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지고 보면 뭐가 있나 싶긴 합니다만...

일단 고종석씨가 지적한대로 당선된 것 자체가 최대 업적이라 할 수 있겠지요. 이건 비아냥이 아닙니다. 김영삼이 최초의 문민 정권, 김대중이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인 것과 비슷합니다.

흠...그래도 따져보면...

1) 정치권 개혁
이거 이뤘죠. 다른건 그만두고 한나라당 의원들 정치자금 수수 금액만 봐도 증명됩니다. 물론, 여기에 따를 반론이 있을 겁니다. 하나는 정치권 개혁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내세운건지 진정성이 있는 거냐 두번째는 그게 국민의 힘으로 이룬거지(대표적으로 탄핵 이후 촛불 집회) 노무현의 업적이라 말할 수 있냐.

첫번째는 말이죠. 원래 정치란게 그런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치인이란게 원래 금욕보다 권력욕 명예욕이 큰 종족이거든요. (전 개인적으로 금욕이 더 큽니다. 쿨럭) 그래서 그걸 위해 그들이 싫어도 그렇게 하도록 강제하는게 유권자, 혹은 대중의 몫이고 그걸 수행했다면 그걸로 인정해줄 수 있는 거죠. 두번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하나 더 덧붙이고 싶은건 - 잘 아시겠지만 제가 대중 근본론자지만...- 대중이나 국민의 힘 자체만으로 뭘 이룰 수 있는건 없다고 단호하게 말씀드립니다. 그런 열망을 이끌고 불씨를 지피는 누군가가 항상 있어야 활활 타오릅니다. 노무현과 친노가 그걸 했다면 그것 자체로 인정해줄 수 있죠. 기어이 제가 좀 이야기하자면 전 자신의 감정으로 국민 들이대는거 참 싫어합니다. 누구는 70년대 경제 발전은 박정희가 아니라 국민의 힘이었다, 80년대, 90년대 민주화도 영삼, 디제이가 아니라 국민의 힘이었다. 그런데 왜 걔들을 부각시키냐고 볼멘 소리하더라구요. 70년대 경제 발전은 제가 어려서 그렇다 칩시다. 80년대 민주화에 영삼과 디제이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 사람 가투 안나가봤을 겁니다. 그때 가투 나갔으면 디제이가 어떤 발언했다, 혹은 어떤 처지냐에 따라 가두의 시민들 반응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뼈에 저리게 느꼈을 겁니다. 둘이 사람들을 휘둘렸다는 말을 하려는게 아닙니다. 결정적인 순간 정치 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나 큰가만 말하려는 거죠.

더 웃긴건 민주화도 국민이 잘한거지, 디제이가 한 건 없다고 떠든 그 사람, 노무현에 대해선 말이 달라지더라는거죠. 대중이 무지 몽매해서 노무현이 버림 받았다고. 아놔. 왜 21세기 대중만 갑자기 무지 몽매해진 겁니까?

말이 길어져서 간략하게

2) 종합 부동산세
이거 제 주변에서 잘 이해를 못하는데...전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헌재 판결도 옳다. 그렇지만 노무현이 종부세 도입한건 업적이다. 이러면 양쪽에서 비난이....- -;;;

전 종부세, 재산세 현실화란 측면에서 업적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오른편에선 위헌 요소가 있었다고 비난할 것이고 왼편에선 부동산 급등 때문에 할 수 없이 졸속으로 도입한 거 아니냐라고 폄훼할 수 있을 겁니다. 전 둘 다 일리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그때 상황 놓고 판단해보자는 겁니다. 아닌 말로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오버하지 않았으면 도입할 수 있었을까요? 

정치란게 대중의 감정이란걸 무시하고 이뤄지지 않거든요. 거기에 노무현이 정치적 수습을 위해 아무 생각없이 도입했을 수도 있다고 가정합니다. 애니웨이, 어쨌든 장기적으로 볼 때 꼭 해야할 일을 전 했다고 봐요. 물론 졸속이고 오버하다보니 무리한 측면이 있었고 그런 측면은 헌재가 잡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명박 정부에서 어떻게 됐나 보자구요. 종부세 살아 남았습니다. 재산세 현실화란 측면에서 진일보예요. 이건 의약분업의 역사적 사례를 보자구요. 프리드리히 대왕이 자신에 대한 독살 음모 막기 위해 의약분업 도입했어요. 그 의도가 어떻든 그건 업적이죠. 전 시간이 지날 수록 이 부분은 재평가 될 거라고 봅니다.

3) 균형 개발 의제화
이거 말만 무성하고 한 일 없다는 비판 맞습니다. 맞고요...- -;;; 저도 무슨 혁신 도시니 뭐니 얼마나 개판으로 진행됐는지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그전까지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단 점수를 주고 싶어요.

4) 기록물 법제화
이거...말하려니 스켑티컬에서의 추억이 갑자기...제가 열라게 이 문제 놓고 노무현 비판했거든요. 그렇지만 이거 노무현의 업적 맞아요. 그전까진 대통령의 기록물은 국가 재산이란 개념 자체가 없었습니다. 노무현이 이걸 만들었죠. 문제는 자기 스스로 어겼다는 거. (전 정말로 그런 점에서 노무현은 자기 파괴 욕구가 강했던 거 아닌가 싶어요.)
 
다음은 역설적인 업적....

1) 법치주의의 중요성
노무현 때 헌재가 부각됐죠. 이거 노무현이 의도했던건 아니지만 한국 사회의 한 획을 그었다고 봐요. 까놓고 이전엔 헌재가 왜 있는지, 아니 숫제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았죠. 그렇지만 이런저런 곡절을 거치며 헌재는 삼권분립을 상징하는 기관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전 이 현상이 한국 사회의 변화를 상징하는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라 보는데 언제 기회되면 포스팅할께요. 아주 간단히 말해서 더 이상 한국 사회는 이벤트(쿠데타, 가두 시위 등등)로 바뀌는 사회가 아니라는 겁니다. 법치와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사회라는 거죠. 그리고 이거에 적응못하면 진보 개혁 진영은 미래가 없다고 봅니다. 당장 미디어법때 드러났죠? 

2) 정당의 중요성
분당 사태...지긋지긋합니다. 그 후유증을 언제까지 겪고 있는 거죠? 그런데 솔까말, 디제이때까지 정당은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렇지 않았습니까? 디제이 맘에 따라 정당은 언제든 깨지고 만들어지고 했다는....그렇지만 더 이상 개인의 카리스마, 혹은 대통령의 의지로 정당을 만들고 없애고 하는 시대는 지났다. 정치는 더 이상 구호로 가능하지 않다. 구체적인 정책과 이를 뒷받침하는 조직력과 규율이 중요하다는 걸 아주 뼈저리게 깨닫게 만들었죠.

자....쓰고보니 부실하네요. 이후로도 뭔가 더 떠오르면 쓰겠습니다. 댓글로 사소하게라도 노무현 대통령의 업적이 생각나면 붙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