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님이 이렇게 쓰셨네요.

좌파들도 그렇고 포스트모던한 사람들도 그렇고 대부분 약속이나 한 듯이 호남에 대해서는 아닥모드 침묵하니 이게 대체 어찌된 일인건가 궁금하긴 합니다. 정말로 존재에 의식을 규정당해서 그런건가 싶구요.


피노키오님의 궁금증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답변입니다.


1. 진강논쟁에서 저는 진중권이 이겼다....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당시 들었던 의문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진중권은 그 발언을 왜 영남에 이야기하지 않고 호남에 이야기했을까?'

제가 대자보 시절, 이런 의문을 제기했고 뭐 지금보다 훨씬 더 당시에는 '무명이라' 아무도 제 의문에 대하여 시비를 걸거나 답변을 해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만 어쨌든 진강논쟁은 승패에 관계없이 진보,좌파 진영의 호남때리기의 시발이었다고 봅니다.


그 이후로, 호남네티즌들에 의해 민주노동당은 '영남좌파'라는 비난을, 반은 팩트에 의하여 반은 정치적 과잉으로 인하여 이루어졌다고 판단이 드는데 권영길의 DJ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또한 현재 민주통합당의 대변인인 박용진의 과거 민주노동당 시절에 DJ에 대한 맥락없는 맹비난 등을 판단해볼 때 민주노동당이 스스로 '확정범'으로 만든 부분도 분명히 있다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2. 조기숙의 발언을 미루어보면 한국 진보, 좌파 진영의 조야함과 철학 부재를 고스란히 나타내는 것이고 그 것이 결국 오늘날 한국 진보 좌파가 저렇게 형편없이 망가진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래에 조기숙 발언을 인용합니다.


조기숙 "호남차별 깨려고 그동안 현실정치 개입했었는데 그 분들 보면서 이제 더 이상 희생 안하고 연구만 하려합니다."


조기숙씨 호남차별 깨려는게 희생이군요? 그럼 이제 안한다니까 그 잘나빠진 지식인 타이틀 내려놓으시죠? 님 대가리로는 감당하기 힘드니까.


각설하고,


호남차별철폐과 영남패권타파는 정치적 아젠다로는 일란성 쌍둥이입니다. 그런데 사회적 아젠다로 보면 전혀 반대의 아젠다입니다.


영남패권타파는 사회적 아젠다로 볼 때 '파괴'입니다. 제가 OOPS를 빗대어 destructor라고 표현한 적이 있는데 파괴를 해야할 대상입니다. 반면에 호남차별철폐는 그 주요 원인이 경제적 빈곤으로 연유된 것인데 이 것은 '창조'입니다. 역시 OOPS를 빗대어 constructor라고 표현했었습니다만 이건 국가에 대한 거시적 미시적 비젼없이는 하기 힘든 것입니다.


조기숙의 발언이 내포하는 의미인 '호남과는 같이 일하기 힘들다'라는 발언, 인물과 사상에서 어느 교수가 일갈한 '진보 좌파도 호남하고는 같이 하지 않는다'라는 맥락과 비슷한 이 발언은 파쇼적이죠. 막말로, 호남과는 같이 일하기 힘들다...라는 것이 팩트라 하더라도 실제 해야할 일은 바로 영남패권주의 타파입니다.


즉, constructor는 못하겠지만 정치적 아젠다의 쌍둥이인 destructor는 지식인이라면 당연히 해야합니다. 그런데 조기숙은 호남핑계를 대면서 자신의 책무인 영남패권 타파에 대한 의무를 방기한 것입니다. 속된 비유로 '어떤 장애인의 성격이 까탈스럽다고 그 장애인 돌보는 것을 방기하는게 맞는 이야기인가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국가적 차원에서 시행하는 복지의 범위는 성격과 비례하나요?'


이건 마치, 진중권이 이름을 날리던 시절, 우파진영에서 '말하는게 참 싸가지 없다'라고 한 것과 같습니다. 발언이 그의 싸가지 정도에 의하여 참/그름이 바뀌나요?


따라서 조기숙에게는 '영남패권주의자'라고 레이블링을 해도 논리적으로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같은 발언을 한 노무현 역시 다른 증거와 함께 영남패권주의자라고 레이블링을 해도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p.s : 레이블링은 요롷게 하는겁니다. ^^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