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가치판단 할 생각 없습니다.


그냥 간단하게 얘기해봅니다. 



결국 정치에서 승패는 선거로 귀결됩니다. 선거에서 이기면 그게 승리고 지면 패배입니다. 안타깝지만 그것이 정치입니다. 김대중이 만약 김종필의 손을 잡지 않았다면 노무현도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 것을 보면 김대중을 어떻게든 트집잡는 노빠들은 기본인성 자체가 글러먹었다고 봅니다) 만약 97년에 김대중이 이기지 못했다면 지금 김대중은 장점보다 단점이 훨씬 많이 언급되는 인물로 전락했을겁니다. 

재미있게도(?) 박근혜는 이번 사태에 있어서 거의 일관되게 문재인과 민주당을 '개무시'하면서 버티고 있습니다. 당연히 민주당의 볼륨은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런 볼륨 상승을 새누리당이 별로 그렇게 안타까워하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새누리당만 해도 오히려 잘 만났다 하는 분위기입니다. 뭐랄까 솔직히 말하자면 문재인의 대선 불공정, 수혜자 박근혜 발언을 애타게 기다린 눈치입니다.

일단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민주당의 볼륨이 올라가면 호남은 결국 미워도 다시 한 번의 정신으로 안철수 대신 민주당으로 뭉칠 겁니다. 이 점은 새누리당에게 별로 불리할 것이 없습니다. 또한 강경론 일변으로 나갈 친노-민주당과 안철수 측의 갈등이 커질 겁니다. 향후 단일화 비슷한 정치공학질을 해도 그 약발은 떨어질 겁니다. (실제로 야권단일화가 시작된 2010년 이후 야권단일화 효과는 하락 일로입니다)

또 하나 박근혜에게 여론이 하나도 불리하지 않습니다. 박근혜는 현저히 불리한 사안을 지금 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대통령은 개무시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막말로 노무현이 불법대선자금을 적극 인정했다면 노무현은 임기초부터 망했을 겁니다. 10분의 1발언, 나를 인정못한다, 열린우리당이 이기길 바란다는 노무현의 언행은 당시 모든 여론조사에서 50~60%의 국민들이 반대하거나 사과할 사안이라고 했지만 정작 탄핵이 일어나자 그런 기억은 모두의 뇌리에서 지워졌습니다.

박근혜만 그랬던 것도 아닙니다. 이명박도 촛불 시위를 그렇게 뭉갰고, 노무현도 불법대선자금, 중앙선관위의 선거개입 논란을 그렇게 뭉갰습니다. 애시당초 대통령이라는 위치 자체가 아무리 잘못이라고 그걸 한 번 인정하면 그 다음부터는 할 수 있는게 없습니다. 막말로 노무현이 대선자금 불법이 뽀록났을 때 10분의 1 타령으로 안하무인으로 나오지 않고 사과부터 했다면 야당은 칭찬하고 정국이 잘 굴러갔을까요? 아니지요. 초반부터 도둑놈 정권이 되어서 아주 우울해지는 겁니다. 박근혜도 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박근혜의 지지도는 상당히 좋은 겁니다. 솔직히 말해 임기초의 40% 중반 지지율도 제가 보기엔 별로 나쁜 지지율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시기 노무현과 이명박은 25~30%를 유지했지만 정권 무너지던가요? 신율 말대로 김영삼은 최초의 문민정부 대통령이자 당시 TK군부세력에 대한 대거 사정작업 등으로 지지율이 폭등할 수 밖에 없는 시기였고, 김대중은 IMF상황에서 집권한 덕택에 영남에서조차 대놓고 비토하면 양심에 찔리는그런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그 이후의 일상적(?) 대통령이 된 노무현과 이명박은 지금 박근혜보다 지지율이 훨씬 낮았습니다. 

쉽게 말해 박근혜 정권이 무너지려면 최소한 지지율이 15% 이하는 되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한국보다 정치가 불안정한 대만도 한자리수 지지율을 기록한 마잉주가 온갖 스캔들에 (박근혜보다 훨씬 강도가 높은 도청의혹입니다) 시달려도 아직 퇴진하지 않고 잘 버티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직접 뽑는 대통령을 내치는 것은 고작 의회 구성원 몇백명이 만드는 총리를 내치는 것보다 수천배 어려운 일입니다. 정권에 있어 그렇게 나쁜 시그널은 없습니다. 정당 지지도 역시 새누리당이 40% 중반을 그리면서 안정적인 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저는 야권이 상당히 이상한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제가 보기엔 정치공학의 대가는 아니어도 A급 기술자가 분명한 김기춘이 원하는 것은 오히려 야권이 강경일변도로 돌변하는 겁니다. 박근혜 입장에서도 뚜렷한 지지율 상승요인이 없는 현 상황에선 오히려 그게 더 고맙습니다. 잘 하는 것 없는 대통령이지만 야당도 하나도 잘 하는 것 없는 개싸움의 정치로 보여질 수록 이득입니다.

게다가 실제 선거는 아무렇지도 않게 새누리당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당장 민주당은 화성갑 여론조사를 비공개로나마 기자들에게 말도 못하고 있습니다. 당장 대선 후보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 정세균, 당대표 김한길, 전 원내대표 박지원, 귀국해서 돌아온 이후 몸값이 치솟은 손학규까지 전부 화성에 나타났습니다. 민주당은 스스로 이 선거판을 있는 힘껏 키웠지만 정작 그것이 여론에 반영된 것은 없어 봉비니다. 이대로라면 20% 가까운 격차로 참패할지도 모르는데 이 경우의 타격은 결코 적진 않을겁니다.

저는 오히려 아픈 소리 하면서 처음엔 방심하는 척 하다 막판엔 김무성까지 나타나며 민주당을 교란시킨 새누리당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새누리당이 대단한건지 민주당이 초딩수준이라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지방선거도 우울 합니다. 강원도지사의 경우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인천시장, 경기도지사 역시 가능성이 적습니다. 현재 유정복이 김진표를 앞서는 것으로 나옵니다. 충청권은 더 가능성이 적습니다. 당장 대전시장도 전혀 가능성이 없어 보이고, 생각보다 방심하고 있는 충남지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충북지사가 안정권이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당장 똘똘 뭉치기로 유명한 친노임에도 안희정은 문재인의 강경일변도에 전혀 동참하지 않고 원거리에서 숨어지내는 것을 봐도 그렇습니다. 

그러면 호남이 남습니다.

아마 이대로라면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은 실패할 겁니다. 민주당이 망해가니 호남에선 미워도 다시 한 번 민주당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민주당이 호남을 지켜낸다고 해도 나머지 지역을 거의 패배할 것인 바 큰 의미가 없을 겁니다. 게다가 그나마 기대할 만한 서울시장도 시간이 흘러갈수록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2011년의 나경원은 최악의 후보였습니다. 어딘가 재수없어 보이는 공주 이미지, 박근혜와 달리 나경원은 정말 서울서 태어나 인생의 큰 파란 없이 곱게 자라서 서민들 무시할 것 같은 공주 이미지로 낙인이 찍혔습니다. 피부과 논란은 그런 이미지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피부과 논란으로 인해 보수적 남성유권자 층에서의 손실도 상당했습니다. 또한 무엇보다 이명박 정부 말기로 인한 심한 민심 이반, 안철수 등장과 박원순과의 단일화라는 극적 드라마 효과. 여기에 연두색으로 포커스를 맞춘 선거운동으로 인한 민주당 전통 지지층의 충실한 박원순 지지까지 뒷받침되었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박원순에게 유리하고 나경원에게 불리한 선거구도였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격차는 10%를 넘기지 않는 7% 격차였고, 나경원 역시 46%는 득표했습니다.

그러나 내년에 박원순이 민주당 간판으로 출마합니다. 안철수 역시 그가 박원순을 돕던 말던 과거와 같은 위치가 아닙니다. 게다가 정권초라서 별로 내세울 것도 없습니다. 당장 안철수 신당에서도 서울시장 후보 공천 얘기가 나오고 있고 이제 더 이상 안철수 지지층이 박원순을 과거처럼 바라볼 수 없을 겁니다. 지난 대선 이후 피해의식이 고조된 안철수 지지층은 오히려 박원순을 잠재적 적으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막말로 댓통령이 어쩌고 댓글이 어쩌고 트위터가 어쩌고 간에 지방선거는 우리 지역에 예산 더 끌어오고 뭐 하나 더 할 사람을 뽑는 선거지 깨시들이나 노빠, 486들이 좋아할 고공전 취향으로 뽑는 선거는 아닙니다. 

딱 봐도 야권은 전반적인 선거 기조를 댓통령 분쇄, 국정원 정부 분쇄, 비서실장 정권 심판이라고 잡을 듯 한데 제가 보기엔 보기 좋게 망할 겁니다. 당장 제가 봐도 살아남기 위해 가능성도 없는 경전철 뻥카를 치며 살아남을 궁리를 하는 박원순과,  박원순과 안철수를 엮은 다음 유세장이 문재인 끼워팔고, '문성근의 SNS 모바일 시민 정치' 끼워팔고, 유시민 끼워팔고, 노무현 기일이라고 노란색 옷 처입고 노란색 도배하고 노무현 팔아먹을 궁리하는 노빠 깨시 세력간의 갈등 구도가 그려집니다. 이 와중에 안철수는 한 쪽에선 구세주, 한 쪽에선 간철수가 될 것 같습니다. 

박원순 입장에선 노빠 깨시들이 자기 선거판에 끼어들면 장사 접는 것이니 차마 올릴 수가 없고 (그 좋던 조건의 2011년에도 박원순 선거판은 안철수-손학규-박지원 삼각편대였지 노빠들은 하나도 낀 게 없습니다) 그렇다고 얘네들 내치고 안철수에게 구걸하자니 스스로 생각해도 웃기고 아주 우스울 겁니다. 

물론 당연히 통합매니아, 모바일 시민 정치 창시자 문성근 등은 이런 딜레마(?)를 생각해서 올 연말부터 또 다시 야권단일정당 타령하고 다닐 듯 합니다.


저는 일찌기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또 망할 것이고 안철수도 별 재미는 못 본다. 다만 민주당이 제대로 망해주는게 안철수에게 나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한바 있습니다. 아마 현실에서도 그렇게 진행될 걸로 봅니다. 

선거 이전에 민주당이 너무 망하는 분위기가 되면 모르겠으나 제가 보기엔 선거전까진 나름대로의 분위기를 보여주겠지만 선거 개표를 깐 그 날 아주 시궁창 미래가 보이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