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의 묘한 특징 중 하나는 좋아하는 후보에 대한 호감벡터보다 싫어하는 후보에 대한 증오벡터가
훨씬 크다는 겁니다. 우리 아크로만 해도,   나는 이 후보가 좋다, 이런 정치 세력이 좋다 - 라는 이야기보다
저 후보가 죽일 놈이다,  OO빠를 몰아내자, OO주의자를 척살하자 가 대부분이죠.
대표적인 화두는 노빠 박멸이고요. 우리편 자랑보다는 남 욕이 더 찰지고 재미있습니다.  저 역시 그러하고요.
이건 배우고 못배우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많이 알고, 배운 사람들이 남 욕, 증오, 더 많이 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유권자는 내가 싫어하는 후보와 적극적으로 대척하는 후보를 지지합니다.
빨갱이 몰아내기 위해서 박근혜 찍어야 한다, 이게 더 먹히지, 복지국가 완성에 박근혜가 제격이다. 
.... 이거 효과없습니다. 박근혜 안되면 다시 노빠 설친다, 종북주의자 설치는 세상 다시 볼래 ?
이렇게 약을 쳐야 효과적입니다. 국정원 인터넷 댓글의 워딩이 이런 현상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내가 증오하는 족속을 없애주는데 가장 효과적인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어떤 나라보다
강한 것이 우리네 선거정서입니다. 결국 이는 효과적인 네가티브 전략으로 귀결됩니다.
  

안철수쪽에서는 점잖게 무당파, 종북주의자 논란에 지친 사람들, 노빠에 환멸가진 사람들을 규합하여
새로운 온건보수, 중산층 세력으로 엮어내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때 이런 전략은
한국적 정서에서 전혀 유효하지 않을 듯 합니다.  예를 들어
 

(1) 우리가 민주국가로 발전하려면  모든 지역 차별은 없어져야 한다.
(2) 지역차별적 발언을 일삼는 OOO의원은 당장 사퇴하고 OO인들에게 사죄해라.


(1)번은 이해의 영역이고 (2)번은 실행의 영역이죠. (1)번은 대중의 귀에 들리지 않습니다.
안철수 쪽에서는 (1)번이 더 많은 중간층 세력을 규합하는데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마 최장집이 나간 이유도 이런 이유에서이지 싶습니다.
이념화, 노동과 같이 거북한 말로 인해서 잃는 표가 그것으로부터 얻는 표보다 많다라고 생각해서 일겁니다.
양심세력, 무당파, 중산층, 온건파, 비이념파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을 묶기 위해서는 bond, 강력한 뽄드가
필요하죠. 그것은 부정의 이념입니다. 한데, 그것을 위해서 안캠프에서 내 놓는 것은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항상 양비론으로 무이념층을 조금씩 더 생산하여 중간에 모으려고 하는데요,  이거 별 효과 없을 겁니다.
투표라는 것이 매우 적극적인 행동이기 때문이 이런 무이념층은 한국적 투표과정에 잘 참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모이기는 하지만 <표>로 묶여지기가 매우 힘들죠. 뽄드중 가장 강력한 것은 증오에 기초한 이념이죠. (e.g., 히틀러)

     
모르겠습니다, 안철수식 새정치가 새로운 비이념파, 무당파, 보수-진보 대립구도 혐오세력이 묶인
새로운 계층을 탄생시킬지는 모르지만, 일본의 사례, 일베의 등장을 통해서 볼 때 이것은 어렵지 싶습니다.
지역차별적 모욕발언이 엄연히 돌아다니고 이런 말을 국회의원(김무성, 허태열)들이 잔략으로 즐겨쓰는 한
안철수의 계층결집 공학은 공상적 사회주의와 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선거는 내가 죽도록 싫어하는 사람(또는 세력)이 몰락하기는 바라는 과정이기 때문이죠.
부정의 부정을 극대화하는 심리적 과정이 변화하지 않는한,  안캠프의 전략은 현실에서 동작하기 힘들지 싶습니다.
주위 사람들의 행동모토는 이거죠.
<우리편 잘 되는 것 보다,  미워하는 놈 졸딱, 망하는 것이 훨씬 즐겁고 가치있다.>

요약: 안철수는 세력을 <모을 수>는 있지만 <붙일 수>는 없다.

(참고: 저는 정치 평론자 수준에는 한참 떨어집니다.  중산층의 생활정치 소감 정도로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