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대중이 노태우로부터 받은 20억원. 여기에 알파가 있냐 없냐를 두고 졸라 말이 많았다. 그리고 정치자금은 김대중의 멍에가 되었다. 반김대중광신도들이 아직도 일산아방궁 운운하며 비난하고 있다.

2. 김대중정부 시절에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인지 뭔지를 제정하게 된다. 이 법에 의해서, 그동안 음성적으로 받았던 정치자금은 공개적으로 받아야만 하게 되었다. 이걸 개혁이라고 보면 개혁이고, 진보라고 보면 진보랄 수 있다. 물론 높은 기준을 갖고 있는 사람이 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테지만, 이나마도 제정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잘한 업적으로 평가함이 마땅할 것이다.

3. 정치자금법이 만들어지고 난 후에 국회의원총선도 문제가 생겼고, 대통령선거도 큰 문제가 생겼다. 첫째로 선거운동원을 고용해서 선거운동을 하려고 하니, 법이 정한 선거자금 액수를 넘어서게 된 것이다. 둘째로 이 선거운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불법으로 정치자금을 모아야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 셋째로 불법선거운동을 지구당 회계장부에 기록할 수는 없으므로, 회계장부를 허위로 조작하지 않을 수 없다.

4. 그리하여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진영이나 노무현진영은 불법대선자금을 조성해서 선거운동에 지출한다.

5. 노무현은 불법선거운동의 책임을 져야 했다. 법적인 책임은 이상수와 안희정이 졌지만, 정치적 책임은 온전히 노무현에게 있었다. 대통령당선으로 가장 큰 이익을 취했고, 자기의 선거캠프의 자금을 본인 책임하에 관리하지 않았고, 밑의 동지들을 너무 믿었다. 그 때문에 나중에 노빠들이 고개를 들 수 없게 만들었다. 노무현은 대통령직에서 하야해야 했다. 나는 열린우리당 당원이었고, 서프의 노빠였는데, 당원게시판에서도 서프에서도 노무현의 하야를 주장했다. 내가 생각하는 상식으로는, 노무현은 불법대선자금에 대해서 정치적인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법적인 책임은 어쩌면 있을지도 모르지만, 드러난 것은 없으므로 일단 제외한다.) 나는 노무현을 사랑했지만, 사랑한다고 해서 상식을 저버리고 노무현을 편들지는 않는다.

6. 2002년 9월 유시민이 한창 개혁국민정당의 창당작업을 주도하고 있을 때, (물론 유시민 외에도 많은 명망가들이 주도했지만 여기에서는 유시민에만 촛점을 맞춘다.) 유시민이 내세운 것은 '진성당원으로 운영되는 정당'이었다. 이 말은 무슨 말이냐 하면,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선거운동을 해 주고, 또 당원들이 돈을 내어서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를 치르는 정당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불법으로 대선자금을 받을 필요도 없고, 불법으로 선거운동을 할 필요도 없고, 회계장부를 허위로 조작할 필요도 없이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7. 유시민이 왜 이 운동을 민주당에 들어가서 하지 않고, 따로 창당을 해야 했을까? 민주당에 들어가서 이 원칙을 설득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해서였을 것이다. 나도 민주당을 개혁하는 것보다는 따로 뜻이 맞는 사람들로 신당을 만드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민주당에서는 노무현을 후보자리에서 물러나게 만들려는 움직임이 7월부터 있었고, 유시민과 개혁국민정당의 당원들은 혹시라도 민주당이 노무현을 내치면 노무현을 받아들일 생각을 갖고 있었다. 개혁국민정당이라는 둥지를 만들어 두면, 노무현이나 노무현과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찾아와서 같은 당원이 되어 줄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8. 2002년 대선이 끝나고 2003년의 불법대선자금수사가 끝나고 천신정 등 47명인가 민주당을 탈당한다. 왜 이들이 탈당했던가? 민주당이 호남당이라서 그랬는가? 아니면 반노들과 같은 당을 할 수 없어서 그랬는가? 아니면 당대표나 무슨 감투를 놓고 대결하다가 분당을 했던 건가?

9. 내 기억으로는, 내 기억은 별로 미덥지 않지만, 천신정이 민주당 내에서 문제를 삼은 것은 진성당원체제로 전환하여 지구당의 후보를 지구당이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 이전에는 국회의원이 지구당위원장이 되고, 자신의 정치자금으로 지구당을 관리했다. 그러다 보니, 지구당에서 국회의원의 영향력이 지배적이었고, 국회의원은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의심스러운 정치자금을 받곤 했다. 그러나 진성당원체제가 되고 나면, 국회의원이 자발적으로 당비를 내고 당무에 참여하는 당원을 돈으로 지배할 수도 없고, 영향력도 약해질 것이었다. 진성당원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지역구 국회의원에게는 자신의 기득권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여태까지는 국회의원 노릇 잘 하고, 당총재에 잘 보이면 공천을 받는 데에 어려움이 없었는데, 진성당원체제라면 이게 안 통한다. 특히 전라도 지역구를 가진,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적용되는 국회의원들로서는 달가울 리가 없었다.
 
10. 민주당이 쪼개져서 열린우리당이 창당되었을 때, 당원들은 원대한 꿈을 꾸었다. 진성당원체제가 잘 굴러가면, 언젠가 민주당의 개혁세력들을 흡수통합해야지......

11. 왜 민주당에 남은 국회의원들을 두고 지역주의자라고 비난하느냐 하면, 비난하는 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9번 문단에서 썼듯이, 전라도 지역구를 가진,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적용되는 국회의원들을 두고 하는 비난이다. 원래 민주당은 전국정당이지, 지역정당이 아니다. 원래 민주당은 호남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정당이 아니었다. 한나라당을 지역주의자라고 비난하는 것과 민주당에 남은 국회의원들을 두고 지역주의자라고 비난하는 것은 서로 개념이 다르다는 말이다. 

12. 노무현의 무능으로 인해서(Crete 님은 이 점에 별로 동의를 못하시겠지만) 정권교체가 가시화되었다. 또 열린우리당의 무능으로 인해서 정권교체가 가시화되었다. 그러자 열린우리당의 사람들 중에 민주당과 합당해야 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아마도 그 사람들은 개혁세력의 표를 규합하면 정권교체를 막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를 했던 모양이다. 국민들은 이미 개혁정권에 진절머리를 내고 있고,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회의원도 다른 당으로 갈아치울 작정을 진작부터 하고 있었는데, 이 사람들은 국민들과 다른 전망과 계산을 했던 모양이다. 개혁적인 국민을 모으면 1000만 표는 얻을 수 있으리라 계산을 했던 것일 게다.

13. 2007년 8월 열린우리당의 대의원들이 모여서 당의 존폐 여부, 민주당과의 합당 여부를 결정하고 있을 때, 나는 열린우리당을 탈당했다. 당원들 다수가 민주당과의 합당을 지지하는 것을 보고, 먼저 탈당하지 않으면 도매금으로 민주당원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4. 유시민은 대의원들의 결정에 따라 합당에 따라갔고, 대선후보경선에서 패배했고, 대선이 끝난 다음에 민주당을 탈당했다. 나처럼 미리 탈당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노력해 볼 수 있는 데까지 노력하고, 그래도 안 되어서 탈당했다. 유시민은 통합민주당에 일말의 기대와 희망을 품고 있었던 것이다.

15. 유시민의 행보를 두고 기회주의자라고 비판 비난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 그런 사람들이 유시민을 제대로 이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시민은 축구를 즐기며 자유롭게 사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다.(진중권은 경비행기를 몰고) 조금만 더 자신의 삶을 중요시했더라면, 조금만 덜 대의를 중시했더라면, 혼자 신나게 살아갈 사람이다. 유시민이 기회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기생충을 연상한다. 국민은 원래 정치인에 기생하는 기생충이다. 보통 사람들은 정치인을 기생충으로 생각하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국민이 기생충이다. 국민이 할 일을 정치인이 대신해 주고, 국민은 기껏해야 세금 몇 푼 지지 몇 표만 하지 않는가? 누구에게 일을 시키면 임금을 줘야 하는 법이니까, 정치인이 받는 세금과 지지는 당연히 받아야 할 것을 받는 거다. 국민이 앞장서서 민주화운동을 하고 법안을 제정 개정 폐지하기 위해서 머리를 굴리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기생충 주제에 숙주를 잘못 이해하고서는 이러쿵저러쿵 하는 꼴을 보면 아주 우습다.

16. 유시민에게 온갖 의문을 품고 사는 반유들이 하는 말을 보면, 이게 꼭 조중동의 '김대중죽이기'를 보는 것 같다. 유시민의 언행을 오로지 악의로 해석하고자 하는 그 열정이 조중동이 김대중을 악의로 해석하는 열정을 보이는 것과 비슷하단 말이다.

17. 지금까지 쓴 글에서 내가 뭘 잘못 알고 쓴 부분이 있다면, 여러분이 너그러이 양해하시기를 부탁드린다. 잘못 알아서 그리 생각하게 된 것이라고 양해하시라. 나는 내가 아는 바 내에서, 내가 생각하는 상식 선에서 판단했다. 나는 정동영이나 혹은 다른 누구에게 무슨 악의를 품고 악의로 해석하려고 눈에 불을 밝히는 사람이 아니다. 내가 미워하는 것은 이승만이나 박정희나 전두환이나 노태우나 김영삼이지, 개혁세력 중에 특별히 미워하는 사람은 단 두 명 밖에 없다. (하나는 이상수고, 다른 하나는 안희정이다. 이 둘은 노빠의 얼굴에 똥칠을 했으니, 내가 죽을 때까지 미워할 것이 틀림없다.) 나는 김대중광신도임을 매우 자부하는 사람이고, 노빠였고, 지금은 노빠가 아니고, 유시민추종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