마트폰 액정에 보호필름을 붙일 일이 없을 것 같다. 물론 내 나름대로 이렇게 정리했던 명분들이 나중에 다수의 선택에 의해 너무 허망하게 무력화된 경험도 적지 않다. 그러면 그때 가서 내가 잘못 생각했다고 인정하더라도, 지금은 일단 내 생각을 고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