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인구총회를 다녀오는 사이, 8월 28일에 국정감사 정책자료가 나왔더군요. 사실 작년에는 이런 자료가 나오는지도 몰랐습니다만. [국회입법조사처 - 국정감사 정책자료]에 가면 쉽게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단점이라고 하면 NARS에서 제공되는 PDF 중 몇몇 종류는 열람 정보를 제공해야하며 오프라인인 상태에서는 열지도 못할 뿐더러, 특정 종류는 Adobe Reader 자체에서 제공하는 캡쳐를 막아놓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스크린샷으로 찍는 것을 막지도 못 하면서 말이죠. 넷시대에 텍스트로 인터넷에 올려서 검색에 잘 걸리게 하질 못할지언정 이렇게 이중삼중으로 막아놓는 이유를 모르겠군요.

전 남이 선점한 의제를 따라가는 것을 싫어하는데다, 모든 언론에서 한꺼번에 다루는 의제에 관심 갖는걸 싫어합니다. 너무 많은 정보가 제공되어 다른 사람보다 앞서 맥락을 잡는게 너무 힘들기 때문입니다. 1차 자료는 수 많은 2차 자료에 묻혀버리고, 1차 자료를 간추리는 2차 자료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협소한 부분에 대한 정밀 분석이 다수입니다. 그 2차 자료를 바탕으로 3차 자료가 2차의 수 배가 나오는데 단시간 내에 검색으로 전체 맥락을 읽는건 거의 불가능하게 되죠. 한 일주일 잡고 그 종류의 정보만 찾아 읽는다면 전체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겠습니다만 일주일이란 시간을 투자하면 그만큼 상황은 진전되어 멀리 가버리구요. 돈 벌어먹는 일이 아니라면 (전문가가 아니라면) 그런 일을 하고 있기는 힘듭니다. 그러하므로 개인적인 원칙상, 의제 전체를 주관적인 맥락으로 남에게 설명할 수 없으면 다루는 것을 유보합니다.

국정 감사 보고서는 이러한 인기 있는 의제를 피해 인기 없지만 중요한 의제들을 공짜로 구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다만 이 의제도 자신이 선택한게 아니라 국회입법조사처가 다뤄준 것이라는 헛점이 있긴 합니다만. 3권의 책/PDF로 이뤄진 목록이나 보고 가죠. 발간사에 의하면 09년부터 <국정감사 정책자료>는 매 년마다 발간되었으며 윗 링크에서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13년 자료는 202개의 중심분석 주제, 276개의 현안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하는군요. 국회 상임위원회를 기준으로 담당 주제들이 분류되어 있습니다. 목록을 보죠.

국정감사 정책자료Ⅰ
◇ 운영위원회 - 국가인권위원회
◇ 법제사법위원회 - 법무부 / 대법원ㆍ법원행정처
◇ 정무위원회 - 국민권익위원회 / 공정거래위원회 / 금융위원회 / 국가보훈처
◇ 기획재정위원회 - 기획재정부 / 국세청 / 한국은행
◇ 외교통일위원회 - 외교부 / 통일부
국정감사 정책자료 Ⅱ
◇ 국방위원회 - 국방부 / 방위사업청 / 병무청
◇ 안전행정위원회 - 안전행정부 / 경찰청 / 소방방재청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 미래창조과학부 / 방송통신위원회 / 원자력안전위원회
◇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 교육부 / 문화체육관광부
◇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 농림축산식품부 / 해양수산부 / 산림청
국정감사 정책자료 Ⅲ
◇ 산업통상자원위원회 - 산업통상자원부 / 중소기업청 / 특허청
◇ 보건복지위원회 - 보건복지부 / 식품의약품안전처
◇ 환경노동위원회 - 고용노동부 / 환경부 / 기상청
◇ 국토교통위원회 - 국토교통부
◇ 여성가족위원회 - 여성가족부

총 478개의 주제를 다루고 있으므로 모든 주제를 정리할 수는 없고, 선관위와 원자력안전위만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합시다. 아, 거기다가 누구도 관심 가질 것 같지 않은 산림청도 끼죠. 그러고보니 선관위와 원안위는 관심이 많겠네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점분석주제>
  1.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
  2. 기초의회선거 선거구제
  3. 당원협의회 제도 개선
  4. 보궐선거제도
  5. 완전국민경선제 도입 논의
  6. 재보궐선거 비용 부담의 문제
  7.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개선
<현안주제>
  1. 당내 경선과 모바일 투표
  2.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
  3. 재외선거제도
  4. 정당 설립요건 완화
  5. 정당 정책연구소 개선
  6. 정책선거 활성화

원자력안전위원회
<현안주제>
  1. 원자력안전기관의 독립성
산림청
<현안주제>
  1. 산불재난관리 정책방향 전환

[현안주제]의 경우 간단하게 설명하는 정도로 끝납니다. 아주 짧은 [1. 원자력안전기관의 독립성]을 발췌합니다.

원자력안전기관의 독립성
□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기관인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원자력안전과 관련된 사안이 발생할 경우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면서 기술적 자문을 수행하는 기능을 함
□ 그러나 최근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업무협조 과정에서 중립성을 지키기 어려울 정도로 종속적이라는 문제가 제기됨
□ 기본적으로 정부기관의 정책적 전문성과 산하기관의 기술적 전문성이 효율적으로 협조하는 체제가 필요하지만, 정부권한과 민간의 전문성이 충돌하지 않도록 상호 업무의 구분을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으며,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안전관련 전문가인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음
□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원자력안전기술원의 독립성확보는 중요한 사안임
○ 특히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예산 중 50%가 원자력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안전관련 검사비 명목으로 확보되고 있으며, 그 액수를 일정시기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협의를 통해 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업자로부터의 독립성 확보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음 - 국정감사 정책자료 Ⅱ.395쪽


[중심분석주제]의 경우, 논의배경-개선방향의 이원 설명부터, 논의배경-양방의 장단-개선방향-외국사례의 사단 설명까지 다양하므로 관심있는 주제라면 읽어볼만 합니다. 주제 설명의 질이 편차가 있는 편이긴 하지만 이렇게 정성스럽고 정보 중심적인 보고서를 공짜로 제공하는 곳은 찾기 힘들다 생각합니다. 전 특히 외국사례를 차근차근 비교하는 것이 맘에 들더군요.


9월에 정기회가 시작되면 국정감사도 껴서 진행될 것인데 미리미리 사안 살펴본 후에 자기가 관심있는 사안 부분에서 상임위가 어떻게 까는지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겠죠. 전 언론기관을 별로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재미 있는 부분만 보여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1차 자료를 찾아 읽으려면 부지런해야 되더군요. 8월 23일에 11회로 끝난 국정원댓글등특별위도 어떤 식으로 끝났는지 그리고 전체적인 연대표를 만들어주는 언론은 보기 힘들더군요. 보고서 결정이 파행으로 끝났고, 민주당에서 따로 결과보고서를 만들어 올렸다는데 전체의 공방이나 흐름을 정리해놓는 곳이 없어요. 아크로도 마찬가지지만요. 각 회차 회의록 분량이 대략 200 ~ 300쪽 정도 되서 읽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전 한국 언론에서 가장 관심있게 다뤄줘야 할 주제 중에 하나가 결산/감사보고서라 생각합니다. 국정감사는 [국정감사보고시스템]에서 2000년부터 확인하실 수 있으며, 예결산보고서는 [예결산정보시스템]에서 1949년 결산보고서부터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무엇을 한다는 말만 무성하지, 무엇이 어떻게 마무리 되었다, 어떤 효과가 있었고 어떤 부분에서는 망했다, 이런게 시원하지 않아서 정부는 끝없는 불신의 나락으로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간단히 예를 들어 4대강 정비사업이 08년부터 시작되었다는데 몇 년 동안 시행되었는지, 매 년마다 정기국회 이전의 국감과, 그 이전의 결산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이런 것에 대해 정리한 곳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입법부에서 예산안을 통과시켜줘야 행정부에서 돈을 쓸 수 있고, 행정부에서 쓴 결산안을 입법부에서 통과시켜줘야 정리가 되는데 무엇을 했는지를 모르겠어요. (다만, 찾아보기 귀찮기 때문에 안 찾아보고 있습니다. 가장 위의 제 원칙에 맞지 않기 때문이죠. 최신 사항도 많은데 옛날 일 정리하는데 시간 쏟는건 돈 받으면서 해야할 일일 겁니다.)

p.s. 국가정보원은 정보위원회에서 담당하게 되어 있는데 국정감사 정책자료에 정보위원회 자체가 빠져있군요. 여기에 대한 자료는 대외비로 빠져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