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pd 수첩을 명예훼손으로 기소했습니다. 세간에는 보도 내용에 허위가 있었는지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사실 법적으로 보면 그게 문제의 본질이 아닙니다.

광우병 문제라는 과학적 주제에 관해 보도했는데 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하는가? 그리고 명예훼손죄로 기소되었는데 왜 보도 내용의 사실여부가 문제 되는가? 이 생뚱맞음이 사태의 핵심입니다. 여기에는 희한한 법률적 트릭이 숨어 있습니다.

일단 검찰이 기소한 기본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pd수첩은 광우병 관련 보도를 함으로서 대한민국, 즉 "농림수산식품부"의 명예를 훼손했다>  

뭔가 말이 안되지 않습니까? 정부 비판을 명예훼손으로 걸다니요. 그것도 구체적 정치인이나 관료에 대한 폭로기사도 아니고 일종의 정책비판, 광우병이라는 과학적 팩트의 분석을 통해 간접적으로 정책을 비판한 것인데, 그게 국가 기관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는 겁니다. 케인즈주의 정책을 펼치는 정부에서 통화주의를 주장하면 재정경제부에 대한 명예훼손이 되는 건가요?

애초에 기소 자체가 전혀 성립이 안되는 넌센스인겁니다. 그래서 pd수첩의 보도내용의 신뢰성을 옹호하는 것은 일종의 함정이 될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보도 내용에 신뢰성 여부가 유무죄를 결정한다는 논리가 될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도 내용에 허위와 과장이 있던 말던 애초에 정책 비판 - 그것도 간접적 정책 비판 - 을 명예훼손으로 건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고, 비판의 촛점도 거기 맞춰져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보도 내용의 허위 여부에 촛점이 맞춰지는 것은 그것이 검찰이 쳐놓은 명예훼손이라는 그물을 빠져나오는 한 방편이기 때문입니다. 현행 명예훼손죄의 경우 공익과 관련된 사안에서는 그 내용에 허위가 없으면 죄가 되지 않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명예훼손죄라는 것은 그것이 팩트라 할지라도 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실을 적시하는 경우 해당되는 것인데(오히려 사실이기 때문에 더 명예가 훼손되는 거죠), 공익과 관련된 보도의 경우에는 요건을 완화해 만약 사실을 보도 했다면 명예훼손의 적용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단 pd수첩 보도도 공익과 관련된 보도이므로 보도 내용에 허위가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면, 정책 비판을 명예훼손죄로 거는것 자체가 부당한것과는 상관없이, 일단 혐의를 벗을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이쪽으로 논쟁이 진행될수록 정책 비판에 대한 명예훼손죄 기소가 있을수 없는 코메디라는 문제의 본질이 희석될수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