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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동안 개인적으로 좀 궁금했습니다.
노무현이 임기를 겨우 몇 개월 남겨놓고 굳이 남북정상회담을 한 이유 말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노무현-김정일 남북정상회담의 대화록이 까발려지면서 제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됐습니다.
간단히 말해 임기 내내 팽개쳐두고 심지어 적대시했던 남북대화가 이명박-김대중 라인의 자산으로 굳어질까 두려워한 것이라고 봅니다. 간단히 말해 알박기를 했다는 겁니다.
노무현과 김정일의 남북정상회담은 10월 2일입니다.
그 한 달 전쯤인 8월 29일에 이명박이 김대중을 찾아가 만납니다.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된 후 전직 대통령을 예방하는 자리였습니다.
전두환에 이어 김대중을 만났을 때 김대중-이명박이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가가 핵심입니다.
당시 언론에서는 이명박이 (당시의 범여권에 대해 정치적 발언을 강화하고 있던) 김대중에게 정치적 중립을 지켜달라는 요구를 했다는 둥, 김대중이 알아서 하겠다고 대답했다는 둥 대화 분위기가 상당히 어색했다는 식으로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경로로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명박은 김대중이 햇볕정책의 정당성과 남북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무려 다섯번이나 "각하의 말씀이 옳다"고 동의했다고 합니다. 물론 이것은 이명박 특유의 사기근성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앞에서는 알랑방귀를 뀌고 뒤돌아서서 뒷통수를 치는 버릇이죠. 하지만 적어도 당시 김-이 대화가 정치권에 던지는 메시지는 간단치 않았다고 봅니다. 특히 임기 내내 남북대화 박살내기에 주력했던 노무현과 친노에게는 더욱 더 쇼킹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아마 악몽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생각해보세요. 정권을 넘겨주는 것은 기정사실인데, 그렇게 될 경우 노무현과 친노세력은 어떻게 될까요? 자신들이 권력 쥐고 있을 때 저지른 일들의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가장 끔찍한 시나리오는 그렇게 적대시했던 잔민당이 야권의 대표주자로 떠오르는 한편 정권을 쥐게 된 이명박 라인과 이들 잔민당의 제휴로 남북대화가 다시 되살아나는 상황이었을 거라고 봅니다.
노무현이 임기 막판까지 잔민당 위주의 야권 합종연횡을 결사적으로 반대했던 것이 당시 노무현과 친노세력이 갖고 있던 공포심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공개된 대화록을 보니 노무현이 현정은을 제끼고 대북사업을 정부가 챙긴다고 했던데, 정몽헌 자살의 책임논란을 두려워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들더군요. 김대중정부가 쌓아올렸던 남북대화의 성과를 마지막까지 훼방하려는 저열한 계산마저 엿보입니다.
참 뭐한 얘기지만, 결과적으로 노무현의 이 포석은 나름 성공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당장 NLL 발언을 둘러싸고 벌이는 공방만 해도 그렇습니다. 어느새 논란의 전선이 노무현 지지와 반대라는 입장으로 갈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이번 논란에서 새누리-친노세력(민주당 포함) 어느쪽도 일방적인 우세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 자체가 친노로서는 엄청난 성과라고 봐야 합니다. 민주당 당권은 놓쳤지만 적어도 남북대화의 상징성은 확보한 셈입니다.
대북송금특검, 민주당 분당과 열우당 창당, 아프간 파병, 대연정 제안, 한미FTA 추진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던 노무현이라는 저질 정치인이 최후의 카드 하나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남북대화 알박기로 친노세력의 정치적 자산을 마련해준 것이 그것입니다. 대북송금특검으로 남북대화의 인프라 자체를 붕괴시킨 장본인이 오히려 남북대화의 상징성을 갖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깁니다.
물론 이번 대화록에서 까발겨진 노무현의 저급한 언행에 대해서 실망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지만, 그런 기술적인 효과와는 별개로 남북대화의 상징자산이 친노에게 귀속되는 효과도 분명히 있습니다. 이것은 노무현 개인에 대한 실망과는 별개로 전선의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이번 대화록 공개 파문은 적어도 남북대화의 전선에서는 분명히 친노세력에게 힘을 몰아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대화록을 둘러싼 논란에서 노무현이야말로 김대중이 쌓아올린 남북관계를 파탄낸 주범이라는 것, 전향적으로 나아가는 남북대화를 제멋대로 왜곡하고 결국 새누리당의 반동을 불러온 알박기 파렴치범이라는 점을 보다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미 발언록이 공개되었으니 학계의 논문에서도 별 무리없이 인용될테고, 하다못해 노빠들 인터넷 게시판 논쟁에서도 어김없이 인용될텐데 이런 식으로 곱씹어지는게 가장 큰 아픔인거지요.
솔직히 이거 공개한다고 갑자기 문재인이 부엉이 바위 올라가고, 친노 뱃지들은 광화문 앞에서 석고대죄하고 있고 그럴 수야 없지요.
물론 이번 대화록에서 까발겨진 노무현의 저급한 언행에 대해서 실망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지만, 그런 기술적인 효과와는 별개로 남북대화의 상징자산이 친노에게 귀속되는 효과도 분명히 있습니다. 이것은 노무현 개인에 대한 실망과는 별개로 전선의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이번 대화록 공개 파문은 적어도 남북대화의 전선에서는 분명히 친노세력에게 힘을 몰아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전략적 가치라는 점에서 남북문제는 그렇게 몇 가지 이미지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진보진영이 최후의 순간까지 안고 가야 할 가치는 바로 남북문제 아닌가 생각합니다. 보수진영이 저렇게 악착같이 남북문제를 왜곡하려고 드는 것 자체가 저 문제가 지니는 폭발성을 보여준다고 봅니다. 박정희 이래 보수정권이 항상 남북대화, 정상회담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좀더 근본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무현과 친노의 2대 사기가 지역주의 타파와 남북관계가 아닐지.
말로만 지역주의 타파하겠다고 해놓고 결과적으로 영남지역패권주의를 공고히 해주면서 자기들도 그 일원이 되어보겠다고 발악했고 남북문제도 가장 중요한 시점에 대북특검으로 깽판놓고 나서 임기말에 숟가락 디밀면서 별 성과도 못내고 정쟁의 도구로 이용해 먹었다는 점에서 그렇죠.
오히려 노무현 정권에서 남북문제에 그나마 성과를 낸건 정동영 일 겁니다. 나름 일관성도 있었고. 그리고 대북특검할때 야권의 사람들은 모두 다 반대하는데 이상한 논리로 영남지역주의에 아부하겠다는 심정으로 하더니만 나중에 지들이 남북관계 운영할때는 더 비정상적으로 하고.
정말 노무현과 친노세력은 정치적으로 철저하게 매장되어야 전통적 야권의 야성이 살아날 수 있다고 봅니다.
사실 노무현은 임기초 대북특검무렵 정상회담에 대해서 묻는 기자들에게 급한 것 있나요 나중에 봐가면서 하지요 이랬거든요
그런데 대선이면 이미 사실상 임기가 끝나는데 두달남겨두고 정상회담을 한다?
웃기는 이야기지요
그런데 김정일은 왜 응했을까요?
노무현이 아무 힘이 없고 정치적으로도 수세에 몰려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그냥 임기말에 뭐라도 챙기고 후임정권이 그래도 무시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호구잡으려고 만나준건지
아니면 노무현이 뒷돈을 두고 만난건지 무척 궁금하군요
노무현과의 합의나 대화 내용이 남한의 차기 정부에서 실제적인 집행 효력을 갖기 어렵다는 것 정도는 김정일이나 북한 당국자들이 충분히 예상했을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후 남한 정부를 상대할 때 "너희 전임 정부가 합의한 내용이다. 왜 이제 와서 뒤집느냐?"고 공세를 취할 법적 정치적 외교적 무기를 확보하게 되니까요.
원래 전임 정권이 외국과 합의한 사항이라고 해도 엄격하게 따지자면 후임 정권이 그 합의를 뒤집을 수는 없습니다. 말 그대로 혁명이 일어나 국체가 바뀐다면 모를까... 그런 점에서 김정일이 노무현을 만나 얘기 나눈 것은 북한측 입장에서 일종의 꽃놀이 패라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정상회담추진의 배후에 깔린 노무현의 여러 정치적 계산들 가운데 하나로 이런 부분이 있었다고 의심은 해볼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8월 29일 있었다는 이명박과 김대중의 접견을 그 근거로 든 건 실수입니다.
왜냐하면 2차 남북정상회담의 공식적인 준비는 그 이전부터 시작되었고 (8월초), 그렇다면 노무현이 정상회담을 가져야겠다고 고려하고 결심한 건 늦춰 잡아도 7월경이었다고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남북정상회담의 의제가 대화기조에 김-이 면담이 상당한 영향을 줬을 것이란 건 충분히 있음직하다고 봅니다.
근데 그것도 있지만, 전 바로 이 댓글에서 미투라고라님이 지적한 <임기 내내 겪은 정책실패>에 좀 더 강조점을 두고 싶습니다.
뭐, 이건 그냥 '감'이니까 강하게 주장하는 건 아님.
하여간 남북경협에 강한 집착을 보이기는 하던데 그 구상이 현실의 제약요인들을 앞뒤 따져보고 꼼꼼하게 재본 과정을 거치는 등 오랫동안 묵혀서 나온 거라기보단, 다소 즉흥성이 강해보이는 부분들이 적잖게 있더군요.
초조감을 느끼는 것 같다는 인상도 많이 받았구요.
생각이나 감정을 걸르지 않고 표현한다는게 당사자한테 미안한 일이기는 하죠.
아크로 규정에 위반되는 일이기도 하므로
글 모독죄..혹은 인신공격으로 징계한다고 해도 유감없겠습니다.
어학사전
품행이 불량스러운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다음에서 펌했네요
내 기준에선 아크로 이용자들을 조롱한다거나..
욕을 할 상황이 아닌데도 욕을 하는 경우 불량스러움에 해당합니다.
바비/ 오지랖 조금만 떨자면, 바비님이 자/타칭 닝구(라고 흔히 불리는 이 사이트 내 반노성향 회원)들에게 발리는 데는, 님이 머리수가 밀리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물론, 까놓고 말해서 여기 닝구들이 머릿수 덕을 조금 보긴 보죠. 그러나 머리수로 미는 개떼 작전을 탓하는 건 스카이넷 담벼락에 가서나 말할 일이구요, 아크로는 이와 큰 해당사항 없음.
그런거 보단 님이 닝구를 비판하는 그 '방식'이 너무 허접하고 졸렬한데서 주된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이번 댓글이 이를 잘 보여줌)
바비님은 이걸 아셔야 합니다.
(사족) 다만 코지토님은 저도 괜찮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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