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육체와 금전에 제약받는 이상 우리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물론 직접적인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경험이 소중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책, 영상, 인터넷, 신문 등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경험을 쌓는 것도 우리의 삶을 보다 풍부하게 할 수 있다.

그런데 주의할 점이 있다.

우리가 직접 경험을 통해 세계의 다양성을 접하고 사회 속에 다양한 사람들이 산다는 점을 깨닫듯이,

간접 경험도 마찬가지여야 한다는 것이다. 즉 간접 경험 역시 세상의 다양성을 확인하고, 자신의 사고의 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보통 간접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사고의 폭을 좁히고, 세상을 획일적으로 바라보는 방식을 배운다.

(이를 실증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는 내게 없다. 다만 직접 경험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양성을 마주해야 한다면, 간접경험은 자신이 취사선택할 수 있으므로 보다 편향되기 쉽다는 추론으로 갈음한다.)

즉 자신이 직접경험을 통해서 세계의 다양성, 어쩌면 혼란스러움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것을 접한다면, 간접경험을 통해서는 그 혼란스러움, 또는 다양성을 단칼에 정리해 줄 족집게 선생님들을 접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책을 많이 읽는다고, 신문을 많이 읽는다고, 영화를 많이 본다고 어느 한 사람의 경험의 폭이 넓어졌다고 단언할 수 없다.

쟁점은 그 사람이 얼마나 다양한 관점의 책을 읽었는가다.

그런데 학자가 아닌 이상에야 대중서나 입문서를 주로 접하게 되고, 이러한 책들은 다양성보다는 일관성을, 복잡함보다는 단순함을 강조하게 된다. 가장 큰 폐해는 이들이 스스로 뭔가를 잘 알게 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막상 까 보면 전혀 알고 있지 못한데도 말이다.


그럴 때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다른 관점을 받아들이기엔 무척 어렵다.

그래도 받아들이고 실수를 인정해야 한다.

차라리 그게 깔끔하다.


참 뭔가를 안다고 하기는 힘들다. 그게 내 결론이다.



수정) 글 뒷부분을 잘라버렸습니다. 아마 나중에 비슷한 주제로 다시 생각을 다듬어서 쓸 것 같습니다.

본글의 원래 제목은 '간접경험과 역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