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놀랄 일도 아닙니다.
성씨는커녕 백제,고구려는 언어조차 제대로 안 남아 있습니다.
백제,고구려,신라의 삼국이 같은 언어의 방언을 썼는지, 전혀 다른 언어를 썼는지, 아니면 둘 이상의 언어(특히 백제)가 혼용되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남은 언어자료가 극히 미미하기 때문이죠. 사실 언어가 민족 또는 종족의 차이를 가르는 중요한 판단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크게 아쉬운 부분입니다. 분명한 건 현대 한국어는 신라어의 후신이고, 백제어 또는 고구려어로 추정되는 언어의 직접 후손은
아니라는거죠. (부분적인 영향을 받았을 수는 있으나)

성씨 문제로 되돌아가면, 백제(또는 고구려계) 성씨는 왜 안 남아 있나를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나라가 망하고 신라한테 먹혔습니다; 이걸로 설명끝이죠. 귀족들은 망명, 또는 잡혀갔을거고,
남은 귀족들은 신라인으로 적응해서 살아가고자 노력했겠죠.
그런 상황에서 정체성의 표지가 되는 고유 성씨를 유지할 의지도 의향도 없었을 겁니다.
당연히 근현대의 디아스포라 한국인이 외모차이 크게 나는 러시아나 미국이나 타국에서 그 나라 이름으로 바꾸고 살아가는 경우가
허다한데 티나는 고유성명을 유지하기 힘들죠. 백성들? 신경쓸 겨를도 없습니다. 애초에 성씨가 있었는지 자체가 의문입니다.

예, 바로 이 대목이 중요하죠. 삼국시대에는 오늘날과 같은 개념의 성씨가 존재했는지 자체가 의문입니다.
살짝 불편한 진실이지만, 한국인 이름은 대게 외자 성과 두 글자 이름으로 구성되는데, 중국인이 쓰는 성과 대부분 겹치고
이름은 좀 어색하지만 거의 두 글자로 같습니다. 그래서 친근감도 느낍니다. 왜 그럴까요?
중국성씨와 이름을 베꼈거든요. 한반도가 중국영향을 받은 것중 가장 대표적인게 세글자 인명과 두글자 지명입니다.
너무 익숙해서 느끼기 어렵지만 일본하고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죠. 일본도 상당히 중국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지명과 인명은
대부분 고유의 것을 그대로 유지했고, 한국은 고유의 것을 중국의 것으로 전환해서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삼국시대 인명 보신 적 있으신지요?
오늘날같이 성씨와 이름이 확연히 나누어지지 않습니다.
어감도 상당히 이질적이고, 당연히 무슨 뜻인지 알기도 어렵죠.

대표적으로 신라시대 비석 남은 것 확인해보면
신라인명에서 오늘날의 성씨에 해당하는 것은 안 보입니다.

출신지역+직명(職名)+이름 이런 식으로 되어 있는데, 오늘날 말로 풀어보면
신촌 골목대장 깨돌이...  큰바우골 소도리...
사실 이게 언어적으로 보면 자연스럽습니다. 자기가 사는 지역, 또는 자기가 속한 부족의 이름,
자기가 맡은 직업,직책,별명... 이런 것이 나중에 관습적으로 고정화되어 성씨로 발전합니다. 삼국시대 우리 고유인명도
이런 식이었겠지요.

지금 쓰는 金李朴崔鄭같은 성씨들은 이런 지명이나 관직,별명같은 한국어내에서의 의미나 역사성이 전혀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냥 이게 성인가보다 하고 쓰는거죠. 현행 한국 성씨는 한국어로 무슨 뜻이고 어떤 역사성이 있고 어떻게 성씨로 쓰게 되었는가의
스토리가 거세되었습니다. 왜냐? 중국에서 수입해 온 거기 때문입니다.

예, 신라가 당과 접촉할 무렵부터 중국식 인명을 귀족부터서 사용하다가, 나중에 통일신라되면서 지명하고 인명
을 중국식으로 죄다 갈아버렸어요.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있겠지만, 신라국왕이 지명하고 인명을 중국식으로 갈아버림으로서,
옛 고구려, 옛 백제백성들이 자기들 고유인명을 낯설고 거부감드는 신라인명으로 바꾸지 않고, 중립적이면서 선진적인 제3국의 인명으로
갈아버림으로서 같은 민족으로 통합이 된건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