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본인만 알고 아무도 모르는 3대 미스테리라는 이야기가 있죠

먼저 안철수의 새정치는 이미 작년에 비판할만큼 비판했으니 비판의 목적으로 또 언급하기는 좀 그래요

안철수 이야기만 나와도 그냥 혐오에 가까운 짜증이 나서 여기서는 안 할께요

김정은의 속마음이야 지 애비인 김정일의 정치력에도 못 미치는 허당이라는 것이 이번에 제대로 드러났으니 차라리 김정은보다는 북한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장성택의 속마음이 더 궁금할 정도죠

그런데 전 박근혜의 창조경제는 정말 모르겠어요

더 직접적으로 말하면 저는 김정은의 속마음보다 안철수의 새정치보다 박근혜의 창조경제보다 박근혜의 속마음이 더 궁금해요

먼저 박근혜의 창조경제부터 말해볼까요?



정말 전 박근혜의 창조경제가 도대체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그게 궁금해요

지금 보면 박근혜가 박근혜 정부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삼은 창조경제의 첫 구상이 무엇이었는지조차 사람들은 잘 몰라요

창조경제 이건 정말 어디서 들어본 것도 같은 거예요

문국현도 2007년에 창조한국당을 만들어 대선에 진짜경제와 가짜경제로 이명박과 정면대결했을 때도 창조경제 비스무리한 말을 했던 것 같기도 하구요

정동영이 2007년 기존의 집권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을 해체시키고 새롭게 만든 신당의 당명도 처음에는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이었으니까요

그러고보면 박근혜가 말하는 미래창조경제라는 개념은 2007년에 창조경제를 말했던 문국현이나 2007년에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을 만들어 대선후보가 된 정동영에게 물어보는 게 더 빠르겠다 싶기도 해요


이건 그냥 트랜드 같아요

1993년에 신경제를 내세웠던 김영삼 정부가 조어와는 달리 실질적으로 추진한 경제정책들은 실명제와 같은 정치적 결단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의 각종 시장들을 다 개방하면서 종금사 등에서 흥청망청 외국 달러자본을 단기차입금으로 들여올 수 있게 만든 것과 유능한 경제관료를 과로사시키면서까지 임기내에 추진한 OECD 가입이 고작이었으니까요

아마 비슷한 시기에 이건희도 1993년에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에서 김영삼 정부의 신경제와 비슷한 신경영 선언이라는 것을 내세우면서 박근혜의 창조경제와 비슷한 말을 쏟아낸 기억도 있어요

이런건 이명박 정부가 삽질경제 혹은 토목경제라는 부를 수 있는 4대강 살리기와 같은 SOC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이명박 정부 스스로는 처음 내세웠던 지식경제와도 비교가 될 수 있겠죠

이명박 정부도 융합과 창조의 개념을 내세워 기존의 산자부를 중심으로 타부처의 기능을 대폭 이관해 산자부를 확대개편한 이명박 정부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지식경제부를 만들었어요

독임제 부처였던 정통부를 없애고 기존의 방송위와 통합해서 만든 최시중의 합의제 위원회인 방통위도 융합과 창조라는 개념을 가지고 만든 거였으니까요


이명박 정부가 그리했으니 박근혜 정부도 박근혜 정부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미래창조과학부를 만들어서 이명박이 지식경제를 내세운 것처럼 창조경제를 충분히 내세울 수 있죠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2008년에 지식경제기반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당시 트랜드를 따라 지식경제를 내세우긴 했지만 현실은 바지사장 한승수 총리를 내세워서 고작해야 지식경제부를 통해 자원외교를 하는 것에 그쳤어요

이명박 정부가 지식경제부를 내세워 2008년에 한거는 정말 자원외교가 다였어요


그나마도 2008년 이후에는 그 자원외교도 당내 이미지도 별로 안 좋아서 해외에 외유도 할겸 겸사겸사 내세울만한 치적이나 일거리가 필요한 상왕 이상득과 박영준의 몫이었지 지식경제부 장관은 정작 자원외교와 관련해서는 그냥 찬밥신세였으니까요

결국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에 야심차게 내세웠던 지식경제는 슬며시 들어가고 지식경제부라는 이상한 명칭을 가진 부처만 남았어요

그런데 지식경제부가 하는 일은 기존의 산자부와 별다른 차이도 없어서 왜 이름이 지식경제부인지도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죠


그러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에 광우병 촛불시위로 인해 대운하 공약도 좌초되면서 국정철학을 슬그머니 지식경제에서 녹색성장으로 바꿨어요

국정철학이 이명박 정부만큼 자주 바꾼 정권도 없었을 거예요

그러면서 대운하는 4대강 살리기라는 멋진 조어 덕분에 SOC 사업은 정권이 끝나기 전까지 5년간 계속 할 수 있었구요


어쩐지 유투브와 같은 UCC와 트위터와 같은 SNS가 생각나게 되는 지식경제보다는 녹색성장이 이명박 정부가 새롭게 내세운 국정철학을 이해하기 훨씬 더 쉽기도 했어요 

지식경제 하면 전 이상하게 각 사업을 마구마구 먹어치우는 포식자로 인터넷에 군림하는 甲 오브 甲 슈퍼甲인 괴물 네이버의 지식IN이 생각나서 아직도 별로지만요

그러다 이명박 정부가 2008년 총선이후 대운하 좌초에 이어 이명박 정부가 국정핵심과제로 추진했던 세종시 수정안마저 좌초되고 임태희를 청와대로 불러 새롭게 내세운 국정철학이 공정사회였어요

이것도 따지고 보면 5공 전두환 정부에서 내세운 정의사회구현과 별다른 차이는 없어요

그리고 이명박 정부는 녹색성장과 공정사회를 이명박 정부 국정철학의 양대 축으로 삼아 마지막까지 끌고갔죠


아마 제가 추측해본 박근혜 정부의 초기구상은 아마 이랬을 것 같아요

2003년 대검중수부장 시절 정계를 수사하면서 국민검사로 추앙받던 안대희는 정치개혁의 아이콘으로 키워 국회와 새누리당을 포함하는 안대희의 정치개혁과정을 통해 새누리당의 차기주자로 내세울 생각이었을 것 같구요

김대중 대통령을 만들어낸 동교동계 인물인 한광옥을 내세워 김대중 대통령이 1998년 집권 초기 추진한 동진정책과 반대되는 서진정책을 통해 호남과의 화해를 만들 생각이었을 것 같고

경제민주화의 상징인 김종인은 공정경제의 아이콘으로 만들어서 불공정한 甲乙사회를 바로잡으려고 했을 것 같고


재정경제는 최소 강만수급은 넘는 김광두 같은 인물을 통해 힘있게 추진하려고 했을 것 같고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는 안철수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김종훈을 전격 영입해 정치개혁으로는 안대희, 창조경제로는 김종훈을 경쟁시켜 차기 새누리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만들 생각이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이건 노무현 정부의 강금실, 진대제 영입이나 이명박 정부의 정운찬 영입과 비슷한 과정으로 보여요

이명박 정부에서 안철수를 깜짝 총리로 발탁하려다가 실패하고 대신 비슷한 나이대인 김태호를 영입했다는 건 맥아피 인수거절 수준의 안철수 특유의 자가발전식 거짓말일테지만

만약 그게 정말 사실이라면 이명박 정부도 국무총리로 입각하기 전까진 꽤 이미지가 괜찮은 케인지언인 재정경제학자 정운찬에 지식경제 이미지에 맞는 안철수에 정치개혁과 세대교체 이미지에 맞는 김태호까지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쓴 것일테니까요


그런데 정치 몰라요

박근혜의 초기구상이 다 어그러졌죠

경제민주화의 상징이었던 김종인은 박근혜가 공정경제의 아이콘으로 내세워서 집권하면 인수위 시절부터 인수위원장에 중용할 생각이었을텐데 그 꼬장꼬장한 성격이 결국 박근혜와 계속되는 트러블을 만들어냈고 김종인이 그때마다 하는 언론사 인터뷰와 공개발언은 박근혜를 충분히 화나게 했죠

치열한 대선과정 와중에서 제5열에 가까운 김종인의 몽니는 박근혜로 하여금 김종인은 예측불가하고 컨트롤이 불가능한 위험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기엔 충분했으니까요

김종인은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재벌개혁에 있다고 봤으니 거기까지는 나가지 말라면서 김종인에게 너무 나갔다는 사인을 걸며 김종인을 제어하려고 생각했던 박근혜와는 기존순환출자해소문제를 가지고 대선막판에 김종인 박근혜 불화설부터 시작해서 김종인 박근혜 결별설까지 끊임없이 박근혜를 괴롭히는 아킬레스건이 되었을거고


이렇게 김종인 하나로도 골치가 아팠던 박근혜 입장에서 그나마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안대희는 뜬금없이 지역갈등해소와 지역화합이라는 명분으로 박근혜가 야심차게 영입한 한광옥을 향해 자신이 과거 검사시절 직접 구속시켰던 박근혜의 한광옥 영입은 정치개혁에 역행하는 거라면서 안 그래도 김종인의 몽니에 사사건건 발목잡힌다고 생각하는 박근혜에게 나와 한광옥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서 직격탄을 날렸죠

김종인도 위원장 사퇴하겠다면서 박근혜를 힘들게 하고 거기에 믿었던 안대희마저 위원장 사퇴하겠다면서 한광옥을 졸지에 비리정치인으로 만들어버렸으니 박근혜 입장에서는 아마 화가 많이 났겠죠 

김종인과는 신규순환출자금지로 화해를 하려고 했고 안대희에겐 처음에 위원장으로 영입했던 한광옥을 부위원장으로 낮추겠다는 걸로 화해를 하려고 했지만 둘 다 단칼에 거절하고 공개발언으로 박근혜를 곤란하게 만들었으니까요


아마 바로 이 때 박근혜는 원래 김종인과 안대희 둘 다 차기 정부에서 중용하려고 했던 구상을 백지화했을 것 같아요

아니면 김종인이나 안대희를 지금 당장 중용하지 않는 건 둘 다에게 그 때의 책임을 물어 일종의 패널티를 주면서 자숙기간을 가지면서 스스로를 단련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김종훈이야 뭐 안철수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빛나는 커리어와 세계적인 성공신화를 갖고있었지만 인사청문회에 가기도 전에 자진사퇴해버렸으니 뭐 박근혜 정부의 초기구상은 완전히 어그러진 셈이었겠죠

왜 김광두를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임명하지 않은지는 아직도 의문이지만 기존 재무부출신 모피아와는 정반대이면서 박정희 대통령이 만들었던 경제기획원 출신의 EPB 현오석을 임명한 건 지금와서는 현명한 선택은 아니었죠

오히려 기획재정부 장관이면서도 전혀 존재감이 없는 EPB 현오석보다는 모피아인 조원동 경제수석이 더 부각되는 실정이니까요 

과거 삼성도 비서실 내에서 기획팀과 재무팀이 격렬하게 서로 싸웠지만 삼성차 사태 이후로 결국 승리한 건 이학수의 재무팀이었고 지승림의 기획팀은 완전히 해체수준으로 삼성에서 밀려났으니 뭐 그런 것과 비슷한 과정이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만 가능하겠네요


오늘 허태열 비서실장이 전격 경질되고 새롭게 김기춘 비서실장으로 청와대를 개편한 것도 아마 이런 연장선 상에 있지않나 싶어요

오늘 그동안 공석이었던 자리에 새롭게 임명된 박준우 정무수석은 전형적인 외교통으로 존재감이 이정현보다 부족해보여서 차라리 국정기획수석과는 별도로 정책수석이라는 자리가 있다면 거기가 더 어울릴 것 같은 아시아통인데 또 외교안보수석으로 삼기에는 북미국장과 같은 요직과는 거리가 있는 북미통도 아니구요

고용복지수석은 전임인 최성재 고용복지수석이 아마 공식회의에서도 박근혜에게 많은 질책을 받았을 정도여서 역시 학자 출신은 안 되겠다 싶어서 보건복지부 차관 출신인 관료를 임명한 것 같지만 바람직한 선택이었는가 싶으면 그것도 아니다 싶어요

차라리 관료보다는 최성재의 제자인 안상훈 서울대 교수를 고용복지수석으로 임명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어요


미래전략수석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만큼이나 그동안 존재감이 전혀 없었으니 경질된 것 같구요

속된말로 박근혜의 창조경제의 개념을 미래전략수석이나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지금 제대로 알고 있을 것 같지도 않거든요

민정수석도 검찰에 말빨이 먹히지도 않고 검찰 내부에서 무시당한다는 평이 있어서 전격 경질하고 새로운 민정수석으로는 사시 18회 출신으로 검찰 대선배인 홍경식 서울고검장을 통해 과거에 이명박 정부가 권재진 서울고검장을 새로운 민정수석으로 내세워 사실상 법무부와 검찰을 장악한 것처럼 박근혜 정부도 그런 의도를 갖고 한 인사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