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지평선과 맏닿은 러시아의 하늘이 보인다. 대지도 광활하지만 거기 서서 보면 러시아 하늘이 정말 솥뚜겅처럼

넓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런 곳에서 알렉산더 스크리아빈 같은 미스테리한 작곡가가 나오는 것이다. 스크리아빈은

직전에 활약한 5인조 국민악파와 달리 서구영향을 받았고 후반엔 영혼,환상,불가해한 세계를 탐색 조명하는 독자세계를

개척한다. <법열의 시>로 대표되는 그의 음악은 친숙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 소개되는 <즉흥곡>은 그의 많은 소품들 중 하나로 매우 이단적인 그의 후기 경향에 비하면 그다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작품이다. 초기 그가 영향을 받았다는 쇼팽의 흔적이 살짝 엿보이기도 한다.

 

 이 곡을 연주한 소프로니츠키는 바로 작곡가의 사위로 장인의 난해하고 이단적인 작품연주에 가장 적절한 해석을 하는

걸로 인정받은 연주가이기도 하다. 또 한사람 스크리아빈의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린 연주가로 블라디미르 호로비츠가

있다. 망명 60년만에 이루어진 호로비츠의 유명한 모스크바 귀국연주회에서도 그가 스크리아빈의 연습곡 두곡을 연주하

는 장면을 볼 수가 있다.

이 짧은 <즉흥곡>에도 우수, 동경 같은 기분을 퍼즐 조각처럼 늘어놓는 스크리아빈 특유의 기질이 얼마간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