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됐으니까 김용판의 영장 만류 요청은 정당하다?

우선 12월 12일은 국정원 직원 김하영의 오피스텔 사무실이 발각된 바로 다음날이기 때문에 영장이 2번 기각된 상태였다는 길벗의 설명은 상식적으로 성립할 수가 없다는 점부터 밝히겠고요.

2012년 12월 12일 권은희가 소명자료가 부족한 편이었다고 생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준비 중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김용판이 권은희에게 영장을 신청하지 말라는 전화를 했고, 이는 이례적이기 때문에 얼마 뒤 외압이라는 의혹으로 발전했죠. 경찰청장은 인사권, 감찰권 등은 가지고 있지만 수사에 개입할 수 없으며, 영장 신청과 같은 수사 내용은 일선의 수사관이 판단할 일입니다.

청문회에서 김용판은 자신의 전화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하기 위해 2013년 1월 초 스마트폰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이 기각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고, 따라서 자신이 2012년 12월 12일 권은희에게 압수수색을 만류하는 전화를 한 것이 결과적으로 정당하지 않았냐고 밝혔습니다. 2013년 1월 검찰의 압수수색 기각 이유는 경찰이 김하영의 하드디스크를 분석했지만 정치 관련 게시글, 댓글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현재까지(2013년 1월 8일) 수사 결과
임의로 제출받은 노트북 등으로 
강제수사를 상당히 진행하였음에도

정치 관련 게시글, 댓글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새롭게 의혹이 제기된 정치-선거 관련 게시글에 대한
추천-반대 행위의 정도로 선거운동이라고 보기 어렵다.

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167257

2012년 12월 12일 권은희가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려고 준비한 시점은 경찰의 12.16 허위발표 이전이고요. 검찰의 압수수색 기각은 12.16 허위발표에 영향을 받은거지, 12월 13일 당시 김용판이 압수수색을 만류해야 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될 수가 없는거죠.

2013년 초 경찰은 한동안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 경찰의 허위발표를 은폐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1월 31일 국정원 직원 김하영이 쓰던 오유 아이디를 구글링해서 단서를 찾은 한겨레 기자의 특종 때문에 사건이 묻히지 않고 여기까지 이어져 온 것이었죠. 한겨레 보도 이후 국정원 직원이 정치관여 글을 썼다는 것이 명백해진 이후에는 검찰은 김하영에 대한 수사를 넘어서 대대적으로 국정원 서버 압수수색까지 벌였습니다.

애초에 경찰이 발표를 대선 이후로 미루거나, 아니면 사실대로 댓글이 발견됐다고 발표했으면 검찰의 태도는 어땠을까요?


2. 권은희 과장이 수사의지가 없었던 것이다?

길벗은 김수미 분석관의 말을 인용하면서 인케이스 프로그램이 없이도 볼 수 있는 자료를 권은희 과장에게 넘겼는데 봉인도 뜯겨지지 않은 상태였고 권은희 과장이 일부러 보지 않았다면서 수사 의지가 없었던 것이라고 썼죠.

과연 그럴까요? 이 논란의 시발점부터 살펴보죠.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경찰청의 디지털 증거분석 결과에 대한 내용을 중간수사 결과 발표까지 (수사팀이) 전혀 몰랐다"고 19일 밝혔다.

그는 "서울청의 디지털 증거 분석 결과를 지난해 12월 18일 반환했다고 했는데, 서울청에서는 인케이스 프로그램이 필요한 결과만 줬을 뿐, 출력물로 된 결과는 반환하지 않았다"면서 "서울청이 12월 27일 인케이스 프로그램을 깔아준 뒤에나 결과보고서 내용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31&aid=0000299351

다음날(12월 17일)부터 디지털증거분석물(분석물) 반환을 둘러싼 서울청과 수서서의 갈등이 본격화됐다. 유아무개 수서서 사이버분석팀장이 이날 수차례 전화를 걸어 서울청에 분석물 반환을 요청했다. 하지만 서울청으로부터는 "반환할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김아무개 서울청 사이버분석팀장은 경찰 감찰에서 "사이버범죄 수사대장에게 보고하자 전일 수사과장이 '일단 봉인하고 외부로 유출하지 말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분석물 반환이 늦어지자 권은희 수서서 수사과장도 나섰다. 권 과장은 이날 오후 김아무개 서울청 수사2계장에게 전화해 "증거물 분석이 종료됐는데도 왜 분석물을 반환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 계장이 이렇게 답변했다.

"증거분석물을 반환하면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발생하고, 수사기록에 편철하면 (자료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30819161506146

12.16 허위발표 당시 권은희 과장은 디지털 증거분석 결과를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서울경찰청의 지시에 따라 수사결과를 발표했고, 발표 이후에 증거분석물을 반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디지털증거분석팀, 서울경찰청은 온갖 핑계를 대면서 대선 전날인 12월 18일 오후 7시까지 미뤘습니다. 더구나 가뜩이나 늦게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여직원의 하드디스크를 이미징(복사)한 파일이 들어있는 하드디스크는 인케이스 프로그램이 없으면 볼 수 없는 상태였죠. 

이 점은 길벗의 글과 달리 디지털증거분석팀의 김수미 분석관도 인정했지만, 김수미 분석관은 인케이스 프로그램 없이도 볼 수 있는 하드디스크 자료도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저희가 18일, 19일 이틀에 걸쳐 수서경찰서에 넘긴 자료는 하드디스크 3점과 CD 1장입니다. 하드디스크 3점 중 2점은 국정원 직원의 이미지가 들어 있는 하드디스크이고, 나머지 1점은 지난 3개월간의 문서 파일과 복원된 텍스트 파일, 인터넷 접속 기록, 아이디 닉네임 등이 들어 있는 하드디스크인데 이것은 일체 인케이스 프로그램이 없이도 열어 볼 수 있는 자료들입니다.” 라고 김 분석관은 설명했다. 

이어서 그녀는 “그리고 인케이스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확인을 못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저희가 22일 수서서에 갔을 때는, 인케이스 프로그램으로 볼 수 있는 이미지 파일 2점은 저희가 보낸 봉인 상태 그대로 뜯어보지도 않은 채 그대로 있었습니다.” 라고 말하면서 “저는 그 부분에 대해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고 싶습니다.” 라고 밝혔다.

http://www.storyk.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67

봉인됐다는 하드디스크 2점은 인케이스 프로그램 없이는 열람할 수 없기 때문에 봉인이 그대로 있다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나머지 문서 파일(엑셀)로 된 하드디스크는 인케이스가 없어도 되니까 수사 지연이 아닐까요? 아래는 권은희 전 과장의 이에 대한 반론입니다.

그는 앞서 건네받은 일부 분석 결과 파일 중에는 '인케이스 프로그램 없이도 볼 수 있는 엑셀 축출본이 있었다'는 김수미 서울경찰청 분석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엑셀 자료를 봤는데, 저희(가 필요한) 수사 자료는 증거 접속 형태 그대로에 정보의 가치가 있다"면서 "그런데 엑셀 자료는 발췌된 부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볼 수 없었다는 것은) 증거자료 그 자체를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http://www.vop.co.kr/A00000668879.html

권은희 과장은 엑셀 파일은 발췌본에 불과하기 때문에 증거가 될 수 없었다는 입장이었죠. 문서 파일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증거자료가 될 수 없습니다. 하드디스크를 이미징한 파일만 법적 구속력이 있는데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디지털증거분석팀은 권은희 과장으로 하여금 대선 전에는 제대로 된 증거자료를 볼 수 없게 한 것이죠.

더구나 그 엑셀 파일 조차도 나중에 알고 보니 여러 내용이 누락된 상태였습니다.(증거은폐와 관련된 CCTV영상이 많이 공개되긴 했는데 하드디스크 분석 결과 발견된 댓글에 대한 영상 내용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국정원 직원 김하영씨로 의심되는 닉네임 '숲속의 참치'가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접속해 '저는 이번 선거에 박근혜 찍습니다'라는 글을 열람했다는 내용을 누락한 것이다.

서울청 분석관실 CCTV에도 '숲속의 참치'는 등장한다. 한 분석관이 "'숲속의 참치' 글이 중간에 있는데 이러면 댓글 아닌가?"라고 묻자 다른 분석관이 "이거 댓글 맞다"고 답했다.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30819161506146


3. 검찰은 CCTV 짜깁기해서 엉터리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선일보는 청문회에 맞춰 자체적으로 검찰 CCTV를 분석한 결과 검찰 보고서와 다르다는 기사를 냈습니다. 새누리당 의원도 이에 맞춰 청문회에서 검찰의 CCTV 분석은 엉터리라고 주장했습니다. 수십시간짜리 CCTV에 비하면 상당히 지엽적인 부분에 불과하지만 조선일보는 댓글을 발견했음을 의미하는 "GOT IT"이라는 말을 CCTV에서 찾을 수가 없었고, 검찰이 "쓸데없는 것들, 갈아버려"를 "이 문서 했던 것들, 다 갈아버려"로 왜곡했다고 했죠.

검찰은 즉각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서 반박을 했고, 조선일보는 검찰의 반박을 일부 수용하면서 정정보도를 냈습니다.

<조선일보>는 이날자 2면 하단에 '바로잡습니다'를 통해 "19일자 A1·10면 '검찰, 국정원 댓글 관련 경찰 CCTV 녹취록 일부 왜곡' 기사에서 '오, 오. Got it'이라는 발언을 해당 동영상에서 찾을 수 없었다고 보도했으나, 검찰이 다른 동영상에 해당 발언이 있다고 밝혀왔기에 바로잡습니다"라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19일 <조선일보> 보도후 장문의 해명자료를 통해 <조선일보> 보도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정정보도를 요구했으나, <조선>은 이날 "오, 오. Got it"이라는 발언 내용이 있었다는 대목에 대해서만 오보를 시인해 향후 검찰의 대응이 주목된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102530

더구나 조선일보가 "쓸데없는 것들"이라고 하는 부분을 저속재생을 하면 "문서 했던 것들"이 맞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국정원 대선개입 국정조사에서 새누리당이 검찰의 수사내용과 CCTV음성 내용을 왜곡 조작해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공소장에는 경찰 분석관들이 '이 문서 했던 것들, 다 갈아버려'라고 말한 부분이 있는데 김의원은 경찰의 증거인멸행위로 의심되는 이 부분을 문제삼았다.

김 의원은 "분석관의 말 가운데 '다 갈아버려'에는 '쓸데없는 것들'이라는 한 단어가 빠졌다"며 검찰이 대화 내용을 왜곡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뉴스토마토'의 분석 결과 CCTV에 녹음된 대화는 검찰 공소장 내용과 일치했다.

'뉴스토마토'는 김진태 의원이 공개한 영상 음성에서 잡음을 제거하고 저속으로 재생했다.

그결과 분석관의 말은 '이 문서, 했던 것들 다 갈아버려'라는 것으로 명확했다.

김 의원의 주장처럼 '쓸데없는'이라고 들린다면 잡음과 분석관의 숨소리로 인한 착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http://media.daum.net/politics/all/newsview?newsid=201308171638057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