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역은 1호선 왕십리에서 갈아타서 상봉 가는 길에 있었다. 한 참 기달려야 열차가 온다. 아침 5시 32분에 아저씨들과 차를 탓다. 어제 같이 일한 로또아저씨는 만화가를 하다가 일거리가 없어서 나왔다고 한다. 로또카페를 열심히 나에게 설명했다. 손을 보니 이런 일은 처음 한 것 같았다. 프로젝트가 깨져서 생활비를 벌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로또카페의 박도사의 예언을 스마트폰으로 보여준다. 확률적으로 되기 힘든 로또가 사람의 이성으로 당첨확률을 높힐 수 잇다고 믿는 그가 어리석어 보였지만 그는 진짜로 이를 믿는 듯 했다. 두 번째 가는 길임에도 왕십리에서 차가 엇갈렸나보다. 중국남자 박씨가 걸음이 씨원치 않아서 늦었다. 빨리 갔으면 차를 탔을텐데 타지 못했다. 속으로 그를 원망했지만 이것또한 주님의 뜻이 아니었을까? 키는 작으나 덩치는 다부진 오씨는 싱글벙글이다. 이빨이 다빠진 얼굴로 웃는데 나도 그 모습에 즐거워졌다. 현장에 도착해서 밥을 먹는데 미역국과 생선 오이소박이의 소박한 아침이 기다리고 있었다. 늦게 도착해서 그런지 먹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었다. 현장주위에는 모텔이 많다. 이 건물도 모텔일까? 현장에 들어갔더니 아무도 안보였다. 팀장이 전화를 걸었다. 한 참 벨이 울렸음에도 받지 않는다. 내가 그 전화번호로 다시 걸었다. 반장이 받는다.

[여보세요]

[저 일하러 온 사람인데요]

[......]

전화가 안 되는 줄 알았다.

[지금 몇시야?]

대뜸 반말이다.

기분은 더러웠으나

[죄송합니다]

로 공손히 말했다.

[죄송이면 다야?]

난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전화가 끊어졌다.

옷을 창고에서 갈아입었다. 옆에 커피믹스가 있어서 커피를 타먹으려고 하는데 종이컵이 없다. 옆에 쓰레기통에 누가 먹다 버린 종이컵이 있었다. 난 그것을 슬며시 집은 후 찬물에 헹군다음 커피믹스의 뒷금치를 꾹 잡은 후 땃다. 하얀가루는 들 나온다. 모두들 그런 내모습에 관심이 없다. 하이바를 찾는다고 정신이 없다.옆에 성삼이 형님은 머플러를 고이 접은 후 하이바속에 댄다. 난 2,000원 주고 산 모기장처럼 생긴 그것을 댔다. 아마도 안 대는 것보다는 낫겠지하는 심정으로 시장에서 구입한 것이다. 그리고 전의 현장에서 주워온 카우보이모자를 하이바에 걸었다. 그리고 쿨토시를 목에 걸었다.

 

[제길할]

조금만 더 길었으면 안정감있게 목에 걸릴텐데 좀 짧았다.  

 

현장이 어디일까 사람들과 현장을 찾아가는 도중에 성기형이 화장실에 간다고 하면서 없어진다. 알아서 찾아오겠지 하는 심정으로 현장을 찾았더니 간이화장실이 있다. 간이화장실에서 성기형이 나온다. 반장은 [화장실 가러 왔어 그럴려면 집에가!]라고 소리를 빽지른다.

성기형이 얼굴이 벌개지더니 [나 일 안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갈려고 해서 나와 아저씨들은 그 형을 말렸으나 요지부동이다. 이 형은 일은 잘하는데 옆에서 잔소리하거나 본인에게 싫은 소리하면 그냥 집에 간다.

 

현장에는 중국여자가 있었다. 보기힘든 젊은 여자다.나보다 서너살은 어려보이는 외모에 앳띤 얼굴. 잘록한 허리에 복장은 수수했다. 익숙한 듯 리모콘으로 타워를 움직인다. 타워의 리모콘작동은 노가다측에서도 제법 보수가 좋다. 보통 팀장급이 이런 일을 하는데 양중작업은 어쩌면 노가다의 핵인 일이다. 무전기를 들고 또박또박한 조선족의 억양과 말씨로 일을 수행한다. 아래를 쳐다보니 안전화가 보인다. 저런 안전화가 있을까? 색깔이 주홍빛이었고 단화였다.k2에서 나온 제품이었는데 고급스럽게 보였다. 7만원정도 되는 가격일게다. k2는 안전화의 명품이고 쉽게 뜯어지지 않는다. 물이 잘새는 여타의 안전화와는 달리 물이 세지 않는다. 밑에 각반도 예사롭지 않다. 공구리용 각반인데 신발을 모두 덮으면서 앞의 끈 있는데를 막기 때문에 물 들어갈 곳을 모두 막았다. 투명해서 보기에도 훌륭하다.

 

형님들과 나는 열심히 폐목에 있는 못을 뽑았다. 시간이 되니 여자가 참을 가져와서 [드세요]라고 말을 한다. 억센 억양이었지만 진심이 전달되었다. 그녀에게 마음이 있어 나는 형님들에게 [이쁘지 않아요?]라고 했더니 종현형님이[중국여자는 돈밖에 모른다]라고 말한다. 여자에게 인기있는 형님으로서는 중국여자는 성에 안 차는 가 보다. 음료수를 넉넉히 가져왔다. 커피도 코카콜라도 가져왔다. 현대현장이라서 근로자에게는 넉넉하다. 못을 다 뽑으니 또 한무데기의 나무가 타워로 왔다. 또 못을 뽑고 쓸만한 나무를 추려 정리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따로 정리하라는 것이다. 한 현장에서 모두 같이 일하는 것은 좋다. 일이 힘들어서 같이 일하는 즐거움이 좋다. 혼자 고독하게 하나하나 깊히 여러가지를 따져보는 것은 집중이 필요하고 피곤하다. 그러나 더불어서 같이 협동하여 땀을 흘리는 것은 즐겁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노동은 매일매일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 비가 주륵주륵 내리기 시작한다. 옆의 건물로 피했다. 담배를 한데 피면서 형님들이 허세를 부린다. 노가다30년이라니 자신의 고생담을 말한다. 배에서 주방장으로 일했다는 형님은 키가 무척 작았지만 어깨가 넓었다. 여자친구와 때때로 전화를 거는데 주로 말하기보다는 듣는다. 이 형님은 삽질을 4시간을 담배를 물면서 쉬지않고 한다. 커피를 무척 좋아해서인지 이빨은 성치않다. 커피 그 자체는 치아에 나쁘지 않은데 설탕이 그것을 썩게 만든다는 사실을 난 치과의 간호조무사에게 들었다. 아들이 하나 있다는데 장가갈때가 된 것 같다. 아들과 둘이 사는데 이혼을 2번했다. 이 형님은 [난 한 번 안보기로 하면 안본다]고 말한다. 정이 넘치는 형님이지만 요새 날 무시한다. 일을 잘 못한다고 잔소리하지만 일이 끝나면 전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핸드폰에 난 토렌토를 연결 시켜놓았다. 켈리포니케이션이라는 미드이다. 2일을 다운로드를 받고 있는데 아직도 멀었다. 재미 없어서 소장한 사람들이 없어서일까

형님들은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주방장형님은 나보고 우리 날 잡아서 소풍을 가자고 말했다. 같이 일한지도 한 참 되었으니깐 딴 장소에서 만나 술과 고기를 구워먹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난 들었다. 내가 스마트폰으로 뭔가를 하고 있으면 이 형님은 신기한 듯 쳐다본다. 지금은 스마트폰을 한 노가다들도 많지만 예전에 초창기에는 모두 폴더였다. 이 형님은 폴더폰을 쓰고 있다. 나 한테 스마트폰을 달라고 말한다. 난 건네주었다. 이리저리 만지더니 아무런 반응이 없어 실망한다. 난 검지를 조작해서 비번을 풀어주었다.

각종 학문과 노름에 관심이 많은 의학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