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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재판 법정의 구성도. 출처- 대한민국법원 자료실
 
국민참여재판의 결과를 정략적으로 보지 말아야
 
국민참여재판에 배심원으로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보면, 만 20세 이상이면되고 성별이나 자격 등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 다만, 법원이 관할 구역내의 시민들 중에서 무작위로 선출하여 선정됐다는 통지서를 보내기 전에 배심원 신청서에 적은 것을 보고 특정 사안에 대해 기피 결정을 내릴 수는 있다. 배심원 개인의 경력 또는 했던 일 등등이 공정한 재판 진행을 저해할 우려가 있을 때 그렇게 한다.
 
국민참여재판은 피고인 등에게 어떤 질문을 할 때 자기가 직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질문서를 재판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재판장은 서면으로 적힌 질문서의 내용을 보고 그 질문이 필요할 때 피고인에게 질문하라고 허락을 하게되는데, 재판장의 허락을 받아야 배심원은 비로소 질문이 가능하다.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의 의견에 재판장이 꼭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배심원들이 내놓은 의견과 재판장의 의견이 다를 수도 있다. 법관이 배심원의 의견을 따르지 않을 경우 그 이유를 판결문에 명시해야 한다. 배심원들은 법관과 관련 없이 독자적으로 평의(評議)하고 평결(評決)하지만 법관의 의견을 들을 수도 있다. 만장일치에 이르지 못하면 심리에 관여한 법관의 의견을 들은 후 2차 배심원 중 대표를 호선하여 평의하여 평결하며 이때에는 과반수로 평결한다. 대법원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년 동안 국민참여재판을 실시한 결과 91퍼센트의 재판이 배심원의 평결과 재판부의 판결이 같았고 9퍼센트는 달랐다.
 
대법원의 분석결과를 보면 10중 9는 배심원과 재판장의 결론이 같았다는 이야기가 되고 달랐던 경우는 1/10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배심원제는 재판장이 배심원의 의견에 구속되는 것이 아니어서 완전한 배심제라고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주진우 기자와 김어준 인터넷신문 딴지일보 대표의 박정희 관련 허위사실유포라는 혐의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평결이 났고 재판부는 이에 따랐다. 배심원이 내린 평결이어서 따른 것이 아니라 재판장의 판단에도 맞다고 생각했기에 따른 것일게다.  안도현 시인이 박근혜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배심원들이 무죄 평결을 내리자 여당 측에서 주로 국민참여재판의 무용론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참여재판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김규헌 변호사는 "배심원들이 다른 많은 여론이라든가 의견 등에 좌우될 수 있는 지식에 노출돼 있다고 한다면 과연 올바른 사법적 귀결로 갈 수 있을 것인지"라면서 의구심을 보였다. 반면, 양지열 변호사는 "국민 참여를 통해 재판 결론이 나와야 다른 분들도 승복할 수 있고 국민들이 법에 직접적으로 참가하면서 행해지는 재판은 민주주의의 훈련이기도 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배심원으로 참가하는 사람들 조차도 최초에는 '법에 대해 문외한인 내가 과연 재판에 참여하여 배심원 역할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마련이다. 이 점은 대법원에서 마련한 국민참여재판에 대해 안내를 하는 동영상에 나온 여 판사도 지적을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국민참여재판을 상세히 설명해 주는 그 여판사는 "배심원 여러분들은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라고 말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재판장이 배심원들에게 어떤 법리를 묻고 법 이론을 묻는 것이 아니며 배심원들로 부터 들으려는 것은 법리적 해석이 아니라 건전한 국민들의 상식 수준에서의 시각을 참고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뒤집어 볼 때, 만일, 주진우와 김어준 및 안도현에 대해 배심원들이 국민참여재판에서 유죄라고 평결을 내렸더라면 여당 측에서는 국민참여재판이 아주 잘한다고 박수를 보냈을 것이며 오히려 야당 측에서 문제를 제기했을 것이다. 재판에는 법이 적용되지만, 사실, 표준적이고 상식적인 잣대를 적어놓는 것이 각 분야의 법이다. 또한 법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수정돼야 하는 것도 있고 새로 마련하거나 추가돼야하는 사항도 생긴다.
 
따라서, 어떤 혐의를 가진 피고인이 있을 때, 법대로 적용하여 재판장이 선고를 하면 그만일 수도 있지만 피고인과 아무 관계도 없는 배심원들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상식선에서 내놓는 의견들은 어떤 사안에 대해 국민들이 보는 시각을 대변하는 것일 수 있다. 정치도 국민을 위한 것이고 재판도 국민을 위한 것이다. 국민참여재판은 국민들의 시각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 또한, 정권에 휘둘리지 않는 법원으로 지키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배심원으로 참여했었다는 사람들 중, "일부 말 솜씨 좋은 배심원에 의해 평의와 평결이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았다" "감성이 치우치는 것 같았다"라는 말은 부정적으로 보는 여당의 시각에 편승하려는 자들의 말인 듯 싶다. 위에 적었듯, 배심원들의 의견이 일치가 안되고있으면 재판장이 어떠한 지시를 할 수 있으며 이 때에 비로소 2차 평의를 열고 배심원 가운데 대표자를 배심원들 상호간에 선정한 후 의견을 나누어 평결을 내리는 것이고, 배심원들 끼리는 언제 본 사이가 아니라 생면부지의 사이다.
 
더구나 자신이 관계된 일도 아니고 전혀 제3자의 입장에서 어떤 사건에 대한 의견을 내놓는 것인데, 1차 평의 때 어떤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 될 것같으면 애시당초 의견이 달라 2차 평의로 가는 일이 있겠는가. 그래서, 1차 평의는 만장일치를 요구하고 2차 편의는 과반수의 찬성으로 평결을 내리는 것이다.
 
여야는 차후로 배심원들과 재판장이 거의 일치를 이루는 판결 및 평결 내용에 대해서는 정략적인 시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사법부의 객관적 판단' 이자 '국민들의 판단'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국민참여재판의 무용론 따위는 꺼내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평결 및 판결만 나오길 기대한다면 법정이란 것이 있을 이유도 없는 것 아니겠는가.

[시사뷰타임즈 발행인]
현요한[common sen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