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크로에 들렀더니 NLL에 관한 얘기가 몇 가지 보였습니다. 특히 숨쉬는 바람 님의 글과 댓글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로는 NLL은 영토선이 아닙니다. 군대의 작전선입니다. 국민들이 영토선이라고 착각을 오래 했을 뿐입니다.

두 나라가 전쟁을 하다가 경계를 확정하고 정전/종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특수한 경우에는 경계를 확정하는 것이 안 된 채로 정전/종전할 수도 있지요. NLL이 그런 경우입니다. 서로 양보할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에 경계를 확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이 상태로 전쟁을 지속할 수도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경계를 확정하지 않은 채로 정전/종전에 동의한 겁니다.

지금 전쟁이 진행 중이라면, 영토를 가지고 여기가 내 땅이니 저기가 네 땅이니 따지지 않을 것은 분명합니다. 그저 작전선이 어디까지인가만 따지게 될 겁니다. 그 작전선을 영토선이라고 착각하는 인간은 아마 없을 겁니다. 반대로 그 작전선을 상대편이 뭐란다고 선선히 내주는 것도 불가합니다. 그게 과거 누구의 땅이었든 상관 없이 피를 흘려서 얻은 땅이니까요.

노무현의 생각은 아마도 그랬을 겁니다. 논리적으로는 영토선이라고 주장하면 아무 근거가 없는 거니까, 영토선이라는 주장에는 콧방귀를 뀝니다. 작전선이니까 걍 군사력으로 지키고, 넘어오면 쏴 죽이면 됩니다... 북한과 NLL 분쟁을 합의할 수는 없으니까, 합의할 수 있었다면 휴전협정 당시에 했겠죠, 합의도 할 필요가 없다고 단정합니다. 남은 것은 군사적인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는 방법입니다. 그게 어로수역/평화수역 아이디어였지요.

노무현이 미처 헤아리지 못한 것은 국민들이 영토에 대해서 북한에 대해서 고슴도치처럼 반응할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든지 말든지 내비뒀어야 하는 건데....ㅉㅉ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