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세금 인상에 대해서 왈가왈부중이다. 보아하니 아크로의 대부분이 증세에 찬성을 하고 있는 데, 이들의 스펙트럼을 보면 물론 대부분 좌파나 사민주의 사상을 가진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대놓고 보수인 사람들도 많다. 난 사실 이게 좀 이해가 안된다. 기본적으로 각자의 논리가 분명히 다를텐데 왜 서로 잘했다고 찬성하는지 그 입장들이 불분명 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차칸노르님의 (댓)글은 보지 못했는데, 평소에 차칸노르님의 일관성있는 자유주의자의 입장으로 봐서는 그리 찬성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내 개인적으로는 시간이 너무 없어서 일일이 다 글을 읽지 못한 점, 댓글들도 제대로 소화를 못한 점이 있어서 약간 섯부른 판단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글을 적겠다. 개개인들의 생각에 대해서 다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점을 용서해달라는 뜻이다.

복지를 하기 위해서 증세를 한다고 한다? 난 좀 이게 의아스럽다. 대한민국의 재정 건정성이 그리 나빳나? 나는 솔직히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공기업들의 채무를 고려하면 상당히 높아질 수도 있지만) GDP대비 국가 채무를 보면 OECD 국가의 평균과 비교해봐도 실은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다. (데이터 제시는 시간상 패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나중에 삽입하겠음)

즉, 무슨 말이냐하면 (복지를 위한) 재정 지출을 늘리기 위해서라면 세금을 먼저 올릴 이유가 전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번 정부의 경제 정책 브레인들이 신자유주의자들이 절대 대세임을 감안하면 난 더더욱이나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거시경제학의 성장과 세금에 관련된 이론에서 꽤나 유명한 이론이 하나 있는데, 리카르디안 등가(Ricardian Equivalence)라는 것이 있다. 미래에 걷어들일 세금의 총 cash flow의 현재 값 (Discounted Expected Sum of the Future Taxes)만 같다면 어떤 식으로 걷던지 경제 성장율에 주는 영향이 전혀 없다는 말이다.

다시 예를 들자면, 편의상 이자율을 0이라 치고 앞으로 3년간 세금을 300을 걷어야 하는 상황이 오면, 각 해에

a. 100 + 100 + 100
b. 50 + 200 + 50
c. 200 + 100 + 0
d. 0 + 100 + 200

등등등이 있다고 치자. 이때, a, b, c, d 또는 그 이외의 생각할 수 있는 그 어떤 비슷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자율이 0인 상태에서는) 총 합만 300만 맞추면 그 경제 자체에 주는 영향이 어떤 방법을 쓰던 간에 매한가지라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복지 정책을 쓰면 그 자체로 (유형이던 무형이던) 소득 증대효과가 중장기적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아주 쉬운 예를 들면 미취학 아동에 대한 복지 시설이 늘어나면, 여성인력들의 사회활동에 대한 참여가 더 늘어나서 그 재정지출보다 큰 플러스 효과가 (최소한 지금까지 사회적 인프라가 부족한) 한국에서는 나타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 이외에도 여러가지 예가 있겠지만 논점이 아니니 일단 패스. 하여간 그렇다면 그 이후에 늘어난 소득증가로 인한 세수 증가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지금 세율을 증가 시킬 필요가 기본적으로 없을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런데, 반대로 복지 정책이 국민 소득 증대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가정을 해보자. 그렇다면 복지를 할려면 세수 증가를 시켜야하는 것은 맞겠다. 그렇다고 해도 복지 정책은 아직 제대로 논의되거나 실행되는 입법안이 없는데, 와락~ 증세부터 선도적으로 해야하나? 그것을 지금처럼 경기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아서 고심하고 있는 이 정부가 할 일인가? 잘못하면 경기가 죽어버리지나 않을까해서 중앙은행 금리도 섯불리 못 올리고 있는 이 정부가? 이거 너무 모순이지 않은가.

다시 저 리카르디안 등가의 법칙으로 돌아가보자. 내가 앞으로의 경기를 걱정하는 보수라면, 특히나 신자유주의자라면, 나는 절대로 지금의 증세에 찬성할 수 없다. 일단 자기 말을 지키기 위해서 복지를 하겠다라고 대통령이 결정했다면, 좋다 그래 복지 먼저 하시라. 예산 집행 먼저 하란 말이다. 그리고 후에 경기가 살아나는 것이 보이거나 정상적으로 돌아오면 그때 가서 증세를 할 지 말지 결정하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왜냐하면 나같은 사람의 주장이 사실일 수도 있으니깐. 즉, 복지를 해서 후에 소득이 늘어나니 증세를 안해도 세금이 더 걷힐 수도 있을 지도 모르니깐. 만약에 나같은 사람의 주장이 틀려서, 즉 복지의 결과로 소득 증대효과가 없어서 재정지출의 압박이 있다고 해도 어짜피 리카르디안 등가에 의하면 그때가서 나중에 증세 해도 늦지 않게 되는 것이다. 원칙주의자이신 박근혜 대통령이시니깐 나중에 올리기로 약속하고 도장 찍어놓으면 믿어야하지 않을까. 특히나 그대가 박근혜 지지자라면 말이다. 또, 특히나 그렇게 경기가 좋아질 때 증세를 하는 것이 조세저항을 줄이는데에 훨씬 더 효과가 크다.

약간의 적자 재정 충분히 괜찮다. 마침 아주 얼마전에 정부의 부채가 GDP의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국가 경제의 성장이 더뎌진다는 Reinhart and Rogoff (2010, American Economic Review)의 논문이 엑셀 프로그램을 잘못 짜서 발행한 해프닝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게 무슨 말이냐하면,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국가 재정 적자가 크다고 해서 경제 성장에 지장을 준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말이다. 앞에서 이야기한데로 한국의 부채율은 다른 OECD국가에 비해서 괜찮은 수준이다. 게다가 적자 재정을 마냥 크게 하라는 소리도 아니다. 일시적으로 (특히 지금같이 어려운 때에)좀 하다가 다시 경기가 좋아지면 그때가서 메꾸라는 것이다. 그 편이 조세 저항도 적을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난 기본적으로 신자유주의 스펙트럼을 가진 이번 정부의 증세에 대해서 사실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두번째로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나같은 사민주의자 - 개인적으로 사민주의에 대한 이해의 폭이 그리 높지 않지만 정치 스펙트럼 테스트를 해보니 피노키오님이나 흐강님같은 사민주의자와 거의 비슷한 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나 개인적으로는 사민주의자에 속한다고 본다 - 의 입장에서도 보면 일단 증세할 필요가 별로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가지 부류, 사민주의자면서 복지 재정지출 자체가 미래의 소득 증대 효과가 없거나, 또는 있어도 크게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세율인상에 찬성한다면 일관성은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금부터 "먼저" 올리고 시작하는 것은 여전히 고개가 갸우뚱이다. 왠지 이번 정부가 세금을 올리는 꿍꿍이는 복지를 할려기보다는 다른 생각이 있어서가 그런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불안할 뿐이다.

내가 대통령이라면 이렇게 말하겠다. 앞으로 XXX, YYY, ZZZ등등의 복지 정책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일단 재정 적자 하겠습니다. 그런데 2-3년 후에 경기가 회복이 된다면 그때가서 증세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수의 확대로 재정 건정성이 높으면 증세 안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 때 어쩔 수 없이 증세를 할 때 약속 이행을 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이해해 주세요라고 홍보를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당신이 박근혜 정권을 지지한다면 마찬가지로 이렇게 생각해야지 일관성이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