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욕망지기님의 글에 한그루님, 피노키오님, 차칸노르님등등이 박근혜의 정치력에 대해서 토론을 벌이셨네요. 댓글을 쓰다가 나름 흥미롭게 관전한 소감을 본 글로 뽑아서 말씀드립니다. 딱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결국 정치는 축구랑 똑같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정치력이라는 낱말이 가지는 주관성에 비춰보면 딱 그것밖에 할 말이 없는 것 같아요.

먼저 이 이후의 글을 논하기 이전에 한가지 짚고 들어가고 싶은 것은 현대 정치의 정당정치적 배경을 생각하자면, 어떤 세력의 우두머리의 정치력이란 혼자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당의 정치력의 상대적 의미일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박근혜의 정치력이란 민주당의 정치력을 100으로 놓고난 후에 계산될 수 있는 상대적인 점수라는 말이지요. 일단 현 시점에서는 150쯤 줘도 될 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좀 더 길게 봐야 되지 않을까라는 의미에서 글을 씁니다. 과거, 현재, 미래를 동적으로 살펴보자는 말씀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정치력이란 중간 과정이 어떻게 되든 상관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결국 딱 두가지 지표로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데,

1. 선거에서 승리했거나
2. 최근 지지율이 높거나

이런 것으로 결정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롱페스를 위주로 하던, 압박축구를 기본으로하는 짧은 패스를 위주로 공격하던간에 상관없이 일단 골만 넣으면 된다는 말씀. 그러니깐 어찌보면 죄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인 것 같다는 것이죠.

이 부분이 시즌중에 아주 많은 경기를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야구랑 비교해서 한경기당 체력소모가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경기를 통해서 우승자가 판가름나는 축구의 차이점이겠죠. 같은 두 팀이 경기를 한다고 해도 야구는 한 시즌에만 해도 거의 20회가 육박하는 경기를 통한 객관화된 상대 전적이 분석(=정치력 분석)이 가능하지만, 축구는 같은 팀끼리 경기는 몇번 할 수 없죠. 그러니 객관화된 상대전력 분석(정치력분석)이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하는....

그러니깐 축구 경기에서 어쩌다가 A팀이 B팀을 이겼다면, A팀이 이긴 이유를 수십가지 이유를 놓고 분석을 할 수 있을테지만, 그 반대 이유 또한 B팀이 진 수십가지 이유에 기반해있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입장에서 본다면 기본적으로 박근혜의 정치력은 친노의 무능에서 기인한다고 본다는 한그루님의 주장에 (최소한 지금까지는) 동의하는 마음입니다.

자, 박근혜가 정치력이 빛난 사건을 뒤돌아 보고서 생각해 볼까요. 아래에 토론하신 분들이 한가지 간과하고 계신 것이 있는 것이 구한나라당 포함 새누리당 전체의 정치력를 박근혜의 정치력으로 "완전치환"하고 있다는 점에서 찾고 싶습니다.

박근혜가 천막 당사를 통해서 무너져가는 한나라당을 살린 것이 거의 첫번째 정치력의 발휘라고 보여집니다. 그런데, 그 이후를 보면 사실 박근혜가 맨날 정국을 주도한 것이 아니잖아요. 결국 중간에는 이명박한테 밀려났고 친박은 오랫동안 개쪽이 났으니 박근혜의 정치력이 사실 그리 대단하다고 보여지지는 않습니다. 죽쒀서 개준 꼴이니깐요. 그러다가 박근혜가 다시 등장한 것은 결국 지난 총선과 이번 대선때였다고 봅니다. 지방 선거때와 그 이후 보궐선거 때까지만 봐도 여권이 정권을 다시 잡으리라고 생각할 분위기는 아니였죠. (사실 총선 직전까지도 그 분위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

결국 최근 두번의 선거에서 승리한 것이 실은 지금까지의 박근혜의 정치력의 전부라고 보여진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그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친노의 무능으로 밖에 생각이 안됩니다. 물론 새누리당 시스템이 민주당 시스템보다 낫다라는 피노키오님의 지적에 백번 동감하고 그것을 만든 사람중에 주축이 박근혜가 아닌가라는 것에도 동의가 가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것은 현대축구의 관전평과 마찬가지인 결과론적인 해석중의 일부가 아닌가라는 생각입니다.

박근혜가 압박 축구를 했었어도, 롱페스 위주의 경기를 했었어도 그냥 무조건 이기는 경기였잖습니까. 왜냐하면 민주당 스트라이커가 자기 분을 못이겨서 상대수비수를 걷어차고 일찌감치 퇴장당해버렸기 때문이니깐요.

물론 상대방의 실력을 인정하고 분석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차칸노르님의 주장에 절대 동의는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취임초반의 박근혜의 정치력은 아직까지는 수준급이었다고 봅니다. 특히나 국정원 사건을 NLL로 덮어버리는 것을 보자면, 이거 가증스럽지만 진짜 대단하다고 인정해줘야겠죠. (사실 걸려든 문재인이 지못미였다는 말이 더 타당하다고 보지만...)

하지만, feed님의 표현대로 10이면 10을 날로 먹을려는 박근혜가 과연 앞으로 이 정도의 수작질(?)로 이 이후의 정국을 주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면, 저는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지금까지는 실은 민주당과의 상대적인 전투에서 승리한 새누리당의 수장으로서의 입지가 강했지만, 앞으로는 행정부 수장이라는 입장에서의 국민들의 먹고살기 경기를 하는 입장이 점점 더 중요해지기 시작하니깐요.

특히나 대선때 우리가 목격한 가공할만한 수준의 지적수준과 인사에서 들어난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이라는 것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아집을 보고 있노라면 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나라가 걱정될 뿐입니다. 게다가 이번 인사는 뭐... 쩝 (오해없으시길 박근혜가 망하길 기원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사실 박근혜가 성공해야지 대한민국에 좋은 것 아니겠습니까.) 

경제민주화를 한마디로 날려보내는 것을 보니 일단 이 정부의 개혁의지는 없다는 것을 국민들을 확인을 했습니다. 경제민주화라는 것은 사실 시대적 요구임을 누구나 다 잘압니다. 국민들은 그만큼 불만이 커져있어요. 특히나 경제적으로.... 하지만, 앞으로 터져나올 불만들에 대해서 지금처럼 민주당을 대하듯이 (한구루님 표현대로) 기믹한 정치적 대처만 한다면 이 거품도 조만간 꺼질 수 밖에 없다라는 것에 제 생각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바보는 아니니깐요. 이것이 저 아래 어딘가 댓글에 앞으로 1년 이후를 보고 평가하자는 제 의견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