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그제 두 여성의 이름이 검색창에 잠시 앞 자리에 등장했다. 한사람은 전 민주당 대변인 차모라는 여성이고
한 사람은 현대 그룹 회장을 맡고있는 현정은씨이다. 차 모 대변인에 대해서는 설명할 것도 없고 보도에 드러
난 것 외에 아는 바도 없다. 다만 그 여성이 국민의 정부시절 청와대 요직에 있었다는 사실이 조금 뜻밖이고
놀라웠다. 일설에 DJ 본처와 인척이란 말이 떠도는데 확인할 길은 없다. 사생활은 정치인이건 문화인이건
경제인이건 누구나 보호받아야 하고 그만큼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지만 관련된 목사 일가가 그간 뿌린 여러
추문을 생각할 때 정신과 가치의 추락이란 관점에서 한국사회 현실의 한 축도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개운치
않다.
 현정은 씨는 남편의 10주기에 맟춰 추모제를 치르느라 금강산에 다녀온 게 잠시 화제가 되었다. 북의 김정
은 위원장이 비록 구두로나마 조의를 표했다는 것이 화제를 크게 만든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가 직간접으로
남쪽의 누구에게 어떤 의사를 전한 게 최초이기 때문이다. 현정은이 처음 망부를 대신해 사업 전면에 등장
했을 때 친정 부친의 과거행적이 어떻고 그 일가친척들의 면면이 기득권, 가진자들의 표상처럼 알려져서
평가가 그다지 좋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 그가 사업을 이끌어오면서 보여준 실적
과 행적들이다. 그는 금년 여름 휴가철에 현대그룹 전체 직원들에게 포장된 삼계탕을 선물로 보냈다고 한
다. 이 뉴스ㅡ를 읽는 순간 슬그머니 미소가 입가에 번졌다. 갑작스런 남편의 불행 이후 큰 사업체를 떠맡
은 여성이 비교적 무난하게 현대그룹을 연착륙시킨 그 수완과 저력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현대건설 인수
문제로 남편의 형제들과 싸움도 수차례 벌였다. 결과는 패했지만 그는 쓰러지지 않았다.
사실 그런 것 보다 필자가 이런 글을 쓰게 만든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그는 금강산에서 귀환하면서 굳굳한 태도로, 온화한 표정으로 말했다.
-대북 사업은 앞으로 잘 될 것이고 자신은 끝까지 이 사업을 밀고 나가겠다고.
정주영 회장이 살아있다면, 그리고 그 남편 정몽헌이 살아있다면 아마 며느리를 ,아내를 업어주고 싶을
것이다. 시아버지와 남편의 유지를 끝까지 지키고 이행하려는 그 결의와 마음이 가상하다. 이런 소릴 하
는 나는 역시 구세대인가?
 현대는 대북사업에서 지금까지 큰 상처를 여러차례 받았고 자칫하면 그룹이 와해될 위기까지 경험했다.
보통 사업가라면 겁이 나서 벌써 손을 뗏거나 포기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말 그대로 여장부다.
북이 핵을 만들었으니 남도 핵을 만들어야 하고 개성 쯤은 포기해도 좋다는 의미의 말을 넌즛이 흘리
고 다니는 정몽준의 행태를 생각하면 비교가 될 것이다. 정주영 회장의 진정한 아들은 현정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 역시 김정은 위원장이 전한 말 그대로
 현대그룹의 사업, 특히 대북사업이 다시 기회를 맞아 번창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