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 포스팅을 하려고 어제 낚시글까지 치밀하게 준비했건만 잽싸게 비고님이 선수를 치셔서 갑자기 허무해졌다능.^^

맞습니다. 지금의 모든 논란은 분당에 그 뿌리가 있는 겁니다. 분당이 뭐냐? 아주 간단하게 말해 어제의 같은 편을 오늘부터 '넌 남이야'라고 낙인찍은 겁니다. 그러면 그 남이 공손히 '예썰, 절 남으로 찍으신 님의 하해같은 뜻을 받잡아 조용히 찌그러지겠나이다.'이럽니까? 당연히 "신발놈, 그러면 이제부터 남으로 붙어보자.'이렇게 되죠. '넌 남이야' 해놓고 '남인데 내 말이 옳으니까 넌 나한테 협조해.'이래보세요. 상대는 더 열받죠. 대놓고 조까삼 할 겁니다.  거기에 권력이란 지분까지 싹 발라 먹으면서 남이라고 낙인 찍으면요? 당근빠따 철천지 웬수 되는 겁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입니다. 그렇지만 감정은 일정한 패턴대로 발생하죠. 맞으면 아프고 욕 들으면 열받고 칭찬들으면 호감갖고 그런 것처럼 분당하면 저렇게 됩니다. 뭐 이명박이 노무현처럼 집권 1년도 안되 '나 도저히 박근혜같은 영남꼴통하곤 같이 못하겠거든? 여러분, 박근혜와 함께 있었던 한나라당 잊어주세요. 저 거기 나와 서울 깍쟁이들과 새롭게 당 만듭니다.'했다고 가정해보세요. 아마 영남의 한나라당 지지자들, 지금 이 곳의 호남 분들보다 더 난리치고 대대 손손 이명박을 저주할 겁니다.  그러니까 이명박이 '나갈 거면 너가 나가'하면서 박근혜를 대하는 거지요. 아, 새삼 노무현의 '옳은 말'이 떠오르네요. '당 깨고 나가 잘 되는 꼴 못봤다.' 저 말 들은 제 주변 사람들 모두 배꼽을 잡고 뒹굴더라는.

정당은 권력투쟁의 도구입니다. 서로 이념 정책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권력잡자고 만든게 정당이죠. 당연히 권력투쟁은 피가 튀깁니다. 당 안에서도 마찬가지고 밖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게 너무 피튀기면 공멸하니 만든게 법이고 원칙이죠. 가령 정당들끼리 총들고 싸우면 쫄딱 망하 것 같으니 만든게 선거죠.

분당은 그 원칙을 깬겁니다. 그러면 그 뒤엔? 당연히 피가 튀기게 되어있습니다. 지금까지 잘 지켜보셨죠? '난 선의로 분당했으니 피가 튀기는 현실이 잘못이야'라고 우겨대는 건 뭐랑 똑같냐면요, '난 산소를 얻기 위해 니트로 글리세린을 전기 분해했으니까 폭발한건 니트로 글리세린 책임이야'라는 것과 똑같습니다.

지금 호남 난닝구들의 유시민에 대한 분노가 이해가 안되는 분, 한번 분당부터 쫙 정리해보세요.

1. 분당은 옳았다.
그러면 당연히 열우당 해체는 잘못됐죠. 따라서 해체를 주도한 정동영은 나쁜 놈 되는게 맞습니다. 물론 뒤늦게 합류한 유시민도 책임을 피하진 못합니다.

그러므로 뒤늦게라도 유시민이 민주당 탈당한 건 다행이고 더 나아가 국참은 분당 정신 이어받은 거죠. 아니라구요? 국참의 지역주의 논리를 보세요. 분당 당시 내걸었던 것과 똑같습니다.

2. 분당은 틀렸다.
설명 생략.^^



자, 2로 입장을 분명히 해보세요. 그러면 갑자기 이 곳의 난닝구들을 이해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더 나아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긍정, 부정을 떠나 대화가 잘 될 겁니다. 가령 노무현 대통령의 업적을 칭찬하기 전에 '분당은 최대의 실책이었다'는 전제를 깔아보세요. 제가 장담하건대 갑자기 난닝구들 태도가 부드러워질 겁니다. 솔까말, 미워하든 말든 어쨌든 노무현 대통령은 이쪽의 과거입니다. 부정할 수 없어요. 당장 저만해도 전화 돌리며 지지를 호소한 책임이 있으니까요. 쉽게 말해 이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올라갈 수록 덕보면 덕보지, 손해볼 처지는 아니라는 겁니다. - -;;;

반대로 1로 입장을 정리해도 대화는 안되도 이해는 잘 될 겁니다. 왜냐면 남이란걸 깨달았으니까요. 그러면 최소한 '화해 협력' 따위를 내거는게 약올리는 거라는 것 정도는 인정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그 뒤에는 뭐하냐? 권력 투쟁이죠. 논리와 논리가 부딪히는 정면 승부를 펼쳐야죠. 다시 한번 말하지만 권력 투쟁은 살벌한 겁니다.





흐이그. 정말 지긋지긋합니다. 분당하고나서 제가 사람들에게 어떤 소리 들었는지 다 대충 아실겁니다. (아마 해외에 계신 분들은 이거 이해못할 겁니다) '원래 권력 잡는 순간 팽하는게 운동권 특기 아니니?' '한번 갈라서기가 어렵지, 갈라서서 재미봤으니 이제 두번도 갈라서겠네?' '다음에 권력 잡으면 또 당이 바뀌겠네?' '원래 민주화니 뭐니하는 애들은 투쟁이 특기니까 할 거 없으면 당안에서라도 투쟁해야지.' '에이, 지금 열우당이 계속 열우당이라고 누가 장담해? 전에는 민주당이라더니 대통령 되고나선 아니라매? 그러면 당연히 또 바뀌는 거 아냐?"

이제 분당이란게 뭔지 아셨나요? 선의니 뭐니로 포장될 수 없는 겁니다.  간단히 말해 분당은 유권자들에게 해태 라벨 붙여 판 뒤에 '사실은 롯데거든? 속았지롱. 그런데 환불은 안돼.'한 것과 똑같았던 겁니다.  거기다가 항의하는 소비자들에게 '너가 몰라서 그런데 해태 껌보다 롯데 껌이 더 좋거든? 무식한 것. 지한테 잘해주는 것도 몰라요.' 해보세요. 100이면 100 "띠발놈아. 좋은 롯데껌은 너 혼자 다 쳐먹고 일단 환불이나 해. 다시는 너네 가게에서 사나 봐라.' 할 겁니다. 예....................그래서 환불 당한 겁니다.

ps - 1. 분당이 영어로 어떻게 됩니까? 가르쳐 주시면 제목 바꾸겠다능.^^
         2. 그런데 니트로 글리세린을 전기분해하면 폭발하긴 하나요? 갑자기 궁금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