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보수적인 학자들은 '종북좌빨의 지도자' 정도로 보고 있는 브루스 커밍스를 한겨레가 인터뷰했습니다.


http://hani.co.kr/arti/culture/religion/606715.html?_fr=mt3


훌륭한 학자의 개인사를 조금 알 수 있게 되어 나름대로 의미있는 인터뷰라고 생각됩니다.


인상적인 부분을 발췌합니다.


-<한국전쟁의 기원>이 우파의 전통적 학설(북한 도발설)을 뒤집었다고, 그때부터 당신은 수정주의자로 불리게 되었다. 80년대 이 책은 정부가 정한 금서이자, 대학생, 지식인들의 필독서였는데, 90년대 박명림 교수가 소련의 기밀문서를 토대로 북한이 남침을 한 게 사실이라고 주장한 이후, 많은 사람들은 당신의 수정주의가 “틀렸다”고 말한다.


    “내 책의 어디가 틀렸단 말이냐? 난 33단원 1500페이지를 썼다. 내 책을 읽지도 않고 나를 정치적으로 몰아세우는데 나는 한 번도 북침을 주장한 적이 없다. 49년부터 개성과 옹진반도 등에서 충돌이 있었는데 누가 먼저 쐈는지를 묻는 건 어리석은 질문이라는 게 내 논지다. 나는 내가 한 연구들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조선일보는 내가 좌익, 수정주의 시각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책을 쓴 것처럼 얘기하지만, 나의 모든 기본적 판단은 모두 일차 사료에 근거한 것이다. 70년대 초 국립기록물보관소에서 발견한 미군정 기밀문서를 토대로 내 책 1권을 썼고, 77년엔 미군이 전쟁 중에 북한에서 포획해 온, 트럭 한 대 분량의 출판물과 기밀문서를 발견해서 2년여 동안 꼼꼼히 숙독한 후 2권을 썼다. 소련 문서가 나온 건 소련이 무너진 90년대 이후인데, 앞으로 미국통신정보국(American Signal Intelligence)이나 북한 기록보존소 자료가 공개된다면 한국전쟁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이 열릴 것이다. 사료에 따라 역사는 변한다. 내가 책을 쓸 때 존재하지 않았던 자료를 보지 않았다고 나를 비판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


-무례한 질문이지만 많은 사람이 궁금해할 것 같아 묻겠다. 당신은 친북인가? 


   “박정희, 전두환이 권력을 잡고 있을 때 나한테 세 가지 낙인이 붙었다. (한국말로) ‘반한, 반미, 친북!’ 굳이 따지자면 나는 아버지처럼 뉴딜파 민주당원(New Dealer Democrat)이나 루스벨트 리버럴(Roosevelt Liberal)이라고 할 수 있다. 나더러 친북이라고 하는데, 나는 김일성, 김정일의 초대를 받은 적도 한 번 없다. 심지어 1987년에 그들은, 나를 북한에 못 오게 하려고 베이징에서 내 여권을 훔쳐가기도 했다.”


-뜻밖이다. 당신이라면 북한이 공항에 레드카펫이라도 깔아놓고 환대할 줄 알았다.


   “천만에…. 내가 한국전쟁에 대한 북한 입장에 전면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한 절대로 그럴 일은 없다. 81년에 미국 학자 18명과 처음 북한에 갔을 때도 그들은 내 배후에 시아이에이가 있다고 의심했다. ‘네 뒤에 뭐가 있냐?’고 자꾸 물어서 ‘나는 사회민주주의자다’ 그랬더니 ‘뭐, 사회민주주의자? 그런 사람은 처음 본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유럽 가면 천지에 깔렸다’고 얘기해 줬다. 그들에겐 사회과학이란 게 없다. 온통 주체사상뿐이다. 북한은 독단적이고 전체주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