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에 따르면 “체[]” 또는 “체증”은 “[한의] 먹은 음식이 잘 소화되지 않고 위 속에 답답하게 남아 있음. 또는 그런 증세를 말한다.

 

한국에는 체했을 때 손을 따서 피를 빼면 효과가 좋다고 믿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그리고 체했을 때에는 평소보다 더 검은 피가 나온다고 믿기도 한다.

 

 

 

대체로 한의사들은 손 따기가 효과가 있다고 믿는 듯하다.

 

지난해 한국한의학연구원 의료연구부와 동국대 한의대 침구학 교실이 전국 한의사 322명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9(89.5%)에 가까운 288명이 사혈치료를 하고 있었다.

이 중 28.7%(82)는 하루 환자 중 절반 이상, 51%(147) 10~40% 환자에게 사혈치료를 하였다. 한의사들이 사혈치료를 하는 환자는 주로팔목·어깨 등을 삔 환자(60.2%) ▲어혈환자(24.4%) ▲급체환자(6.5%)의식불명의 응급환자(1.3%) 등이다.

사혈요법, 건강에 치명적일 수도

심재훈 헬스조선 기자, 도움말=한상표 대한한의사협회 법제이사, 임채승 고려대 안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김종우 경희대 동서 신의학병원 화병·스트레스 클리닉 교수, 김석진 고려대 안암병원 내과 교수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3/06/2007030600787.html

 

한동원 한의사는 “‘손 따기란 한의학에서 말하는 점자 출혈로 몸 전체 기운이 막혔을 때 신체 말단 부위를 땀으로써 기 순환을 돕는 침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손가락 끝이 몸 전체 혈 자리 중 자극이 가장 강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침을 놓는 부위도 제각각인데, 엄지손가락을 접어 관절 부위에 바늘을 찌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손끝을 따는 사람도 있다. 정확히 침을 놓아야 하는 부위는 소상(小商)이라고 하는 네모진 엄지손톱 모서리 끝이다. 체한 정도가 심하다면 손·발 끝 혈 자리를 강하게 자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건강]체했을 때손 따기의학적 효과 있나?

백하나 기자, 자료자문: 한동원 한의사

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33842

 

가정에서 직접 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속칭손따기가 그 가운데 하나다. 흔히 엄지손톱 밑을 따는데 그곳엔 조근(손톱뿌리)이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손톱 옆 두툼한 살이 있는 부위를 소독한 바늘로 따서 피를 내야 한다. 양쪽 엄지손톱과 엄지발톱 옆 등 모두 네군데를 따면 더 좋다.

알아두면 좋은급체응급처치법

강영식 기자, 신재용 해성한의원장

http://www.nongmin.com/article/ar_detail.htm?ar_id=222476

 

사혈 요법은 손발의 엄지에 주로 실시한다. 이 부위에서 소화기관의 중추 역할을 하는 비경(비장에 있는 경락)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침구과의 이상훈 교수는보통 엄지손가락에 있는 소상혈을 많이 따지만 손가락은 폐 쪽에 더 연관되어 있고 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부위는 발가락의 은백혈이라고 말한다. 새까만 피가 많이 나와야 체한 것이 내려간다는 속설이 있지만 약간의 사혈로도 소화기관을 충분히 자극하므로 무리해서 피를 많이 낼 필요는 없다.

[동영상뉴스]“체했을 때 손 따기보다는 지압을

정세진 기자, 장해순 기자

http://www.kormedi.com/news/article/1196404_2892.html

 

 

 

의사(한의사들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서양 의학을 공부한 의사)들은 손 따기의 효과를 대체로 믿지 않는 듯하다.

 

임 원장은소화 불량 시 손을 따는 방법은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갑작스런 혈압 상승으로 드물지만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특히 바늘을 소독하지 않은 채 비위생적인 상태로 손을 따게 되면 혈관으로 세균이 침투해 2차적인 세균감염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텐트 안 주치의-잘못된 건강속설①] 체했을 땐 탄산음료가 소화제?

전유미 쿠키뉴스 기자, 임대욱 연세방의원 내과 원장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7415000&cp=du

 

'민간요법 vs 서양의학' 체했을 때 바늘로 손 따기의 효과는? - 교육위원회

http://www.youtube.com/watch?v=KQrlpmk3Lmg

 

그리고 소독이 잘 되지 않거나 녹이 슨 바늘로 손을 따다가는 최악의 경우에 패혈증이나 파상풍에 걸릴 수도 있다. 이런 경우가 드물기는 하지만 패혈증과 파상풍이 워낙 위험한 병이기 때문에 의사들은 대부분 손을 따지 말라고 권고하는 것 같다.

 

 

 

나는 체할 때 손 따기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일반인은 그냥 “내가 손을 따서 효과를 봤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믿는 것 같다.

 

대체로 한의사들은 과학적 검증 따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들은 동의보감 같은 권위 있어 보이는 책에 써 있거나, “내가 경험해 보니 효과가 있다”라는 식의 순진한 “검증”에 바탕을 두고 손 따기 요법의 효과를 믿는 것 같다. 이런 면에서 한의사들은 순진한 일반인과 다를 바 없다. 그런 순진한 믿음을 바탕으로 돈을 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손을 따면 정말로 효과가 있을까? 이 때 “효과가 있다”는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 손을 따면 증상이 완화된다.

 

둘째, 손을 따면 위약 효과(placebo effect)를 뛰어넘는 효과를 발휘한다.

 

일반인 또는 한의사의 “내가 이 방법을 써 보니 효과가 있더라”라는 식의 경험으로는 위약 효과를 뛰어넘는 효과가 있는지 알아낼 수가 없다.

 

만약 위약효과도 효과이기 때문에 그 치료법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약국에서 약 모양으로 만든 밀가루를 “온갖 질환에 효과가 있는 약”으로 팔아 먹어도 될 것이다.

 

 

 

그렇다면 손 따기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것은 가능한가? 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그리고 검증이 가능하다면 국가라도 나서서 검증을 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치료를 행하는 한의사들이 스스로 나서서 검증한다면 좋겠지만 그들이 나서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그들이 지금까지 보이는 행태로 볼 때 과학적 검증에는 전혀 또는 거의 관심이 없다. 또한 그들이 제대로 검증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힘들다. 동의보감에는 과학적 검증 방법이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은 과학적 의학을 어설프게 배워서 편리할 때만 써먹는다.

 

 

 

식당가에서 며칠 동안 또는 몇 주일 동안 죽치고 있으면서 나오는 사람마다 체했느냐고 또는 소화가 잘 안되느냐고 물어보면 체한 사람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면 된다. 그런 사람들을 무작위로 네 집단으로 나눈다.

 

 

 

“우리 회사에서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손 따기 치료기를 발명했습니다. 효과 실험에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환자가 자신의 손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치료기”로 “손을 딴다.

 

집단 AB는 약간 따끔하지만 피가 전혀 안 나오도록 “치료기”를 조작한 상태다. 집단 CD는 약간 따끔하면서 피가 나오도록 한다.

 

집단 AC의 경우에는 “죄송합니다. 치료기에 문제가 있나 보네요. 피가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집단 BD의 경우에는 “아주 검은 피가 나오는군요”라고 말한다.

 

30분 후에 체한 것이 내려갔는지 물어본다.

 

1. 만약 BA보다 증상 개선 효과가 좋다면 위약 효과가 입증된 것이다.

 

2. 만약 DC보다 증상 개선 효과가 좋다면 위약 효과가 입증된 것이다.

 

3. 만약 CA보다 증상 개선 효과가 좋다면 손 따기가 위약 효과를 뛰어넘는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4. 만약 AC 사이에 효과 면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다면 위약 효과를 뛰어넘지 못한다는 것이 잠정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표본의 수가 클수록 손 따기 자체에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 더 설득력 있게 입증된 것이다.

 

5. BD의 비교에서도 3 4와 비슷한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이런 실험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이런 실험을 통해서 한의학 또는 민간요법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또는 얼마나 효과가 없는지 입증함으로써 대중을 계몽할 수 있다. 정말로 효과가 있다면 이것을 과학적 의학의 치료법 중 하나로 인정하면 된다. 아무 효과가 없다는 것이 드러난다면 한의학이 사라져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생기는 것이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손을 따라가 아주 재수가 없으면 패혈증이나 파상풍 같은 심각한 병에 걸릴 수도 있다. 이것이 손 따기에 대해 국가나 의사들이 나몰라라 할 수 없는 이유다.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침구과의 이상훈 교수에 따르면보통 엄지손가락에 있는 소상혈을 많이 따지만 손가락은 폐 쪽에 더 연관되어 있고 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부위는 발가락의 은백혈을 따는 것이 더 효과가 좋다.

 

한 집단에서는 소상혈을 따고, 다른 집단에서는 은백혈을 따서 정말로 이상훈 교수의 말대로 은백혈을 딸 때 효과가 더 좋은 실험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엄밀한 실험을 위해서는 소상혈과 은백혈을 모두 따는 것처럼 환자를 속이면서 실제로는 기기 조작을 통해 한 쪽만 따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 같으면 이런 실험은 안 하겠다. 이상훈 교수가 바보인지 여부를 가리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덕하

2013-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