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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조사고 뭐고 간에 갑질부터 막자! 서민들은 지금도 죽어나간다!>>
http://theacro.com/zbxe/876982
정상적인 민주공화국이라면, 모든 정치행위의 최종 목표는 민생입니다. 모든 정치행위들의 명분 역시 민생으로부터 확보되는 것이구요. 따라서 정치와 민생이 실질적으로 분리되어 있다면, 그 자체로 그 나라의 정치는 낙제점수를 받아야만 합니다. 특히 민주공화국을 구성하는 절대다수인 서민대중의 민생이 정치와 무관하게 방치되어 있다면, 굳이 우리가 민주주의를 할 필요도 없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흐강님의 문제제기는 중요하게 논의가 되어야한다고 봅니다.
솔까말 모든 정치세력들이 민생의 향상을 이야기합니다. 새누리당의 최대 무기인 박정희신화라는 것의 요지도 결국 '박정희가 서민들을 잘살게 해줬다' 아닙니까? 노상 서민들이 잘 사는 나라를 외치는 좌파들은 물론이요, 친노와 닝구들도 모두 그렇습니다. 모든 정파들이 각자 <어떤 것이 민생 향상의 최선인가?> 에 대한 방법상의 견해 차이로 갈라지는 것이죠. 요즘 핫 이슈인 국정원과 NLL 논란도 그 근본 배후는 민생이고 심지어 하릴없어 보이는 동성애논쟁도 결국은 '동성애자들의 민생'이 명분인 것이죠. 그러므로 어떤 정치세력을 향해 '왜 너희들은 민생을 외면하느냐' 는 공격은 사실 하나마나한 공격입니다.
흐강님이 가져오신 논거, 그러니까 <건물주의 갑질과 대자본의 횡포> 같은 것도 그렇습니다. 건물주의 갑질은 '사유재산권의 행사는 어디까지 보호되는 것이 민생에 가장 최선인가?" 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고, 대자본의 횡포는 '대자본의 시장참여는 어디까지가 민생에 가장 최선인가?" 라는 질문과 맞닿아있는 것이죠. 건물주들이 함부로 보증금인상 갑질을 하고 대자본이 횡포를 부릴 수 있는 것은 그래도 무사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고, 그런 사회적 분위기 역시 정치담론투쟁과 선거에서 결판이 나는겁니다. 많은 국민들이 국정원사건에 분노하는 이유는 그렇게 중요한 정치과정과 선거에 권력기관이 함부로 개입해서 왜곡했기 때문이겠구요.
그런데 여기까지는 원론적인 이야기이고, 중요한 문제는 이겁니다. 기껏 을들이 정치적으로 단합해서 <건물주의 갑질과 대자본의 횡포>를 막아달라고 밀어줬더니 정작 당선된 놈들이 그걸 안했던 것이죠. 그런 배신질의 대표주자가 바로 노무현과 그 휘하세력이었구요. 참여정부 당시 "왼쪽 깜박이 키고 우회전" 이라는 유행어가 바로 그것이죠.
야권정치세력의 핵심지원동력이었던 호남을 반민주적 지역주의로 규정하여 상징자본을 파괴하고, 영남에서 인정받는 것에 모든 정치적 에너지를 쏟아 붓고, 대자본을 민주적으로 통제하기는 커녕 그들의 이익에 투항해버리고, 민생의 우선 순위를 서민대중의 이익 기준이 아니라 정치낭인들의 관심사로 뒤바꾸고, 야권의 주도권확보와 정쟁에 올인해버렸죠. 그들이 정권을 잡은 5년은 물론이고,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누리당 집권만은 안된다는 서민대중들의 열망을 인질삼아 협박하는 것이 그들이 보여준 정치활동의 대부분입니다.
그렇게 야권정치세력과 민생이 분리가 되어 버리자 정치세력을 왜 교체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회의를 하게 되고 이유도 알 수 없어지게 된 것이 작금의 상황입니다. 야권을 대표했던 민주당의 처참한 지지율은 그 결과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지표이구요. 새누리당은 그래도 제 나름의 민생향상 논리라도 있는데, 현재의 민주당은 그것 마저 없습니다.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른채 우왕좌왕이고, 저는 그들이 왜 정치를 하고 있는지부터가 오리무중입니다. 리더쉽과 유망대권주자가 없어서 그리된 것이 아니라, 그런 것이 형성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아예 없는 것이죠.
솔직히 <건물주의 갑질과 대자본의 횡포>에 억울하게 당한 사람들이 어디가서 정치적으로 하소연할 데가 없어요. 그게 문제인겁니다. 지지를 받아야할 사람들로부터 붕 떠버린 것이죠. 정작 귀담아 들어야 할 서민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요즘 노빠들의 여론이 뭔지 트위터나 들여다보면서 눈치보는게 전부인데 민생이고 나발이고 정치 자체가 제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다 쓸어버리고 근본부터 다시 세우지 않으면 더 이상 안될겁니다.
글을 읽다가 문득 생각이 났는데, 왜 노빠들이나 그들을 옹호하는 범친노들이 민생과는 상관없는 정치 주도권 쟁탈전에 올인을 하게 되었을까란 생각을 해보면... 영남 2류라는 태생적 한계를 스스로 극복하지 못한 열등감과 + 강남좌파적 한계와 맥락이 닿아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후자의 입장에서 조금 더 시야를 넓게 살펴보면 현재의 야권 전체가 이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다 쓸어버리고 근본부터 세워야한다는 주장에 심적으로는 상당히 동의를 하지만, 어디서부터 무엇을 쓸어버려야 하는지와 그렇게 한다고 쳐도 과연 남을 것이 있기나 하겠느냐라는 걱정도 드네요.
비행소년님/
현재의 야권 전체가 이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맞습니다. 그래서 시간 나는대로 야권 내부의 커다란 각 분파들, 호남 친노 486 좌파 시민사회들을 시리즈로 하나씩 다뤄볼 생각이 있습니다.
다 쓸어버린다는건 조금 감정적인 표현이긴 한데, 근본부터 다시 세워야한다는 것에 방점을;; 저는 근본부터 다시 세울 수 있는 조건으로 다음과 같은 룰을 야권에 속한 분파들 전체가 합의를 해야만 비로소 가능할 것 같습니다. 어려운 미션이죠.
1. 정상적인 정당정치의 복원 및 민주집중제
2. 각 분파들의 지분 보장 및 상대 분파 존중과 견제
3. 패권적 분파는 타 분파들이 연합해서 응징가능한 구조
현재 새누리당은 티격태격하지만 이게 됩니다. 새누리당의 힘도 거기서 나오는거구요. 여권내 분파들을 모두 통합을 하지 않았습니까? 새누리당이 하는걸 야권이 못할 이유가 없죠. 야권이 스스로의 힘으로 못하면 안철수에게 기대를 할 수 밖에 없겠네요.
서민대중을 위한 대기업의 민주적 통제와 갑질의 횡포견제를 위해 가장 진보적 아젠다를 설정했던 정당이 어디였습니까?
전 과거의 민노당이었다고 봅니다.
노무현이 퇴임한 후까지 한미 FTA 졸속 강행에 사과하라고 추궁했던 정치인이 또 누구였습니까?
심상정이었죠. 그리고보니 강남좌파스런 삘이 물신 풍기는 정치인이기도 합니다.
또한 현재 집권당이 추진하는 여러 시책들 역시 10년 전부터 민노당 등 좌파정당들이 주구장창 외치던 의제들일 뿐입니다.
'흐름'이 바뀌었으니 새누리당도 이를 일부나마 수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죠 (이를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 오세훈의 몰락이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위기감을 느끼기 이전의 새누리당에 도대체 뭐가 있었습니까? ).
간과하고 계시는 게 있는데 '박정희 신화'의 자장은 여전히 그 힘이 대단히 강력합니다. 좌파정당(및 야권)의 무기력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로 이 점을 빼놓을 수는 없어요. 진신-민노류의 좌파정당을 포함한 야권이 중산층-서민을 위한 정치! 하고 구호 외치고 이를 실행에 옮기려도 해도 이게 바로 표로 연결되는게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죠.
친노(노무현)이 실패한 원인은 '정치'에 있지, 민생에 있지 않습니다.
비행소년 / 시간을 거꾸로 돌려서 지난 대선시 문재인이 당선되고 친노들이 개과천선해서 경제민주화 법안을 대담하고 야심하게 밀어부쳤다고 가정해보죠. 김한길이 외친 '을을 위한 정당' 뭐 이런 구호도 같이 곁들여서요.
그럼 유권자들이 열광했을까요?
새누리당이 재벌을 때려도 보수지를 중심으로 볼멘 소리가 나오는 판국인데 <종북좌빨>정당이 저랬다면 중산-서민층에서 상당수를 차지하는 새누리계열 유권자들의 반응이 어땠을 것 같습니까?
일베를 보시면 압니다. 이건 농담이 아니라 제가 직접 본건데, 박근혜가 5.18 묘역을 참배하면 "역시 성군이시다"라고 하면서 야당(그게 친노건 비노건)이 같은 짓을 하면 "역시 종북좌빨좌좀좀비 어쩌구..."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그리고, 민주당 대체세력으로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안철수를 보세요. 최장집 영입하고 노동자 중심 정당 어쩌구 하니까 별 반응 있던가요?
없죠~
이게 지금 한국 범좌파 세력이 처한 현실입니다.
(덧) 전 중산층-서민, 반재벌 정책 포지션을 새누리가 아닌 야권이 적극 밀여붙여서 그걸로 지지율 상승을 의미있게 맛본 실제 사례가 단 하나라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있다면 제가 생각을 바꾸겠습니다. (똑같은 재벌 때리기를 해도 새누리가 하는 것과 야권이 하는 걸 많은 사람들은 전혀 다른 '프레임'으로 해석합니다. 이거 동의하시죠?)
(덧2) 노무현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당시 가장 시끄러운 목소리를 비판/비난했던 세력이 당시 진신당-민노당 계열이었습니다. 이거 아마 잘 아실겁니다. 심지어 <왼쪽 깜박이에 우회전>이란 표현을 유행시킨 장본인마저 진중권이었어요 (지금은 거의 친노가 되어버렸지만).
그런데 해서 당시 그 정당들이 지지율 면에서 재미 좀 보던가요?
서민 노무현 바보 노무현 그리고 386들에게 국민들은 많은 기대를 했고 표를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국민을 배반했지요
잃어버린 신뢰가 그렇게 쉽게 찾아집니까?
게다가 노무현이후 이명박 5년동안 민주당이 한게 뭐가 있는데요
이번에는 진짜라는 것을 꾸준하게 보여주고 행동으로 실천해야 하는데 문재인 같은 인간이나 대선에 나오고 지금 NLL로 삽질하고
있는데 역시나인거지요
친노세력이 사라지기 전에는 별수 없습니다
그리고 친노 세력을 사라지게 하는 방법은 비노 반노 세력들이 오직 줄기차게 민생에 올인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권력이 없으니 권력을 압박하고 주장하는 방식으로 민생을 챙겨야지요
그럴때 오직 노무현을 팔고 노무현 보위에만 정신이 팔린 친노세력들은 도태될 것입니다
지금처럼 새누리와 노무현의 싸움구도를 만들어놓고 그걸 우려먹는 프레임을 깨지 않으면 안됩니다
친노들은 의도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이런 프레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새누리 역시 애들 놀려먹는 재미처럼 노무현만 가지고 싸우면 백전 백승인걸 알기에 같이 맞장구를 쳐주는 거고요
어짜피 욕하는 사람들은 항상 욕하게 되어 있다고 봅니다. 대중의 3-40%는 아무리 야권이 잘한다고 한들 야권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본 가정으로 깔고 이야기를 합니다.
민주당이 20%도 안되는 지지율을 갖는다는 것 자체는 기존의 야당 지지자들의 결속력이 모레알처럼 되어져버렸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 현상이 참여정부 중간이후 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참여정부는 정치논쟁에만 휩쓸려서 그 시간을 다 써버렸고, 그 이후의 야권의 주도세력은 (MB때 지방선거때 잠깐을 제외하고는) 잘 아시다시피 MB타도로 일관했던 친노들의 시대였죠.
많은 사람들이 그놈이 그놈이다라고 말하는 데 근래에는 그 뉘앙스가 좀 달라지지 않았나요. 원래 그놈이 그놈이다라는 말은 여권에 유리한 말이라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주로 하던 말이었는데, 최근에는 전통적인 야권 지지자들도 이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 같습니다. 즉, 범야권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입장에서 보면 현 야권도 결국 정치논쟁에만 매몰되어 있는 일종의 기득권에 불구하다라는 회의감을 가지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제가 저 위에서 강남좌파적인 한계라고 했는데, 지금 야권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진정성이 무엇이던간에 대중이 보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기득권이라는 뜻이었습니다.
제 생각에 만약에 문재인이 당선되었고, (실제 친노들이 정권을 잡은 후 경제민주화를 달성할 수 있을 거라는 것에는 상당히 회의적이지만) 또 만약에 친노들이 현재 재벌개혁을 한다고 차근차근 일을 진행하고 있고, 복지를 하겠다는 실천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들의 지지율은 40%는 넘을 것입니다. 중도 관망 20%을 호의적이라고 보고, 그 정도면 지금처럼 범야권 지지자들에게마져도 외면당하고 욕을 처먹고 있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 아니라고 봅니다. 끽해야 40% 찍었겠죠. 비교적 보수층에게도 호소력이 있다는 안철수였더라면 요거보단 조금 더 나왔을테고.
(덧) 여하튼 제가 말하고자 하는 건 서민-대중을 위한 좌파적 정책을 위한 정치적 공간 자체가 한국은 협소한 나라라는 겁니다.
이게 첫째구요.
둘째 친노가 패망하고 말아먹은 건, 야권내 김대중계열과 갈등, 즉 자중지란을 일으켜 말아먹은게 크죠. 그 여파가 지금도 남아있을 정도니.
댓글을 쓰는 데 덧을 달으셨군요.
"(덧) 전 중산층-서민, 반재벌 정책 포지션을 새누리가 아닌 야권이 적극 밀여붙여서 그걸로 지지율 상승을 의미있게 맛본 실제 사례가 단 하나라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있다면 제가 생각을 바꾸겠습니다. (똑같은 재벌 때리기를 해도 새누리가 하는 것과 야권이 하는 걸 많은 사람들은 전혀 다른 '프레임'으로 해석합니다. 이거 동의하시죠?)"
약간 예는 다르지만, 지난번 MB때의 지방 선거가 야권이 복지논쟁을 들고나와서 승리한 큰 사건이 아닌지요? 이 이후에 친노가 등장하면서 MB타도, 착한 FTA 나쁜 FTA같은 것으로로 일관하면서 망쳐먹지만 안했어도 저는 대선에서 야권이 승리했다고 봅니다.
"(덧 2) 노무현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당시 가장 시끄러운 목소리를 비판/비난했던 세력이 당시 진신당-민노당 계열이었습니다. 이거 아마 잘 아실겁니다. 심지어 <왼쪽 깜박이에 우회전>이란 표현을 유행시킨 장본인마저 진중권이었어요 (지금은 거의 친노가 되어버렸지만). 그런데 해서 당시 그 정당들이 지지율 면에서 재미 좀 보던가요?"
이것은 흐강님의 논점에 동의하는데, 예전의 민노당의 주장은 솔직히 너무 시대를 앞서갔다고 봅니다. 사람들이 아직은 노무현이 무엇을 했으면 그것이 추후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해서 인식을 못하고 있던 시절이라서 재미를 못 보았던 것이 아닐까요.
당시의 정치적 정서는 잘 기억이 안나는데 (긁적 긁적 ^^), 찾아보니 2011년 4월 보권선거에서 강원지사와 분당에서의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기면서 상당히 민주당이 잘 나가는 분위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안철수의 한마디에 민주당이 휘청했을까. 저도 그게 궁금해지네요.
아마도 한번의 선거의 승리라는 것으로 유권자들에게 참여정부의 실정을 잊게 하기는 아직 못 미더운 면이 있었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당시에 잘나가던 손학규가 친노들에게 손을 내민 시점하고 관련이 있지 않나라는 생각도....
지난 대선시 문재인이 당선되고 친노들이 개과천선해서 경제민주화 법안을 대담하고 야심하게 밀어부쳤다고 가정해보죠. 김한길이 외친 '을을 위한 정당' 뭐 이런 구호도 같이 곁들여서요. ... 저랬다면 중산-서민층에서 상당수를 차지하는 새누리계열 유권자들의 반응이 어땠을 것 같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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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한마디로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냥 즉흥적인 구호만 가지고 밀어부쳤다면 당연히 효과가 없었겠죠. 빨갱이 소리 듣는 거야 당연하고... 일베 등에서 "종북좌빨좌좀좀비 어쩌구..."라는 반응이 나오는 건 상수로 봐야 할테니까요. 하지만 좀 복잡한 경제이론과 수식을 들먹이면서 "이러이러하니까 우리나라에서 경제민주화가 가능하다"라는 설득을 좀 오래 지속적으로 해나갔다면 - 반론이 나오면 좀 만만한 거 골라서 철저하게 박살내 가면서 - 그 결과는 알 수 없다고 봅니다.
친노세력이 정치적인 이슈를 좀 제쳐두고 민생문제에 지금보다 훨씬 더 노력을 들여야 했던 건 누가 보기에도 명백하죠. 그게 옳아서라기 보다 그렇게 하는 게 뭔가 더 있어보이기 때문입니다. ^^ 스타급 정치인을 몇 명 골라서 이 친구는 경제통이고 반재벌 포지션이긴 하지만 머리가 있는 놈이다 하는 인상을 대중에게 심어주어야 하는 건데... 지금은 아무도 그런 사람이 안 보이지 않습니까? 김대중이 살아있을 때 제일 신경 썼던 것이 자기 당 의원들 공부시키는 거였죠. "정치적인 말은 내가 할 테니까 너희들은 의정활동이나 열씨미 해라. 다음 번 공천은 그걸로 평가한다" 했는데 당에 중심이 없는 지금은 이걸 해주는 사람이 없어요...
정치권에서 경제민주화 이슈가 뜬 이유를 한마디로 정리할 순 없겠지만, 다른 놈도 아닌 새누리당의 <이명박>마저도 기존의 성장위주의 정책으론 크게 효과를 못 본다는 걸 사람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는 게 크게 작용했을 겁니다. 물론 제 추측입니다.
피노키오님
전적으로 동의를 하면서 첨언하자면 제가 민생이야기는 이런 부분도 포함이 되어있습니다.
이제 과거와 같이 민주 반민주 구도의 시대가 아니기에 민생을 위한 방법론이나 우선순위 가지고 여야가 싸워야 한다는 이야기지요
그런데 지금도 nll때문에 경제 민주화가 날아가버리고 오직 박근혜나 새누리의 시혜적 자비에 맡기고 있습니다.
노무현은 말하면 입만 아프고요
지금 야권이 왜 민생이나 경제 민주화를 이슈로 다투지 않고 nll등에 올인을 하느냐하면 먹고사는 것에 별 지장이 없는 강남 좌파나 진영주의에 쩔어서 무조건 새누리와 싸워 이겨야 된다고 생각하는 싸움군들 노무현의 원수를 갚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한겨레 모기자들 같은 사람들이 민주당내 그리고 시민단체 언론 문화계에 다수가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들 세력들은 머리도 나쁘고 감성팔이에나 능하고 절대 자기성찰이나 반성이 없는 것이 문제지요
솔직이 지금까지 어떤 정치세력도 노무현이래 이렇게 번번이 패하고도 노선이나 방법을 수정안하는 세력이 있었는지 궁금하군요
미뉴에님/ 심상정이나 민노당이 주장하는 것과 민주당이 주장하는 건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일단 시기적으로 민노당 주장은 너무 앞선 부분이 있었고 다음으로는 세력으로 실현 가능성이 없기에 국민들이 관심을 두지 않았고
( 그무상교육 무상의료가 좋다는걸 국민들이 몰라서 그런게 아니지요)
다음으로는 민노당 같은 노동자 중심의 이념계급 정당에 국가나 자신의 운명을 맡길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이 좀 더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다듬고 꾸준히 국민들을 설득하고 밀고 간다면 민주당을 지지 안할 까닭이 없습니다.
솔직이 이번 대선 이후에 민주당이 즉각적으로 경제 민주화를 아젠다로 삼고 대선에서 공약한 박근혜 경제 민주화 공약을 가지고 정책대결을 벌이고 실현해라고 압박했다면 지금쯤 민주당 지지율이 새누리 반토막일까요
NLL로 삽질하고 오직 노무현 보위에만 올인하는 민주당을 보고 어느 국민이 지지할까요
그러면 정치인들이 선거때 왜 공약을 하고 지역개발을 챙긴다고 봅니까
어차피 표 안주는데요
그러면 정쟁만 하면 표를 더 받나요
아니지요
그럼 어쩌라고?
지금처럼 또는 과거처럼 정치적 쟁점가지고 그들만의 싸움을 하는것과 민생을 살리는 방안으로 다투는 것과 어느쪽이 지지를 받을까요?
그리고 민생을 챙긴다고 일방적 지지를 받을거란건 오산이지요
왜냐하면 야권이 민생으로 공세를 취하면 새누리 역시 민생으로 받아칠테니까
결국 지지율이 한쪽으로 확 쏠리지는 않지요
하지만 서민들은 이익을 챙기지요
즉 민생을 가지고 경쟁을 하니까요
우리가 원하는 건 민주당 지지율이 높아지는 것 자체는 아니지요
서민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되는 것이 목표이고 수단으로서 민주당이 그래도 가능성이 높다고 봐서 지지하던 것 뿐인데 노무현이래 우리는 헛발질 한거지요
이렇게 생각해봅시다. 아크로는 물론이거니와 야권 전체에서도 노무현을 초창기 지지하다가 이탈한 층들이 굉장히 많았죠.
집권 말기에는 대다수가 돌아섰을 정돕니다.
진짜 먹고 살기 힘들어서 그랬다고 보십니까?
저 같은 경우는 뭐니뭐니 해도 열우당 분당이니 뭐니 하면서 소동을 피우다가 선거에서 연패나 하고 4대 개혁입법이랍시고 국보법도 없애겠다 뭐다 하는데 나중보니 제대로 된 건 하나도 없고 사람 슬슬 짜증돋게 만들더니, 그러다 결국에는 굴욕적인 대연정 제안을 한나라당에 한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정 떨어진다는 소리 나오기 시작한 시점이 그때였죠. 제 주변 경험을 보면 저하고 대체로 비슷한 사람들, 제법 많습니다.
또 여기 아크로의 소위 자/타 닝구계열 회원들 보세요.
가장 괘씸하게 꼽는게 뭡니까? 김대중 계열 구 민주당에 '통수'친 걸 꼽죠. 이른바 열우당 분당 사건입니다.
그게 결정적인 이유죠. 그리고 나서 또 다른 이유를 들이대면서 일종의 '양념'처럼 과거 진신-민노류에서 노무현을 비난할 때 동원했던 좌파적 레토릭을 좌파도 아니면서 빌려 쓸 때도 있긴 하지만, 그거 솔직히 사후적 이유가 대부분 아닙니까? 까놓고 말해 노무현이 신자유주의 나발을 불건 말건 김대중 계열과 찰싹 붙어서 알콩달콩 살았다면 지금 아크로에서 '친노'였을 반노들, 다라고는 결코 말 안하겠지만 수두룩합니다.
이거 부정하십니까?
바로 이 모두가 '정치적'인 이유들입니다. 노무현은 '정치'를 포기하다시피 한 정치가였어요. 그래서 망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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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합니다만 그들만 가지고 재집권까지는 어려웠을 겁니다. 어차피 야권에선 뭔가 플러스 알파가 없이 제 실력만으로는 정권을 잡지 못해요. 그래서 막판에 노무현이 별별 희한한 악수(본인은 묘수라고 생각한)를 다 써댔던 거고...
저랑 몇 사람은 경제적인 이슈가 어쩌면 그 플러스 알파가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막연하게 짐작하는 거죠.
하하하 / "저랑 몇 사람은 경제적인 이슈가 어쩌면 그 플러스 알파가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막연하게 짐작하는"
이런 얘기라면 물론 저도 반대할 이유가 없죠.
다만, 하나 예를 들어 예전에 1,2녀 전인가 정동영이 갑자기 중산층-서민을 강조하면서 못먹고 못사는 사람들을 위한 정당이 되자고 했을 때 이를 가장 먼저 반기며 지지하는 여러 부류들 가운데 하나는 거리의 '서민'들이 아니라 <강남좌파>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은 겁니다.
좋건 나쁘건 이게 지금 처한 상황이라고 전 봅니다 (전 유감스러운 현실이라고 봅니다. 강남좌파 까자는 말은 아니고요).
"중산층-서민, 반재벌 정책 포지션을 새누리가 아닌 야권이 적극 밀여붙여서 그걸로 지지율 상승을 의미있게 맛본 실제 사례가 단 하나라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있다면 제가 생각을 바꾸겠습니다."
아무래도 님과 제가 견해가 갈라지는 지점이 이 부분인 것 같네요. 저는 김대중과 노무현의 당선 사건이 님의 주장에 대한 반례로 보고 있습니다. 만약 한국이 좌파적 정책을 위한 정치적 공간 자체가 협소했다면 애초 그들은 당선이 될 수 없었을거에요. 김대중이 누굽니까? 이름 자체가 "급진좌파빨갱이"와 동의어였던 사람입니다. 김대중이 당선되면 대한민국이 적화가 된다면서 사상검증토론회까지 받았던 사람이고요. 그런데도 당선이 되었죠. 좌파적 정치 공간 협소론은 솔까말 변명에 가깝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노무현은 어떻구요. 2002년 대선 시기 한국의 주류언론들과 기득권들로부터 '좌파'로 라벨링 당하면서 미친듯이 까였던 정치인이었습니다. 장인의 좌익전력부터 시작해서 현대중공업 파업 지원 등등 해서 한국에서 이념적으로 가장 급진적인 세력이었던 486들을 대표하던 정치인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당선이 되었죠. 한국의 서민대중들이 이념적으로 보수적이라는 건 근거가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제가 궁금한건 "중산층-서민, 반재벌 정책 포지션을 새누리가 아닌 야권이 의미 있게 적극 밀여붙여본 실제 사례가 있었나" 입니다. 제 기억에는 무상급식 말고는 없어요. 김대중은 그래도 최초의 정권교체라는 전환기와 햇볕정책의 필요와 IMF 설겆이라는 한계라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확실히 새누리당 때와는 다르다' 는걸 체감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 것이 사실이고, 그 힘으로 노무현이 당선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었죠. 거기에 김대중이 미처 못했던 그런 좌파적 아젠다에 대한 기대가 더해진게 노풍의 실체였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그런데 노무현은 아무것도 안했죠. 오히려 4대개혁입법이라는 상투적이고 고공전에 가까운 정치투쟁에만 매몰이 됐었고, 5년 내내 실제적인 좌파정책으로는 어설프게 종부세 찔끔 건드려본게 유일하지 않습니까. 지금의 문제는 거기서부터 어긋났다고 봅니다.
덧) 솔까말 야권의 문제는 실컷 고공전(담론투쟁)에서 이겨놓고 보병전(민생확보투쟁)에서 무능을 드러낸 것이 근본원인같아요
그러니깐, 미뉴에님이 주장하시는 참여정부가 "정치쟁론"때문에 망했다라는 말은 절대 동의합니다.
하지만, 참여정부가 진짜로 망하기 시작한 이유는 부동산때문이었다고 봅니다. 대통령이 분양가 원가에 반대했던 그 지점이 바로 서민을 위한 민생에서 대기업 중심으로 넘어가는 그 본색을 들어낸 시점이었다고 보구요. 참여정부도 건설경기에 매진하면서 토목사업에 혈안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구요.
만약에 참여정부가 부동산 문제나 분배 문제, 비정규직 문제등등에서 원만한 타협과 '민생'에 대한 적극적인 행태를 보여줬다면, 대중들이 참여정부의 정치논쟁을 그렇게 신물나게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런 "민생"에 대한 효과로 최소한 보궐선거에서 연전연패하는 그런 일은 없었을터이고, 따라서 4대입법 같은 것을 추진하는 데에 있었어도 국민들이 쉽게 등을 돌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수순으로 진행해갔다면 대연정까지 가는 악수를 두지는 않았을 것 같기도 하고..... 결국 노무현의 정치가 망한 이유중에 하나는 "민생"을 등한시하고 정치 몰빵하다가 서민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한 큰 구심력을 잃어버려서인 것 같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 "민생" 두가지에서 둘다 실패했다는 것이 위에서도 말한 제 주장의 맥락이었습니다.
노무현때 지가상승율을 보면 답이 나오지요
민주정부중 가장 높고 거기에 비해 과거 지가상승율이 높은 정부보다는 경제성장율이 아주 낮습니다
노무현시대 서민들이 가장 고통 받은 지점이 부동산 폭등이었고 강남좌파와 새누리 지지 기득권이 혜택받은 지점이 바로 부동산이었지요
오죽하면 강남 우파가 노무현 비토한 걸 반성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청와대 참모들까지 다 강남에 집사느라 정신 없었다는
그리고 비정규직 법 이것 노동계 시민단체등 다 부작용때문에 반대했는데 해결하기는 커녕 개악시켜 버렸다는
그전에는 비정규직이라는 딱지가 없었고
고용은 보장이 되었는데 2년으로 만들어놓으니 1년단위로 계약하고 해고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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