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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의 꽃, 깊고 푸른 밤, 고래사냥, 바보들의 행진. 기타 여러분.
영화화된 작품을 많이 쓰기도 한 사람. 나는 몰랐는데 어젠간 오늘 언론에서는 그 김승옥을 계승할 스타일로 꼽았다는 보도도 나오네요.
요즘 20-30대가 알아보기엔 시간대로 보아 거리가 좀 있는 작가이기는 한데 공중파에선 짤막하게나마 기념 방송이라도 할까?
나는 문학청년이 아니었던지라 그냥 어릴 때 주변에 굴러다니던 작품들을 좀 읽어 보았고 그래 그런지 어떤 느낌만이 남아 있는 작가.
내 20-30대 초반을 함께 보냈던 작가들 중 한 사람. 그냥 추억 속의 한 사람. 여타 작가들처럼.
샘터에 연재했던 '가족'이 차라리 기억에 남는다. 소설이기도 하고 자신의 실시간 현실이기도 했던 그 소설.
마치 어린 시절 추운 새벽 자취방 너머로 들리는 두부 사세요 소리에 이끌려 눈을 뜰 즈음 라디오에서 들려오던 연재 방송의 주제가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어도오...우리 집은 언제나.... 같은 느낌의 소설이었더랬다.
여튼 그렇게 내 추억 속 한 자리를 차지했던 사람이 갔다.
언젠가 나도 또 어떤 이들의 눈엔 그런 모습으로 떠나겠지.
샘터 연재 소설 가족의 한 꼭지 제목은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이다.
유심초의 노래 제목이기도 한데 원래 시의 주인공은 김광섭 시인. 그 운율과 운문 사이에 최인호 씨의 산문이 있다.
본래 운과 산은 그렇게 농과 담의 사이인 것.
혹 그 김광섭 시인의 글, '저녁에'의 원형에 해당하는 사연이 되는 사람들이 있어 시인이 그 어른들을 그려낸 것이라면 사람들은 믿을까?
유심초의 노래
http://www.youtube.com/watch?v=TEBJh5H0coA
암으로 여러 해 투병했다는 기억은 있네요.
죽기 전에
2009년 10월호 <샘터>에 실은 <가족> 마지막 402회 ‘참말로 다시 일어나고 싶다’에서 “갈 수만 있다면 가난이 릴케의 시처럼 위대한 장미꽃이 되는 불쌍한 가난뱅이의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그리고 참말로 다시 일·어·나·고·싶·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출처, 한겨레, http://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604674.html>
참말로 다시 일어나고 싶다.
이 말 들으니 서른 초반에 아마 결핵으로 세상을 떴던 김유정 씨가 생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서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놓았던 글타래가 떠오르네요....참말로 나는 살고 싶다... 이 지독한 병마와.....
채만식 씨도 비슷한 가난과 병마로 세상을 떴죠.
그러고 보니 영화에 뜻을 두고 문학을 떠났던 김승옥 씨도 몇 해 전에 떠났죠.
참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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