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과학 게시판
국어사전에 따르면 “체[滯]” 또는 “체증”은 “[한의] 먹은 음식이 잘 소화되지 않고 위 속에 답답하게 남아 있음. 또는 그런 증세”를 말한다.
한국에는 체했을 때 손을 따서 피를 빼면 효과가 좋다고 믿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그리고 체했을 때에는 평소보다 더 검은 피가 나온다고 믿기도 한다.
대체로 한의사들은 손 따기가 효과가 있다고 믿는 듯하다.
지난해 한국한의학연구원 의료연구부와 동국대 한의대 침구학 교실이 전국 한의사 322명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89.5%)에 가까운 288명이 사혈치료를 하고 있었다.
이 중 28.7%(82명)는 하루 환자 중 절반 이상, 51%(147명)는 10~40% 환자에게 사혈치료를 하였다. 한의사들이 사혈치료를 하는 환자는 주로 ▲팔목·어깨 등을 삔 환자(60.2%) ▲어혈환자(24.4%) ▲급체환자(6.5%) ▲의식불명의 응급환자(1.3%) 등이다.
사혈요법, 건강에 치명적일 수도
심재훈 헬스조선 기자, 도움말=한상표 대한한의사협회 법제이사, 임채승 고려대 안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김종우 경희대 동서 신의학병원 화병·스트레스 클리닉 교수, 김석진 고려대 안암병원 내과 교수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3/06/2007030600787.html
한동원 한의사는 “‘손 따기’란 한의학에서 말하는 점자 출혈로 몸 전체 기운이 막혔을 때 신체 말단 부위를 땀으로써 기 순환을 돕는 침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손가락 끝이 몸 전체 혈 자리 중 자극이 가장 강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침을 놓는 부위도 제각각인데, 엄지손가락을 접어 관절 부위에 바늘을 찌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손끝을 따는 사람도 있다. 정확히 침을 놓아야 하는 부위는 소상(小商)이라고 하는 네모진 엄지손톱 모서리 끝이다. 체한 정도가 심하다면 손·발 끝 혈 자리를 강하게 자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건강]체했을 때 ‘손 따기’ 의학적 효과 있나?
백하나 기자, 자료자문: 한동원 한의사
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33842
가정에서 직접 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속칭 ‘손따기’가 그 가운데 하나다. 흔히 엄지손톱 밑을 따는데 그곳엔 조근(손톱뿌리)이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손톱 옆 두툼한 살이 있는 부위를 소독한 바늘로 따서 피를 내야 한다. 양쪽 엄지손톱과 엄지발톱 옆 등 모두 네군데를 따면 더 좋다.
알아두면 좋은 ‘급체’ 응급처치법
강영식 기자, 신재용 해성한의원장
http://www.nongmin.com/article/ar_detail.htm?ar_id=222476
사혈 요법은 손발의 엄지에 주로 실시한다. 이 부위에서 소화기관의 중추 역할을 하는 비경(비장에 있는 경락)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침구과의 이상훈 교수는 “보통 엄지손가락에 있는 소상혈을 많이 따지만 손가락은 폐 쪽에 더 연관되어 있고 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부위는 발가락의 은백혈”이라고 말한다. 새까만 피가 많이 나와야 체한 것이 내려간다는 속설이 있지만 약간의 사혈로도 소화기관을 충분히 자극하므로 무리해서 피를 많이 낼 필요는 없다.
[동영상뉴스]“체했을 때 손 따기보다는 지압을”
정세진 기자, 장해순 기자
http://www.kormedi.com/news/article/1196404_2892.html
의사(한의사들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서양 의학을 공부한 의사)들은 손 따기의 효과를 대체로 믿지 않는 듯하다.
임 원장은 “소화 불량 시 손을 따는 방법은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갑작스런 혈압 상승으로 드물지만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바늘을 소독하지 않은 채 비위생적인 상태로 손을 따게 되면 혈관으로 세균이 침투해 2차적인 세균감염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텐트 안 주치의-잘못된 건강속설①] 체했을 땐 탄산음료가 소화제?
전유미 쿠키뉴스 기자, 임대욱 연세방의원 내과 원장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7415000&cp=du
'민간요법 vs 서양의학' 체했을 때 바늘로 손 따기의 효과는? - 교육위원회
http://www.youtube.com/watch?v=KQrlpmk3Lmg
그리고 소독이 잘 되지 않거나 녹이 슨 바늘로 손을 따다가는 최악의 경우에 패혈증이나 파상풍에 걸릴 수도 있다. 이런 경우가 드물기는 하지만 패혈증과 파상풍이 워낙 위험한 병이기 때문에 의사들은 대부분 손을 따지 말라고 권고하는 것 같다.
나는 체할 때 손 따기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일반인은 그냥 “내가 손을 따서 효과를 봤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믿는 것 같다.
대체로 한의사들은 과학적 검증 따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들은 동의보감 같은 권위 있어 보이는 책에 써 있거나, “내가 경험해 보니 효과가 있다”라는 식의 순진한 “검증”에 바탕을 두고 손 따기 요법의 효과를 믿는 것 같다. 이런 면에서 한의사들은 순진한 일반인과 다를 바 없다. 그런 순진한 믿음을 바탕으로 돈을 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손을 따면 정말로 효과가 있을까? 이 때 “효과가 있다”는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 손을 따면 증상이 완화된다.
둘째, 손을 따면 위약 효과(placebo effect)를 뛰어넘는 효과를 발휘한다.
일반인 또는 한의사의 “내가 이 방법을 써 보니 효과가 있더라”라는 식의 경험으로는 위약 효과를 뛰어넘는 효과가 있는지 알아낼 수가 없다.
만약 위약효과도 효과이기 때문에 그 치료법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약국에서 약 모양으로 만든 밀가루를 “온갖 질환에 효과가 있는 약”으로 팔아 먹어도 될 것이다.
그렇다면 손 따기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것은 가능한가? 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그리고 검증이 가능하다면 국가라도 나서서 검증을 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치료를 행하는 한의사들이 스스로 나서서 검증한다면 좋겠지만 그들이 나서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그들이 지금까지 보이는 행태로 볼 때 과학적 검증에는 전혀 또는 거의 관심이 없다. 또한 그들이 제대로 검증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힘들다. 동의보감에는 과학적 검증 방법이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은 과학적 의학을 어설프게 배워서 편리할 때만 써먹는다.
식당가에서 며칠 동안 또는 몇 주일 동안 죽치고 있으면서 나오는 사람마다 체했느냐고 또는 소화가 잘 안되느냐고 물어보면 체한 사람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면 된다. 그런 사람들을 무작위로 네 집단으로 나눈다.
“우리 회사에서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손 따기 치료기를 발명했습니다. 효과 실험에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환자가 자신의 손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치료기”로 “손을 딴다.”
집단 A와 B는 약간 따끔하지만 피가 전혀 안 나오도록 “치료기”를 조작한 상태다. 집단 C와 D는 약간 따끔하면서 피가 나오도록 한다.
집단 A와 C의 경우에는 “죄송합니다. 치료기에 문제가 있나 보네요. 피가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집단 B와 D의 경우에는 “아주 검은 피가 나오는군요”라고 말한다.
30분 후에 체한 것이 내려갔는지 물어본다.
1. 만약 B가 A보다 증상 개선 효과가 좋다면 위약 효과가 입증된 것이다.
2. 만약 D가 C보다 증상 개선 효과가 좋다면 위약 효과가 입증된 것이다.
3. 만약 C가 A보다 증상 개선 효과가 좋다면 손 따기가 위약 효과를 뛰어넘는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4. 만약 A와 C 사이에 효과 면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다면 위약 효과를 뛰어넘지 못한다는 것이 잠정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표본의 수가 클수록 손 따기 자체에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 더 설득력 있게 입증된 것이다.
5. B와 D의 비교에서도 3과 4와 비슷한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이런 실험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이런 실험을 통해서 한의학 또는 민간요법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또는 얼마나 효과가 없는지 입증함으로써 대중을 계몽할 수 있다. 정말로 효과가 있다면 이것을 과학적 의학의 치료법 중 하나로 인정하면 된다. 아무 효과가 없다는 것이 드러난다면 한의학이 사라져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생기는 것이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손을 따라가 아주 재수가 없으면 패혈증이나 파상풍 같은 심각한 병에 걸릴 수도 있다. 이것이 손 따기에 대해 국가나 의사들이 나몰라라 할 수 없는 이유다.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침구과의 이상훈 교수에 따르면 “보통 엄지손가락에 있는 소상혈을 많이 따지만 손가락은 폐 쪽에 더 연관되어 있고 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부위는 발가락의 은백혈”을 따는 것이 더 효과가 좋다.
한 집단에서는 소상혈을 따고, 다른 집단에서는 은백혈을 따서 정말로 이상훈 교수의 말대로 은백혈을 딸 때 효과가 더 좋은 실험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엄밀한 실험을 위해서는 소상혈과 은백혈을 모두 따는 것처럼 환자를 속이면서 실제로는 기기 조작을 통해 한 쪽만 따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 같으면 이런 실험은 안 하겠다. 이상훈 교수가 바보인지 여부를 가리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덕하
2013-10-24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침구과의 이상훈 교수에 따르면 “보통 엄지손가락에 있는 소상혈을 많이 따지만 손가락은 폐 쪽에 더 연관되어 있고 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부위는 발가락의 은백혈”을 따는 것이 더 효과가 좋다.>
음... 대학교수의 말이라고는 믿기지가 않는데 암튼...
그런데 이런 주장들에 대한 검증은 의학자들이 좀 해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방송에서야 자극적인 얘기를 안하면 편집되니까 패혈증 어쩌고 꺼낸 것 같구요.
바늘로 손따서 패혈증으로 발전하는게 뭐 몇건이나 있겠습니까.
예전에 아는 의사 친구한테 물어봤는데 임상적으로 가능은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몸의 각 부분은 지금은 떨어져있지만 발생학적으로 같은 tube에서 생겨난 것들이 있고 하나로 어떻게든
연결되어있고. 손의 감각신경이 뇌의 어느 부분으로 들어간다는 것도 알려져 있고 그렇다면 손을 자극하면 뇌의 특정 부분이
자극되는 것도 사실이고, 그 비슷한 부분이 특정 장기와 연결된다면 무관하진 않은 거니까.
이런 식으로 생각해본다면 몸의 각 부분이 어떤 부분과 어떻게 연관이 있는지 하는 것을 혈자리로 나타낸 것일 수 있고.
다른 체계에 의해 신경계를 이해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죠. 블랙박스의 인풋 아웃풋만을 조사해서 내부의 상황을
유추한 체계가 한의학이고 아예 블랙박스를 까서 내부 회로도를 조사하려는게 양의학이고. 그런 식.
운동을 많이 하는데 근육 통증이나 담걸린거 그런건 침한방으로 낫더라구요.
재활의학과보다 빠르기도 하고. 재활의학과에서 주사침이라고 걔네도 쓰는 것 같고.
냅다 못믿겠다 하기에는 임상적 효과가 괜찮아서, 한의학의 신뢰도라는 건 깊게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새벽별님/
침술은 양의학에서도 임상적으로 인정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보건국에서도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고.... 다만 그것을 제외한 대부분이 의학적으로 인정을 못받는 것이 문제인 듯.
체한 것에 대해서는 언젠가 와이프가 체했다고 손좀 따달라고 해서 어디를 따야할까 인터넷을 찾아봤는데, 한의사들마다 의견이 조금씩 다르더라구요. 손 따는 것이 그리 효과가 없다라는 한의사가 있기도 하고.... (괜히 그거 찾느라 시간보내고 있는데, 와이프가 왜 안따주냐고 신경질을 내길래 대략 홈페이지 임의 검색한 후 다수결로 가장 많이 나온 부분을 찔러줬는데, 플라시보는 좀 있더군요. ^^;;;) 그것으로 봐서는 침술내에서도 체한 것에 대한 정리된 의견은 없는 듯 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새벽별/
블랙박스의 인풋 아웃풋만을 조사해서 내부의 상황을 유추하는건 양의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임상시험이라는게 바로 그걸 말하는 걸테구요. 그래서 양의에서도 주사침을 사용하는게 가능한 것이겠고요. 다만 가능한 경우에는 회로도를 조사하는것도 추가되는 것 뿐이겠죠. 수많은 현대 의약품들중에 내부회로도까지 정확히 밝혀진건 소수일겁니다. 임상시험의 규칙을 통과하니까 만들고 사용하고 있는거죠.
문제는 블랙박스 내부의 상황을 유추하는 방법이나 결과가 실제로 유효한가 아닌가가 아닐까요? 그게 엉터리 주먹구구라서 문제인거죠. 거의 점을 치는 것과 유사한 수준. 혈자리라는 다른 방식으로 신경계를 이해하는 거야 얼마든지 가능한건데, 그것이 실제로 조사한 신경계와 맞는건가 이건거죠.
물론 한의학의 신뢰도가 얼마 정도는 있을겁니다. 고장난 브레이크라 해서 아예 브레이크 기능을 안하는것도 아니고, 당연히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겠죠. 다만 꽤 많은 생사람들을 잡으니까 문제인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요? 멀쩡한 정품 브레이크가 있는데 고장난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거라는게 바로 양의학과 한의학 갈등의 핵심인거 같습니다.
피노키오/
몇 천년 동안 수없이 많은 생사람을 잡으면서 보완된 체계라 지금 와서는 나름대로의 정확성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질병이란 문제에 대해 전일적으로 접근하려는 시각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구요.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나이 먹으면서
괜히 허한 느낌이 나고 그런 경우에 한의학적인 접근이 유효적절할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뭔가 어디 안좋은거 같긴 한데
딱 꼬집어서 뭐 감염된 것도 아니고 다친 것도 아니고 그런 경미한 상황 누구한테나 있는 거니까요.
저는 양의학과 한의학 갈등의 핵심은 적용 범위에 있다고 봅니다.
암센터에서 다룰 일을 한의사가 하려고 하면 안 되지요. 심각한 질병이 있다면 수술을 해야 되는 게 맞는데, 어떤 사람들은
이런 것에도 한의학적인 접근을 시도합니다. 이게 문제인 거지요. 예전에 아크로 드나들던 참사랑이라는 양반이 이런 식으로 민간요법과 한의학적 접근을 무차별 적용하려고 했는데 그런 케이스가 문제라는 겁니다. 종양에다 부항을 뜨려는 사람 뭐 이런 거 말도 안되지요.
대신 한의학에서 잘 다루는 분야가 있다는 것이죠.
양의학에서 어떤 분류에 넣기 힘든 경미한 증상들을 가정의학과에 몽땅 때려박아서 만들었는데 한의학에는 이런 부분에 강점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보통 그런 질환들은 감염이나 부상이 아닌 생활습관에 의한 기능고장이 많고 이런 케어는 한의사가 잘해주죠.
새벽별/
"몇 천년 동안 수없이 많은 생사람을 잡으면서 보완된 체계" 는 아닌 것 같은데요. 허준선생이나 누가 대충 줏어들은 이야기들 써놓은 책 따라 치료하는거 아닌가요? <어떤 질병을 가진 사람에게 뭘 처방했는데 차도가 없었고 혹은 이런저런 부작용이 생기거나 병세가 악화되기도 하고 죽기도 했다> 등에 대한 지식이나 기록이 전무한데 어떻게 보완이 가능하겠습니까? 차라리 그런거라도 있으면 쪼금은 믿기라도 하겠습니다.
말씀대로 적용범위가 문제이죠. 정말로 한의학이 더 잘 다룬다고 검증된 분야만 시도하면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나름 건강술의 하나일텐데요. 그런데 한의학이 전혀 다룰 수 없는 범위에도 접근을 시도하고, 그것이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고 당연시되고 있지 않나요? 참사랑이라는 양반이 특이한 케이스가 아니라, 그게 한의학의 보편적인 방식이라는 것이죠. 그러면 안되는 필요나 요구가 이론체계 자체에 없습니다. 종양이나 암환자에게 부항떠도 동의보감에 써 있으면 합법적인 의료행위라는거죠. 물론 요즘에야 설마 암인지 알면서도 부항을 뜨는 용감한 사람은 없겠지만서도, 문제는 애초에 암인지 아닌지도 진단을 못하니까 문제인거구요.
위암일지도 모르는 환자에게 <위가 허하고 차서 그러니 따뜻하게 하고 침맞고 부항뜨고 약 달여먹으면 차도가 있을거다> 하고 돌려보내지 않습니까? 물론 나중에 병원가서 위암인게 밝혀지고 치료시기 늦어서 사망을 해도, 그 한의사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양의학 기준으로는 엄청난 의료사고가 벌어지고 있을텐데도 그게 사고로 집계되지도 않구요.
피노키오/
그렇게 간단히 일반화할 문제는 아닌 것 같네요.
한의학계에서도 이런 문제점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공감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서적은 뿌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배우지만 그것만을 토대로 진단을 내리는 게 아니지요.
실제 교육과정에서도 양의학의 지식을 충분히 가르치고 있구요.
생리학, 의료통계학, 해부학, 조직학, 양방진단학 등이 기본 커리큘럼에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게 정식화되기 이전에 개업한 기존 한의사들에게는 잘 적용되지 않는 부분일지도 모르겠네요.
봐서 안된다 싶으면 2,3차병원으로 넘기는 것 저는 자주 봤는데 요즘도 그런 의료사고가 많은가요.
새별별/
양의학의 지식을 기초로 진단하면 그건 양의학이지 한의학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런 의료사고예방이 시스템이 아니라 한의사들 양심에 맡기는게 과연 지당한가요?
그리고 한의사들 전가의 무기가 오랜 역사적 시행착오(자연적 임상시험?)를 거쳐서 보완되었다 하는데, 정말 말이 안되는 소리입니다. 그런 논리라면 주역도 과학이죠.
<팔괘를 던져서 어떤 패가 나왔는데 전쟁을 해보니 이기더라. 따라서 그 패는 전쟁에서 이기는 길한 패이다. 그런데 어떨 때는 같은 패가 나왔음에도 전쟁에서 지더라. 조사를 해봤더니 흐린 날에 던져서 그렇더라. 다음에 맑은 날에 던져서 그 패가 나왔는데 전쟁에서 이기더라. 따라서 시행착오는 보완되었고 검증도 되었으니 주역은 과학이다> 와 같은 이야기입니다.
피노키오/
진단은 다양하게 한다손 치더라도 처방이 다르니 한의학의 범주에 들 수 있지요.
한의학에 현상적으로 의미있는 의료행위의 범주가 있는데 나쁜 쪽만 봐서야 얘기가 되겠습니까?
한의학을 아예 다 철폐한다고 해서 침 놓고 보약 달여먹는 의료행위가 사라질까요?
한의사들 양심에만 맡긴다고 하셨는데 양의학에서도 백프로 진단은 없습니다. CT만 찍어봤을 때는 위 뒤편에 종양이 있는지 몰랐는데 나중에 아파서 MRI 찍어보니까 그때서야 암이더라 하는 케이스도 많습니다. 그건 의료사고 예방을 기계의 기능에 맡기는 건가요. 의료체계를 양방으로 일원화하면 지금보다 반드시 나아질 거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새벽별/
그럼 한의학 진료 체계에 라이트한 질병에만 국한해야 한다는 점이 포함이 되어야죠. 그게 아니니까 이러는거 아닙니까.
굿하고 점치는 사람들도 엄연히 필증받고 당국에서 감시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거까지 철폐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 없어요. 이게 왜 말장난입니까? 무당들이 굿하면 병 낫는다고 주장하는 것 까지는 봐주겠어요. 그런데 그게 무슨 과학적인 근거라도 있는거처럼 뻥을 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무슨 대학교수라는 타이틀까지 달고서 말이죠.
무당들이 굿하면 병 낫는다고 주장해도 큰 난리 안나고 있습니다. 그것이 무당들의 주장이 맞다거나 폐해가 대단하지 않다는 증거가 되겠습니까? 말장난은 누가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음양오행설 가지고 병이 치료 된다고 떠드는거랑 산신님 효험으로 병 낫는다고 떠드는거랑 뭐가 다를까요?
이덕하/
오랫동안 누적된 경험칙상 조사가 된 것들이지요.
이미 잘 듣는 방법인데 왜 다시 조사를 해야 되느냐? 가 현재 한의학의 입장인 것 같습니다.
근거중심의학의 시각으로 재평가를 다시 하려고 하니까 밥그릇 싸움도 나고 잘 진행이 안되는 것 같은데,
결국 언젠가는 한의학의 방법들도 근거중심의학적으로 많이 재편이 될 것으로 봅니다. 안믿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으니까요.
다만 그 시점이 언제냐가 문제인데 저는 그리 멀리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이걸 이중 맹검법으로 일일히 조사를 하는 게 어려운 이유도 있지요.
병이 없는데 그냥 허한 상태를 호전시키려는 처방도 많고 이런 케이스는 적용이 어렵지요.
체하는 것의 원인은 여러 가지이지만, 그 중 급체의 경우에는
갑자기 스트레스를 받거나 폭식을 해서 그런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에 체하는 것은 유문반사가 잘 안되고, 위나 식도의 연동운동 저하 등등 때문인데
이것의 원인 중 많은 부분이, 소화를 위한 부교감신경의 항진작용 과다로 일어난다고 합니다.
부교감신경이 과항진되면 순간적으로 쇼크를 일으키면서 운동이 갑자기 멈추는데
손을 따면 순간적 고통도 있고,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주는 작용을 한다고 하네요.
즉, 자율신경의 밸런스를 맞춰서 소화계의 운동 기능을 정상화한다는 것이죠.
플라시보 효과도 무시할 수 없구요.
체하는 원인이 다양하니까 부교감신경의 과항진 외의 원인일 경우에는 잘 먹히지 않겠지만 어쨌든 과식으로 인해
체하는 경우에는 손을 따는 것이 이런 식의 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밝혀서 쓰면 설명이 좀 되나요.
이건 마케팅적 측면이 아니고 그렇게 해 온 대중요법일 뿐입니다.
그리고 접근의 용이성을 따져보면 손가락 따는 게 쉽지 허벅지나 얼굴을 따겠습니까.
또 제가 제시한 설명이 백프로 맞다는 것도 아니고 체하는 케이스별로 다를텐데 바로 단정하는 것도 어렵지요.
늙은 한의사들은 요즘 한의사들과 많이 다르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네요.
이런 양의학적 비교가 이루어지는 부분에 대해 이래서야 되겠냐는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이 되어 있습니다.
못 믿는 사람이 늘어나니까 당연한 수순이기도 하지요.
피노키오님만 봐도 저런 게 말이 되냐고 당장 따지지 않습니까? 그런 사람의 숫자가 늘어남에 따라 나름대로의 생존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죠. 요즘 한의원에선 헤비한 질병을 다루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체했을 때 손을 따도 낫고 안따도 낫습니다. 위생적이기만 한다면 손을 따서 플라시보 효과라도 얻으면 안하는 것 보다는 당연히 좋은거구요. 그러나 이게 민간요법이 아니고 한의사 수준에서 처방을 하는, 의학의 수준으로 되려면 몇가지가 선행이 되어야할겁니다.
1. 한의학 진단에서 감지하는 체한 증상은 모두 소화불량의 결과인가? 혹시 심각한 중증 질환이 발병했을 때도 같은 증상을 보이는 케이스는 없는가? 만약 있다면, 보통의 체한 증상인지 중증 질환의 결과인지 체킹은 하고 있는가? 혹은 할 수 있는가?
2. 중증 질환의 결과인지 체킹하는 방법은 신뢰할 수 있을만하게 확립되어 있는가?
3. 중증 질환으로 판정될 경우 어떻게 치료하는가? 그 치료 방법은 신뢰할 만한가?
현재 한의학쪽에서 이런 프로세스가 정립되어 있는 것은 전혀 아닌 것 같고, 사실은 이런 부분이 한의학의 가장 큰 문제인 것이죠.
댓글 하나 써놓고 들여다보지 못했는데, 아예 한의학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었네요. 저도 한의학에 대해서 별로 신통치 못하다는 생각을 좀 가지고 있긴 합니다. 임상을 다루는데 통계적인 기본이 잘된 한의사들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아요.
그래도 침술은 어느정도 인정하는 분위기기는 한데, 게중에서도 체했을 때 손 따는 것은 침술에 기반을 둔 것 같지는 않고.... 하여간 이래저래 찾아보니 체했을 때 손을 따면 된다는 것은 플라시보 효과 이외에는 별로 신통치 않은 것 같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 아내가 자주 체하기는 하는데 제가 항상 손을 따주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로 못 참겠으면 손이라도 따고 진정 시킬 수 있는 비장의 무기(?)를 잃지 않기 위해서 아내에게는 손따는 것이 효과가 없다라는 말은 안하고 있습니다. 이게 잘 하는 짓인지 아닌지 모르겠네요. 언젠간 와이프도 알게 되겠지만서도...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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