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넘었으니 심야(深夜)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 같다.
여러가지로 마음이 울적해서 누구와 대화라도 하고 싶은데 상대가 없다. 하는 수 없이 아크로에 몇자 적어본다.
조금 전 작가 최인호 씨 부음을 들었다. 오년 동안 침샘암으로 투병했다 한다. 투병사실은 이미 그때 알았지만
워낙 활기 넘치고 쾌활한 친구라 재기할 걸로 기대했는데,역시 암이라는 것은 일단 발병하면 간단히 물러나
주지 않는다. 발병 이후부터 외부 전화도 받지 않고 칩거한다 해서 위로의 말 한마디도 전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나와 그닥 자주 사귄 것은 아니지만 어쩌다 만나면 아주 곰살맞게 굴어주던 ,붙임성 좋고 너그러운 친구였다.
그 왕성한 창작력은 내가 항상 부러워하던 대상이었다. 그는 일찍부터 캐도릭 신자가 되었고 나를 만나면
내가 신교보다는 캐도릭에 더 어울릴 거라 하면서 내게 신앙을 권유하기도 했었다. 
 그와 관련된 좀 특이한 사례도 있다. 십오륙년 전 쯤일까.
꿈에 그가 내게 돼지 새끼 한마리를 덥석 던져주었다. 참 희안한 꿈이었다. 나는 평소 복권 같은 걸 사지 않
는데 다음날 딱 한번 복권을 샀다. 처음이자, 마지막 복권구입이었다. 그게 자동차 한대로 담첨되어 돌아왔다.
그 얘길 본인에게 해줬더니 무척 좋아하면서 나더러 한턱 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뒤에 다시 만났는데 
그 꿈 얘길 자기가 '샘터'라는 잡지에 연재하는 <가족>에 썼노라고 자랑했다. 자기는 남에게 복을 주었으니
산타 같은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에 대한 추억담을 다 늘어놓자면 끝이 없다. 독자들 중에는 그가 너무 인기에 집착해서 깊이있는 작품과
거리가 있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무라카미 하루키가 노벨상 후보가 되는 걸 보면 문학이란
그렇게 단순한 잣대로 규정되는 게 아니란 걸 알 수가 있다. 다만 사람마다 선호하는 스타일이 다를 뿐이다.
그는 독실한 천주님의 백성으로 살았기에 천국으로 갔을 것이다. 그의 명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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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채동욱 총장 문제가 정가의 중심화제가 되어 있고 아크로에도 많은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 걸 본다.
그에 관한 기사를 보고 있노라면 조선일보와 박근혜가(그간 현직이라 호칭을 붙였는데 크게 상황변화가
생기지 않는한 호칭을 붙이지 않겠다.) 채동욱 총장을 야권의 거물 정치인으로 키울려고 작정한 것 같다
는 느낌을 받는다. 지금 야권에 워낙 인재가 없기 때문에 그점을 안타깝게 여긴 조선일보와 박근혜가
채동욱이라는, 썩 괜찮은 인물을 거물로 키워서 야권에 진출시킬려고 작심했는지도 모른다. 결과적으
로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DJ 얘기지만 그도 거물정치인이 되기까지 박정희의 일정한 도움이 있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
실이다. 사표를 냈고 제발 수리를 해달라는데 수리를 거부하고 붙잡아놓고 황교안인가 먼가 하는 자
를 앞세워 어떻게든 수렁 속에 빠뜨려보겠다는, 이성을 상실한 정권의 저 행태는 앞서 말한 야권거물
양성론 말고는 달리 설명해볼 재간이 없다.
 지금 정치판도는 채동욱과 박근혜의 싸움으로 요약된다. 야당은 존재감이 전혀 없다. 채동욱 혼자 
정권과 맞서 있는 것이다. 그가 검찰총장이 된 이후 지난 5개월은 정말 소중한 경험이고 시간이었다.
비록 완전한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는 비로소 민주사회로 복귀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채동욱총
장이 그 자세를 더 강화해서 나간다면 앞으로 BBK, 장자연 문제가 재론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당사자나 그 비호세력에겐 상상조차 끔찍할 것이다. 그러니 죽기살기 식으로, 이성을 상실한 채동
욱 제거작전을 벌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들의 처지를 십분 이해한다.
 나의 바램이기도 하지만 채동욱 총장이 이 수난의 골짜기를 무난히 헤쳐나온 뒤 국민의 성원을
받아 이제부터 터 큰 스케일로 국가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결의를 다져준다면, 그 가능성은 충분
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정말 야권에는 지금 돋보기를 쓰고 찾아봐도 대안이 없는 것 같다.
너무 엉뚱한 비약이라고?  그게 상식에 맞는 생각이다. 그래서 그 신문과 지금 청와대에 사는
그 여성의 더 큰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엉뚱한 상상을 현실로 완성시키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