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32&aid=0002394659&sid1=001


‘국가기록원에 회의록이 이관되지 않았고 e지원에서 초본이 삭제됐다’는 골자의 검찰 중간 수사 발표에, 문 의원은 ‘나를 소환하라’고 정면 대응함으로써 퇴로를 차단했다. 언젠가 스스로 얘기했듯, “칼자루가 저들 손에 있고 우리는 칼날을 쥔 형국”에서 끝까지 가보자는 것이다. 문 의원의 대응은 끊임없이 ‘회의록 장사’를 벌여온 여권의 칼자루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검찰의 회의록 수사의 파괴력을 키워 놓았다. 남북 정상의 숨소리까지 담겨 있을 ‘음원파일’ 공개라는 막장 카드도 새누리당이 쥐고 있다.

그렇다면 왜 국가기록원의 회의록을 공개하자고 주창했던 것일까. 회의록 공개를 촉구한 문 의원의 성명서에 일단이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 문 의원과 친노 세력은 자신들의 정체성과 직결된 노 전 대통령을 무엇보다 우선했다. 노 전 대통령의 결백을 조금이라도 더 증명하고 싶은 열망이 이성적 대처를 가로 막았다. 그랬기에 아마도 국정원이 파놓은 함정에 무력하게 빠져들었을 것이다.

결국 문 의원은 국가기록원의 회의록 공개를 주도해 엉뚱한 ‘사초 실종’ 논란을 자초했다. 문 의원을 믿고 따라간 민주당을 궁지로 몰았다. 문 의원은 회의록 작성과 이관 과정에 대한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않고 회의록 공개를 주도해 논란을 키운 데 대해 먼저 사과와 설명이 필요했다. 최소한 “대화록 미이관 문제와 관련해 사실에 근거해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겠다는 자세”를 보였어야 했다. 여권의 집요한 회의록 장난을 막기 위해서도 그랬다.

하지만 이번에도 ‘절대 그럴 리 없다’는 신념적 논리로 무장해 대응했다. 국가기록원 회의록 공개를 주도했을 때의 대응 기저와 닮았다. ‘나를 소환하라’는 문 의원의 배수진에 아마도 웃고 있는 건 새누리당이고 검찰일 게다. ‘회의록 장사’를 계속할 수 있게 된 때문이다. 그간의 행태로 볼 때, 검찰의 회의록 수사는 국면전환용으로 비축되고 있을 것이다.

새누리당은 정치적 위기 때마다 회의록 카드를 꺼내고, 민주당은 번번이 그 수렁에 빠져 허우적댔다. 회의록 정국은, 문 의원과 친노 세력이 ‘노무현’으로 인해 회생했지만 여전히 그에만 묶여 역량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망자를 현실정치에 불러내 이용하는 새누리당의 이른바 ‘노무현 증오 정치’의 터를 제거하지 못했다. 문 의원과 친노 세력에 끌려다닌 민주당이 회의록 국면에서 줄곧 죽을 쑬 수밖에 없는 건 필연이다. 본시 야당의 무대인 재·보선에서 희미한 존재감조차 찾기 힘든 민주당이다. 이제 문재인의 ‘운명’이 민주당의 ‘계륵’이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profile

仲尼再生 " 夜 의  走筆  " 취임사

 

저를 아크로 주필로 추천하시는 회원여러분의 글을 읽고, 오늘 본인은 본인의 향후 거취를 놓고 깊이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프루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끝없이 되뇌며, 다수 회원의 요청대로 아크로 "밤의 주필" 직을 기꺼이 수락하기로 결심했던 것입니다. 내 일신의 안녕 만을 위한다면 봉급 한 푼 못 받는 이 명예직을 수락할 수 없었겠지만, 이미 공인 아닌 공인이 된 몸으로서 이 위기의 시대에 역사가 제 어깨에 지운 이 짐을 떠맡기로, 본인은 이 아름다운 밤 위대한 결단을 내렸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