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별이님이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다.

이에 전 개인적으로 제 주위에서 지역차별문제가 거론될 때 꽤 엉뚱한 소리로 잠재우곤 합니다.
매우 엉뚱한 발상입니다. 이런 차별적 주장들이 차별을 당연시 하는 쪽에서 확신을 가지고 있는 데에는 "근본이 다르다."라는 데 있음을 파악하였기 때문이고 바로 이 부분을 지적하면서 이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정확히 지적을 해주는 일입니다.
http://theacro.com/zbxe/892903


일단 상당히 중요한 증언을 하신 것을 칭찬하고 싶다. 지역차별의 가해자들이 (영호남은) '근본이 다르다' 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그것을 근거로 차별을 당연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해자들의 정체가 극악의 인종주의자들이 맞다는 말씀을 하신거다. 차후 어리별이님께서 이 증언을 번복하거나 위배되는 말씀을 하지는 않으실 것이라 믿겠다.  

그런데 어리별이님이 제시하는 '효과적이고 설득력있는 대응 방법' 이라는게 참 이상하다. 요약하면 차별의 가해자들을 상대로 영호남의 근본은 다르지 않음을 설명하고 지적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근본이라는 단어는 혈통과 DNA를 언급하신걸로 보아 유전적 차이를 달리 말하는 것 같다). 얼핏 들으면 논리적이다. 가해자들이 근본이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근본이 다르지 않다라는 주장으로 맞서야한다는 것은 일면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혹시 함정을 파놓고서 논리로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첫째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누구나 상식처럼 알고 있듯이, 차별적 인종주의자들에 대한 가장 논리적이고 올바른 대응법은 '근본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을 차별하면 안된다' 이다. 의도적인건지 혹시 몰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리별이님은 이것을 빼먹는다. 두번째로 지적하고 싶은 것도 인종주의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적 응징과 처벌이지 설명과 지적이 아니라는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다. 그러나 어리별이님은 이 역시 함무라비 법전 운운하면서 교묘하게 비켜간다. 이렇게 차별문제의 가장 핵심적이고 상식적인 두가지를 모두 열외시켜놓고 차별문제를 논해보자니 홍어는 고급어종론의 새로운 버전인가?

독일민족과 유대인들은 당연히 근본(?)이 다르다. 그래서? 일본인들과 조선인들도 당연히 그렇다. 그래서? 이처럼 애초에 '근본이 다르다며 차별을 당연시하는 것' 자체가 극악한 인종주의인 것이고 그 자체로 배격되어야 할 범죄인 것이다. 극악한 인종주의에는 응징과 처벌이 우선 필요하다는 것이 현대의 상식인 것인데, 왜 그들에게 근본이 같음을 설명하고 지적해야 한다는 것인지 그 속내를 알 수가 없다. 도둑질은 나쁘지 않다고 주장하며 실행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상응하는 처벌이지 '도둑질은 나쁘다'를 설명하고 지적하는 논리적인(?) 태도가 아니다. 그것이야말로 도둑들이 가장 환영하는 바 아니던가? 어리별이님은 아무래도 두가지 중 하나인 것 같다. 범죄자들에 대해 너무도 관대한 참진보(?) 이시거나, 아니면 스스로 도둑질을 한 사람이거나.

그리고 차별문제를 논하면서 혈통과 DNA 운운하는 '유전적 차이' 를 들고 오는 것부터가 매우 이상하고 무식한 주장이다. 모든 사람은 타인들과 유전적 차이가 존재한다. 심지어 부모 자식 형제간에도 그렇다. 유전적 차이가 없는 경우는 일란성 쌍둥이들이 유일하다. 심지어 남성과 여성사이의 유전적 차이는 어떤가? 남자 인간과 수컷 침팬지사이의 유전적 차이가 과연 남녀사이의 그것보다 더 크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대체 어느만큼의 차이가 유효한 '유전적 차이' 라는 것인지부터가 자의적의고 불분명하기가 짝이 없다. 대체 그 기준은 누가 만든 것이고 누가 판단해준다는 것인지? 대체 어느만큼의 '유전적 차이가 없음' 을 설명해야 그들이 설득하고 동의를 할거라는건지 알 수가 없다. 98%? 아니면 99.99999999997% ????

이처럼 차별문제를 논할 때 유전적 차이를 거론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음흉한 함정이 숨어 있는 것이다. 왜냐면 모든 사람들은 타인들과 유전적으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별 반대를 주장하는 기본 전제가 (논리적으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던가? 그럼에도 '유전적 차이가 없음을 설명하고 지적하라'는 주장은 달리 말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방법을 사용하라고 주문하는 것이고, 이것 역시 가해자의 논리일 수 밖에 없다.

차별의 가해자들은 원래 오만 것을 다 뒤져서 '차이'를 주장하게 되어 있다. 유전적 차이란 그런 차별을 정당화하는 오만가지 핑계들중의 하나일 뿐이다. 그런 오만가지 것들 중의 하나에 불과한 것을 설명하고 지적해서 성공하는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다는 것일까? 그들이 다른 핑계거리를 들고 오면, 예컨데 사투리의 차이 같은걸 들고 오면 그때는 허겁지겁 또 그거에 매달려서 설명과 지적을 반복해야 한다는 것일까? 피해자들을 무슨 갖고 노는 장난감처럼 여기지 않는다면 그런 발상은 불가능하다. 애초에 차별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이래야 한다느니 저래야 한다느니 하는 것 부터가 논리적인 파탄인 것이다.

더불어 어리별이님은 해당 글에서 이렇게도 말씀하셨다.

그냥 끊임없는 평행선을 이루며 다투게 될 뿐이란 점이죠.

그렇다면 이쯤에서 한발자욱 물러서서 차별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자들의 그 차별적 이유를 살펴보는 것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리 나쁜 방법은 아닐 것입니다. 왜 차별받는 쪽에서 물러나서 다시 생각해야 하는가? 라고 반문 하진 마세요. 전술한 개고기 논쟁을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애초에 이 문제가 개고기 논쟁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건지 알 수가 없고, 인종주의를 배격하는 문제가 어떻게 '평행선을 이루며 다투게 될 뿐'인 문제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인종주의는 무조건 나쁘고 배격해야만 한다. 그런 범죄적 인종주의를 반인종주의와 평행선을 이루는 동급의 주장인 것처럼 호도한 다음 논지를 전개하는 이유가 과연 뭘까? 물론 관심법을 사용하지 말라니 속단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도 정도가 있고 염치가 있는 것이다. '왜 차별받는 쪽에서 물러나서 다시 생각해야 하는가?' 라고 반문하지 말라니, 주장하는 방법도 참 편리하고 가지가지다. 필자도 뭔가를 주장할 때 이렇게 뻔뻔해져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딱 하나다.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현대적 문화'를 문명에 뒤떨어진 야만인들에게 응징과 처벌로써 강제하는 것 밖에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