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언 문

 

지역차별은 가장 우리나라가 미래로 나아가는 발목을 붙잡고 늘어지는 고질병입니다. 지역차별은 유사 이래 인류가 피땀 흘려 획득해온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관점과 상식을 정면에서 부인합니다. 1965년 유엔총회에서 규정했듯이, 지역차별은 인류사적으로 가장 잔악한 범죄행위인 인종차별에 해당합니다. 우리나라의 지역차별은 특정한 집단과 개인에 대해 편견과 증오심을 근거 없이 부추기고 재생산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만연한 억압을 더욱 강화하고 공동체의 동화적 통합을 위한 양심적인, 선의에 따른 해결 방법을 거부합니다.

 

우리는 지금 이 나라에 광범위하게 퍼져가고 있는 지역차별과 편견이 더 이상 관용이나 방임의 영역에 방치해둘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고 판단합니다. 이 문제는 오랜 역사 속에서 시련과 영광을 함께해온 공동체 자체를 산산이 분해시킬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민족분단 및 열강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현실에서 외부의 누군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악마의 지렛대로 지역차별 문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인류의 보편적인 양심과 지식, 합리성을 갖춘 건전한 시민들의 힘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이 문제의 전향적인 해결에 나서고자 합니다.

 

 

하나. 특정 지역과 그 출신 개인 및 집단에 대한 악의적이고 편견, 증오에 찬 언행을 강력 처벌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근거를 확보한다.

 

하나. 특정 지역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낳는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왜곡과 소외 및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법적·제도적 근거를 확보한다.

 

하나. 지속적으로 지역차별 및 혐오감정을 부추기고 유포하는 개인 및 단체, 집단에 대해 법적·제도적 장치와 별개로 그 행위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실천을 조직화한다.

 

 

우리는 지역차별로 인해 오랫동안 쌓여왔던 원한을 해소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피해 받았던 지역이 가해자의 입장에 서게 하는 것은 우리의 목표가 더더욱 아닙니다. 우리는 지역차별로 인해 끊임없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원한과 복수의 악순환을 끊고자 합니다.

 

지역차별로 인해 감수해야 했던 개인들의 삶의 상처를 치유하고, 과거의 아픈 경험이 우리나라와 인류 전체의 도덕과 삶의 조건을 개선하는 소중한 자산으로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역차별로 인해 발생하는 비인간적인 삶의 조건을 개선하고, 이 나라의 모든 국민들이 인종주의적인 편견의 굴레를 끊어내고 자유롭고 창의적인 활동을 통해 이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영역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주역으로 활동하게 만들 것입니다.

 

우리는 위의 대의 및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인류 보편적인 양심과 상식을 기반으로, 현존하는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고 선언합니다.

 

 

20137

지역차별 극복을 위한 시민행동 발기인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