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정윤근기자가 이석기 사건에 대해 자유주의적 감성에 호소하는 글을 썼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47&aid=0002033449

글에 담겨있는 논지가 아마도 이 사건에 대해 '사상의자유 옹호' 관점에서 접근하는 자유주의적 입장의 핵심 논리일 것 같습니다. 그 논거로 상투적인 '나치 담론'을 동원하고 있구요. 그러나 정윤근기자의 주장은 역사에 무지할 뿐만 아니라,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바보같은 궤변일 뿐입니다.
 

히틀러의 나치가 유태인을 학살하기 전에도 그랬다고 합니다. 그들은 법을 만들어 독일 국민들이 유태인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도록 했습니다. 그들은 독일 국민으로 하여금 유태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관계를 맺는 일을 꺼리게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침묵했습니다.

그러자 나치는 유태인을 넘어 공산주의자와 사회주의자들을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노동운동가와 카톨릭교도와 기독교인도 잡아갔습니다. 사람들은 가까운 이웃이 잡혀가는 모습도 지켜보았습니다. 그럴수록 공포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더욱 더 입을 굳게 다물었습니다. 그때 에밀 구스타프 프리드리히 마틴 니묄러(1892~1984) 신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 내 이웃들이 잡혀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침묵했습니다.
나는 그들이 뭔가 죄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은 내 친구들이 잡혀갔습니다.
그러나 그때도 나는 침묵했습니다.
나는 내 가족들이 더 소중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은 나를 잡으러 왔습니다.
하지만 이미 내 주위에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나를 위해 이야기 해 줄 단 한 사람이…. - <나는 침묵했습니다> 중에서


정은균기자는 이토록 무시무시한 나치가, 요즘의 일베충보다 더 찌질한 놈팽이 몇 놈들이 뮌헨의 맥주홀에서 장난처럼 만든 정당이었다는 걸 모르는 모양입니다. 그랬던 그들이 독일을 집어삼키고 마침내 '민주주의와 사상의 자유' 그 자체를 압살할 수 있었던 배경이 바로 정은균기자같은 무원칙한 자유주의자들의 보호와 바이마르공화국의 무제한적인 '사상과 표현의 자유 허용' 이었다는 역사적 사실도 까맣게 모르는 모양이구요. 

나치를 사상의 자유라는 명분으로 보호하고 침묵하던 자들이 그런 괴물로 성장하게 만들었습니다. 나치들은 자신들의 폭력노선과 인종차별사상과 증오의 선동을 사상과 표현의 자유로써 존중하고 허용해 줄 것을 강변했으며, 그들에게 설득당한 자유주의자들은 단속과 처벌을 반대했습니다. 이 후의 결과는 모두가 다 아는 역사이구요. 절대로 양보해서는 안되는, 인류가 보편적으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원칙과 가치판단마저 배제한 형식논리적인 사상의 자유는 그래서 위험한 것입니다. 

<사상의 자유를 부정하는 사상을 사상의 자유의 이름으로 보호해서는 안된다> 라는 뼈아픈 교훈을 얻기 위해 수천만명이 죽었습니다. 동족을 향한 핵무기의 개발과 절대독재세습왕조를 긍정하는 것도 모자라서, 그들의 성공을 위해 테러를 모의하고 준비하는 자들의 사상과 행동을 과연 사상과 표현의 자유로써 보호해야만 하는 것인지 정은균기자에게 묻고 싶습니다.

정은균기자가 니묄러신부의 글까지 인용하면서 나치와 비교해야할 사람들은 이석기일당의  엄한 처벌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바로 이석기 일당인 것입니다. 정은균기자의 눈에는 누가 진정으로 민주주의와 사상의자유를 보호하려 하고, 누가 파괴하려고 하는 것인지 전혀 안보이는 모양입니다. 정은균기자의 주장은 딱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들먹이며 일베를 변호하던 정신나간 자유주의자들과 쌍둥이입니다. 일베를 반인륜 반사회적 사이트로 규정하며 폐쇄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는 나치같은 사람들로 보인다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황당한 개드립의 연속입니다.

그래서 어쨌다는 것인가요. 제가 보기에 그들은 결코 대한민국 국토의 일부를 점령하지 못합니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국가제도와 기관을 무력화할 어떤 능력도 갖고 있지 못합니다. 그런 계획을 세울 능력도 없을 뿐더러, 설령 계획을 세웠더라도 그것은 시대착오적이고 비현실적인 망상의 결과물일 뿐입니다. 현실성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 1920년대의 나치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들은 뮌헨의 맥주홀에서 현실성 없는 망상같은 주장을 떠들어대는 또라이들일 뿐이었죠. 나치의 교훈에 대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바보같은 주장입니다.


만에 하나 그들이 내란죄상의 국토 참절과 국헌 문란을 결행할 실질적인 계획과 능력을 구비하고 있었다고 밝혀지면 법에 따라 처벌하면 됩니다.

==>그 때는 이미 늦습니다. 수없이 많은 피를 흘려야 할 것이고, 방어에 성공하지 못했을 시 그들이 만든 법이 정은균기자를 체포하려 올 것입니다. 사상과 반인륜적 범죄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자유주의도 아니고 뭣도 아니고 그저 무식한 바보일 뿐입니다.


그런데 딱 하나 귀담아 들어줄 만한 주장은 했네요.

국정원은 주도면밀하기까지 했습니다. 국정원은 그들의 결정적인 '범죄' 현장을 100여일 전에 포착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숨겨둘 이유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내란음모가 그토록 확실했다면 선공을 취하는 게 옳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 사실을 꽁꽁 숨겨 두었다가 자신들이 고양이 앞의 쥐 신세가 되자 뻥 터뜨렸습니다. 참으로 영악하고 교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