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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록원에 회의록이 이관되지 않았고 e지원에서 초본이 삭제됐다’는 골자의 검찰 중간 수사 발표에, 문 의원은 ‘나를 소환하라’고 정면 대응함으로써 퇴로를 차단했다. 언젠가 스스로 얘기했듯, “칼자루가 저들 손에 있고 우리는 칼날을 쥔 형국”에서 끝까지 가보자는 것이다. 문 의원의 대응은 끊임없이 ‘회의록 장사’를 벌여온 여권의 칼자루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검찰의 회의록 수사의 파괴력을 키워 놓았다. 남북 정상의 숨소리까지 담겨 있을 ‘음원파일’ 공개라는 막장 카드도 새누리당이 쥐고 있다.
결국 문 의원은 국가기록원의 회의록 공개를 주도해 엉뚱한 ‘사초 실종’ 논란을 자초했다. 문 의원을 믿고 따라간 민주당을 궁지로 몰았다. 문 의원은 회의록 작성과 이관 과정에 대한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않고 회의록 공개를 주도해 논란을 키운 데 대해 먼저 사과와 설명이 필요했다. 최소한 “대화록 미이관 문제와 관련해 사실에 근거해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겠다는 자세”를 보였어야 했다. 여권의 집요한 회의록 장난을 막기 위해서도 그랬다.
하지만 이번에도 ‘절대 그럴 리 없다’는 신념적 논리로 무장해 대응했다. 국가기록원 회의록 공개를 주도했을 때의 대응 기저와 닮았다. ‘나를 소환하라’는 문 의원의 배수진에 아마도 웃고 있는 건 새누리당이고 검찰일 게다. ‘회의록 장사’를 계속할 수 있게 된 때문이다. 그간의 행태로 볼 때, 검찰의 회의록 수사는 국면전환용으로 비축되고 있을 것이다.
새누리당은 정치적 위기 때마다 회의록 카드를 꺼내고, 민주당은 번번이 그 수렁에 빠져 허우적댔다. 회의록 정국은, 문 의원과 친노 세력이 ‘노무현’으로 인해 회생했지만 여전히 그에만 묶여 역량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망자를 현실정치에 불러내 이용하는 새누리당의 이른바 ‘노무현 증오 정치’의 터를 제거하지 못했다. 문 의원과 친노 세력에 끌려다닌 민주당이 회의록 국면에서 줄곧 죽을 쑬 수밖에 없는 건 필연이다. 본시 야당의 무대인 재·보선에서 희미한 존재감조차 찾기 힘든 민주당이다. 이제 문재인의 ‘운명’이 민주당의 ‘계륵’이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仲尼再生 " 夜 의 走筆 " 취임사
저를 아크로 주필로 추천하시는 회원여러분의 글을 읽고, 오늘 본인은 본인의 향후 거취를 놓고 깊이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프루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끝없이 되뇌며, 다수 회원의 요청대로 아크로 "밤의 주필" 직을 기꺼이 수락하기로 결심했던 것입니다. 내 일신의 안녕 만을 위한다면 봉급 한 푼 못 받는 이 명예직을 수락할 수 없었겠지만, 이미 공인 아닌 공인이 된 몸으로서 이 위기의 시대에 역사가 제 어깨에 지운 이 짐을 떠맡기로, 본인은 이 아름다운 밤 위대한 결단을 내렸던 것입니다.
사실 정치판이 쉬운 것 같으면서도 온갖 중상모략이 판을 치기 때문에... 언론에 거의 의존하는 일반 국민들은 어떤 정치꾼이 정치를 잘해서 나라와 국민을 융성하게 해줄 것인지에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그래서, 믿을만한 정치인의 언행을 예의주시하는 것이다.
결국 상당기간 동안의 검증을 거쳐, 결국 어느 한 정치꾼에 꽂히게 된다. 저 정치꾼이라면 믿을만해. 저 정치꾼이 추진하는 정책이나 밀어주는 후계자는 믿을만 하지... 이런 믿음을 갖게 된다. 이것은 결국 종교와 한끝 차이의 양상을 보일 것이고, 심지어 일부는 종교와 버금가는 또는 넘어서는 믿음을 갖게 될 것이다. 사실 기독교 등 주류 종교는 현실의 인물에 대한 믿음에서 시작했기에, 사실상 별반 다르지 않을 수도...
이런 메커니즘이 있기에, 일단 어느정도 사고의 성향이 결정되는 40세 정도가 되면 지지세력을 바꾸기가 쉽지않게 된다. 박정희와 그 가족을 맹신하는 우리의 기성세대나 김대중을 맹신하는 호남인들, 노무현을 신성시하는 영남민주파들.. 차이는 있지만, 크게 보면 같은 원리라는 생각이다. 사실, 호남의 많은 사람들은 박정희를 무작정 싫어하지는 않는다. 박정희가 어느 정도는 의도적으로 지역차별을 했겠지만, 어찌됐든 정주영, 이병철 등 기업인들과 이 나라의 산업을 일으키는데 많은 역할을 했음은 부정하지 않는다. 아마 김대중 대통령도 나중에는 어느 정도 인정했으리라. 다만, 호남 사람들이 용서할 수 없는 범죄자는 전두환이다. 그리고, 그 정도는 아니지만 영남인들이 어이없이 비호하는 김영삼도 싫어한다.
전두환은 호남인들에게는 그저 권력을 이용한 살인마에 불과하다. 그리고, 김영삼은 민주세력을 갈리게 하고, 종국에는 지역주의를 고착화시킨 일등공신이며.. 더군다나, IMF관리를 불러오게한 경제적 원흉으로 여긴다. 영남인이나 기성세대가 이승만과 박정희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려는 모습에는 타협의 여지가 있다. 부작용도 심했지만, 건국과 산업개발이라는 역사적 소임을 어쨌든 해냈고, 직접적인 학살이 있었다고 보기는 힘들기에....
허나, 전두환은 타협의 여지가 없다. 살인마다. 영남인들도 인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 쪽바리와 다를게 없다. 미안해 해야한다. 영남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왜냐하면, 영남의 지지를 받은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웃의 아픔에 위로와 경의를 표하는 것이 예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영삼에 대한 옹호는 금물이다. 김영삼은 IMF를 불러온 대역죄인이다. 어둡짢은 개방과 갑질로 나라를 홀라당 벗겨 먹은 놈이 분명하다.
노무현에 대한 평가가 애매하다. 김대중의 지지를 받았고, 김대중이 동지라고 치켜세웠던 김대중의 후계자이다. 헌데, 결국 김대중의 대업을 방해했고, 다른 김대중의 후예인 호남 정치인을 숙청한 사람이다. 정치적으로는 분명 같은 편인데, 노무현의 성질상 누구의 후계자 보다는 단연 돋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호남에 빌붙은 지역의 배신자라는 얘기도 듣기 싫었을 것이다. 결국, 개인의 '가우'를 위해 민족적, 국민적 대세인 '통일'과 '민주'를 후퇴시켰다고 본다. 권위주의 해체 등에 대해서는 나름 평가를 받아야 할 필요도 있지만,, 비중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호남인들은 노무현 등 영남 민주세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이중적인 심정이다. 최근에는 배신감이 더 크고 그들만의 리그에 진덜머리를 느끼고 있다. 사실 김대중의 후계자로 노무현이 됐을때도 그런 우려가 일말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김대중이 믿는 사람이니, 믿었다. 그리고, 인구 구조 등을 받을 때.. 그리고, 국가의 미래를 봤을때, 민주당을 호남만의 민주당에서 명실상부한 국민의 정당으로 가는 길에 지지를 보냈고, 영남민주세력까지 포용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런 깊은 생각까지 미친 호남인이 얼마나 있었는지는 모르나, 호남 지식인이라면 분명 생각했던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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