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얘기를 절대 듣지 않는 이덕하님이나,
그런 줄 알면서도 끊임없이 참견하는 저나, 

둘 다 심리학적 탐구의 대상이긴 하네요.

또 다시 제 충고를 올립니다. 또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1. 프로의식을 가지세요.
이덕하님 가장 큰 문제는 프로의식이 전혀 없다는 겁니다.
직업적 글쓰기 프로로서 글쓰기를 한다는 건, 남이 돈을 지불하고 시간을 내서 내 글을 읽을 수 있도록 글을 써야 한다는 거겠죠.
그러려면, 글이 유익해야 하고 읽기에 쉬워야 합니다. 안 그러면 누가 내 돈 내고 내 시간 써서 기꺼이 글을 읽겠어요.
그렇다면 독자의 얘기를 비판으로 받아들이고 사사건건 반론할 이유가 없죠. 독자의 얘기에 저렇게 반론하는 건 그냥 아마추어리즘입니다. 그냥 인터넷 게시판에 글 올리는 수준으로 만족하는 거죠.
강의글을 계속 업데이트 해서 나중에 책으로 내가 싶다고 했는데 이런 아마추어리즘으로 책이 만들어질 리가 없죠.

2. 과학자라면 과학자의 마인드를 가지세요
온갖 추측과 상상으로 가득한 글이 문제인 이유는, 그것이 과학자로서 가질 마인드와 거리가 한참 멀다는 것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아주 당연해 보이는 것이라도, 그게 사실이라고 믿으려면 근거를 필요로 합니다.
왜냐면요,
실질적으로 자연 현상을 살펴보면, 당연히 관찰되어야 할 현상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과학의 발전은 이렇게 예상과 다른 관찰을 통해서 많이 이루어집니다.

가설만으로 과학을 하는 과학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아주 드문 경우에, 실증적 혹은 이론적으로 많은 것을 밝혀 온 과학자들 중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극히 드문 경우에, 단지 가설만을 제시해도 존경을 바탕으로 과학적 활동이라고 인정해 줄 수 있습니다.
이덕하님이나 저 같은 경우는 어림도 없습니다.

사변은 근거가 아닙니다. 사변은 주관적 상상일 뿐입니다.

3. 방향이 틀렸습니다
아무리 느려도 가고자 하는 방향만 맞으면 언젠가는 도달합니다.
하지만 방향이 틀리면 결코 그 방향으로 갈 수가 없습니다.
작은 주제부터 잡아서, 충실히 레퍼런스 달아가면서, 대중적 글쓰기든 학술적 글쓰기든 해 보세요. 그러면서 실력이 느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강의 버전 0.1, 이렇게 해 나가면 결코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한 10년 글쓰기를 했다고 해서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10년 글쓰기를 한 사람 글과는 거리가 아주 멀기 때문입니다.
정말 10년 동안 올바른 방법으로 글쓰기 연습을 해서 이 정도라면, 글쓰기는 접어야 합니다.

4. 이해의 깊이가 너무 얕습니다
제가 잘 아는 분야는 진화생물학이니까, 진화에 대해 이덕하님이 글을 통해서 이해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이해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exponential growth 모델을 가지고 와서 Wright-Fihser 모델이라고 말하는 걸 보고, 집단 유전학의 첫 챕터(인트로 제외하고)도 제대로 이해 못했구나, 한 번 읽어보긴 한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판단하는 건 쉬운 일입니다. 대중적으로 쉽게 말한다고 해도 틀린 얘기를 하면 안 되죠.
여러 개념에 대해서, 책에서 한 번 본 적은 있다, 그 정도 수준입니다. 그 개념이 현상을 통해서 어떻게 관찰되는지, 그 개념에 대해서 학자들은 어떤 고민을 해 왔는지에 대해서
이덕하님이 생각해 본 흔적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단 하나의 주제를 깊이 파고 드세요. 그리고 그 넓이를 차차 늘여가는 겁니다.

학문적 글쓰기나 대중적 글쓰기나 마찬가지로요.

5. 검증을 받으세요
2012년에 교과서 수정 청원 글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 수준이 낮으면서도 당당히 교과서 수정을 요구하는 걸 보고서요.. 저는 진화와 관련된 글을 기껏해야 1년 정도 읽고서 쓴 글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나마 2013년 글은 훨씬 더 낫더라구요.

님 글이 어느 정도 수준이 되는지, 검증을 때때로 받아 보세요. 인터넷으로는 결코 그 검증을 받을 수 없을 겁니다. 
어줍짢은 제 집단유전학 지식으로 선택의 단위에 관해서 제 생각을 말씀드린 게, 저와 했던 토론의 전부일 겁니다.
당시에 이덕하님이 용어의 정의에서 나오는 차이라면서 빠져나가려 했을 때 제가 잡지 않았지만요, 저는 그런 상황에서도 낱낱히 논파해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그런 일을 하는 거, 저는 정말 싫어합니다.

좌우간, 전공자들은 이덕하님의 글을 논파하는 게 어렵지 않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그런 분들에게 검증을 받으세요. (저는 안 해 드릴 겁니다)

저 같은 경우에, 진화 심리학 강의 글들.. 문장 하나 하나 심각하게 깔 자신 있습니다. 얼굴을 마주보고 있으면요. 그런 거 어렵지 않습니다. 그럴 능력이 있는 제 한국 친구들, 수두룩합니다. 단지 인터넷으로는 시간도 많이 들고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있고,  결정적으로 왜 그래야 하는지 몰라서 안 하는 것일 뿐입니다. 

단 한 차례도 제대로 된 검증을 받지 않은 채, 이게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면서 사변으로 자신의 지식 체계를 쌓으면서 자뻑에 취하는 거... 보기에 안쓰럽습니다.

님 생각보다 고수가 세상에는 훨씬 많을 겁니다. 우리나라에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