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물론, 현재 미국의 민주당과 1961년의 미국 민주당은 미국의 정당사를 살펴보았을 때 '확연히 성격이 다른 정당'이기는 하지만 그 것이 1961년 당시 미국 민주당의 만행을 '현재 민주당은 죄가 없다'라고 합당화 시키는 알리바이는 되지 못한다.


그 판단은, 정치와 경제를 분리하여 사고했을 때 '우리나라 정치인들 중 가장 훌륭한 정치인은 DJ인 반면 경제적 측면에서의 DJ노믹스는 사기'라는 나의 판단에서 내가 왜 DJ를 우리나라 정치인들 중 가장 훌륭한 정치인으로 뽑는지에 대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민주당의 클린턴의 '야만적 행위'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사실, '클린턴의 야만적 행위'는 미제국주의라는 국제 사회에서 민폐덩어리인 나라의 두 정당인 '공화당'과 '민주당'을 구별하려는 눈물겨운 노력에 '정신차려'하고 내가 찬물을 껴얹을 때 주로 활용하는 소재이다.


'클린턴이 어떤 야만적 행동'을 했는지 그리고 그런 야만적 행동에 DJ가 어떻게 저항했는지를 초간단 약술하자면, 클린턴 재임 당시 국제 사회에서는 두 개의 인종청소가 자행되었다. 하나는 바로 발칸반도에서 일어났던 '코소보 인종청소'이고 또 하나는 동남아시아에서 일어났던 '동티모르 인종 청소'이다. 이 정도면 감이 오시는가? 이 두 인종 청소에서 클린턴이 어떤 '야만적 행위'를 했는지 그리고 DJ가 어떻게 저항을 하여 '대한민국 외교 역사 상 최고의 업적'을 세웠는지의 상세는 나중에 다시 거론하기로 하고.....


약방의 감초처럼 노무현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라크 파병을 미국 부시와 이미 합의해놓고 귀국해서는 안그런 척 '대국민사기극을 벌린 노무현'의 대북정책과 국제 사회의 절대 강자인 미국의 대통령인 클린턴에 저항하여 동티모르의 인종청소를 저지한 DJ의 햇볕정책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



2. 1961년 미국에서는 '흑인차별금지법'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그 법안은 부결되었는데 그 부결에 혁혁한 공(?)을 세운 정당은 바로 민주당이고 당시 민주당은 케네디라는 미국 역사 상 가장 존경받는 역대 대통령에 이름을 올리는 사람이었다. 물론, 케네디가 '흑인차별금지법' 부결에 책임이 있다고 단정 짓는 것은 미국의 당시 정치구조를 살펴보았을 때 무리한 주장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역사적 사실을 들어 케네디의 속성을, 미국인들이 존경하는 대통령의 반열에 올려놓기는 무리라는 주장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주장일 것이다.


케네디가 암살된 이유 중 거론된 이유 중 하나인, 유태인 일색인 역대 미국 연방준비 은행장에서 예외적으로 비유태인을 자리에 앉힐려고 노력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거론해 볼 때, 케네디에게 인종주의자 냄새가 나는 것을 숨길 수 없다. 이는 마치, 노에해방을 선언한 링컨이 막상 인종주의자였다는 역사적 사실과 흡사하다.


어쨌든 '흑인차별금지법'을 부결시킨 민주당, 그리고 그 민주당의 수장이었던 케네디가 인권에 대하여 무지했다...라고 비난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며 그런 무지는 바로 한국의 박정희가 516 쿠테타를 일으켰을 때 묵인한 이유에 대한, 미국의 국익과 합치한다는 것 이외의 심리적 배경을 설명해준다.



3. 516 쿠테타는 419 혁명으로 인한 사회의 혼란상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주장에 내가 보낼 수 있는 것은 지극한 냉소이다. 그럼 박정희가 419혁명 전에도 이미 쿠테타를 모의했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만일, 똑같은 주장을 하면서 이승만을 버렸다면 그건 내가 인정을 할 수는 없지만 '맥락은 완성된 주장'이라고 인정은 하겠다.


그런데 516쿠테타를 옹호하는 인간들은 대게 이승만도 똑같이 옹호하면서 합당화 시키니까 문제라는 것이다. 516쿠테타가 이승만 정권 당시에 발생했다면 도대체 어떻게 할건데? 더 나은 조국을 위하여 '더 나은 방법'을 취했을 것이라고 주장할 것인가?


그냥, 논리적 쫑을 일으키면서 듣는 사람도 민망한 주장을 하지 말고 '미안한데 516 쿠테타는 잘못이었어, 인정해'라고 하던가 아니면 '이승만 개갞끼'라고 하는게 낫지 않을까? 하긴, 우익수구꼴통들의 논리 전개를 보자면 '팩트는 만인의 적, 논리는 공공의 적'이니 뭘 더 바랄까마는.



4. 그런데 또 다른 얼척없는 주장이 있다. 그 것은 바로 'DJ가 전두환을 용서한 이유가 DJ가 포용력이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 얼척없는 주장을 접하면 나는 슬퍼진다. 왜냐하면, 516쿠테타를 합당화시키는 심리가 박정희를 찬양하는 심리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면 'DJ가 전두환을 용서하는 이유'는 DJ를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 모독하는 것이므로.


의회주의자인 DJ가 법을 무시하고 학살주범자를 용서할 것 같은가? 그 것은 의회주의자인 DJ를 지독히도 폄훼하는 것이다. 전두환에 비하여 절대적 강자인 클린턴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동티모르의 인종청소를 막아낸 것이 DJ이다. 그리고 당연히 수구들의 격렬한 반대를 예상하지 못할 DJ가 아닌데도 햇볕정책을 추진했던 DJ이다. 그런 DJ가 겨우 전두환 따위를 겁을 냈을까? 자신의 평생의 지론인 '의회주의' 원칙을 버리면서까지?


물론, 의회주의자 DJ가 의원꿔주기라는 참 용납하기 힘든 반칙을 한 사실이 있기는 하다. 그런데 그 반칙은 '정치도덕적'으로는 문제가 되어도 '정치법률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면에 전두환을 용서한 것은 법률적 반칙 뿐 아니라 '내란죄'에 해당하는 중범죄이다. 그 내란죄는 현직대통령이라고 소추제외 항목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용서했다 왜?



5. DJ가 전두환을 용서한 맥락의 역사적 결과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재단 사이트에 가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광주진상 청문회에서 끝내 밝히지 못한 '발포 명령자'와 맥락이 닿아있다. 518 재단의 기록에 의하면 발포명령자의 진상은 미국이 아직도 비밀문서로 분류한 외교 문서에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것은, 물론, 김대중 자서전(내가 DJ를 한국 정치인 1위로 놓지만 자서전을 읽는건 내 취향이 아니기 때문에 발췌본에서 본 것이다)에서 언급한 1980년 4월 11일 발언을 기본으로 전후 신문들의 기록을 살펴보면 518학살이 전두환의 정권욕에서 발단된 것이고 518학살 역시 전두환 때문에 일어난 것임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지만 '발포책임자=전두환'은 법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걸 DJ가 몰랐을까? 그래서 전두환이 무서워 용서했을까? 클린턴에도 저항한 DJ가 전두환이 무서워 그리고 그의 평생 소신인 의회주의를 무시하면서까지 '확증이 없는 피의자'에게 혐의를 씌었을까? 아마, 그랬다면 내가 지금 여기서 DJ는 대한민국 역사 상 정치인 No.1이라고 주장하기는 커녕 의회주의자라는 DJ가 막상 내란죄에 준하는 월권행위를 했다고 맹비난하고 있을 것이다.


6. 518학살 관련하여 '발포명령자'를 알게되는 핵심이라는 미국의 비밀문서는 언제쯤 해제될까? 518재단의 기록이 2년전이었고 그 후로 비밀해제되었다는 기록이 없으니 법적으로는 '발포명령자'는 여전히 확정범이 없다는 것이다. 단지, 당시 31사단 사령관인 '정웅이 자신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다'라고 토로하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516쿠테타와 518학살.....


대한민국 국민들의 '인권이 무참히 박살난 대표적인 두 사건'의 중심에 미국이 있고 그 중 하나는 완료형이고 또 다른 하나는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즉, 미국의 국익에 의하여 묵인된 두 역사적 사건에서 하나는 실체가 밝혀졌고 또 하나는 그 실체를 밝히는 열쇠를 미국이 쥐고 있다는 것이다.


역사 속에서 약소국이 살아가기가 이렇게 참, 힘든 것이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