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철도원]이라는 일본영화가 개봉한 적이 있습니다. 이 영화의 원작자가 아사다 지로입니다. [철도원]은 [은빛 비]라는 제목의 단편집에 들어 있던 것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아사다 지로는 [프리즌호텔] 시리즈 4권도 썼습니다. [태양의 유산]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칼에 지다]는 2권짜리 소설인데, 신선조와 관련된 이야기를 대화체 소설로 썼습니다. 재미나는 소설을 많이 썼는데, 저는 오늘 [창궁의 묘성]이라는 4권짜리 소설을 읽었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이춘운이라는 환관입니다. 가난해서 동네의 똥을 주워다가 팔고 간신히 먹고 살던 소년이 백태태의 예언을 듣고 스스로 거세합니다. 그리고는 청나라 황궁으로 들어가서 10여년간 환관 노릇을 합니다. 이 때는 서태후가 청나라를 다스리던 시대의 끝입니다. 40년간 청나라를 돌보던 서태후에게는 남모를 고충이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온갖 드라마가 벌어집니다....

 

저는 전에 고양 선생이 쓴 [대하장강大河長江] 시리즈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아편전쟁이 일어나서 함풍제가 열하로 도망을 갑니다. 북경에 남은 공왕(황제의 형)은 화친조약을 맺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그러다가 함풍제가 열하에서 젊은 나이로 죽으면서 서태후가 정치를 관여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수렴청정을 하다가 나중에는 청정을 하지요. 아사다 지로의 [창궁의 묘성]은 [대하장강]의 뒷 부분에 해당합니다.

 

중국의 역사와 거기에 얽힌 온갖 이야기를 읽으면 참 재미있습니다. 온갖 인물이 등장하고, 갖가지 기이한 일들이 일어나지요. 여기에 중국인 특유의 뻥이 개입하여, 안타까우면서도 신나는 기괴한 이야기들을 엮어 냅니다.

 

무협소설로 유명안 김용이 케임브리지 대학 박사과정에 들어갔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뒤에 중국의 역사를 소설로 써 보겠다는 포부를 본 적이 있습니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무척 기대가 됩니다.

 

아사다 지로는 12년간 [창궁의 묘성]을 썼다고 합니다. 그만한 작가에게도 어려운 글쓰기였던 모양입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황마괘'를 '노란색 동의'라는 식으로 번역한 부분입니다. 김용의 무협소설 [녹정기]에서 위소보가 공로를 세워서 입었던 황마괘가 저렇게 번역되니 아쉽더군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