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기원이 예전에는 많았다. 동네마다 여러개가 있었다. 기원은 주로 바둑을 두는 곳이다.그러나 예전에도 요즘에도 기원은 남자들의 사랑방이자 노름방이다. 내기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오는 곳이다.

 

기원에 들어가니 아가씨가 [오셨어요.오빠]라고 말했다. 이 기원은 여직원이 있다. 예쁘장한 얼굴이다. 난 잠깐 눈인사를 하고 옆에서 두고 있는 바둑을 관전했다. 차도행이라는 영감이 호구를 낚았다. 이 영감은 1급 바둑인데 상대에 따라 고무줄 기력을 능숙하게 한다. 나도 이 영감에게 당했다. 한 오십정도 잃었다. 주위에 사람들은 아무도 내가 당하는 것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난 경로우대사상이 없다. 바둑은 고급취미다. 그러나 바둑을 즐기는 사람들은 없는 사람들이 다수다. 명사의 바둑이 있다. 명사들이 바둑을 두긴 둔다.그러나 소수다. 바둑은 시간이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취미다.

 

일이삼이다.스물한집은 이만원 서른한집은 삼만원이다. 차영감이 한집을 남겼다. 만원을 챙긴다.옆의 노인네는 그럴수도 있지 하는 표정이다.두번째 판 차영감은 스물두집을 이겼다. 반패를 이겨서 스물두집이다. 이만원을 챙겼다. 세번째 판 차영감은 두집을 졌다.이만원을 챙겼다. 상대는 시간이 없는지 판을 마무리하고 일어선다. 차영감은 예전에 스텐레스공장을 했다고 한다. 철쟁이다.

 

옆에 뚱뚱한 형님은 카드꾼이다. 하이로 멤버를 모집한다. 나도 끼고 싶었지만 군데군데 함정에 빠지고 싶지 않았다. 동네의 규칙이 있지 않은가.어차피 족보싸움인데 족보도 동네마다 다르다. 이 형님은 백이십킬로 정도 나가는 듯 하다. 나는 그 형님에게 체중을 물었다. 그 형님은 [알면 다쳐]라고 말했다. 노래바를 하는 형님이다. 마누라가 바를 운영하고 형님은 바에서 행패부리는 사람을 혼내준다. 시간은 7시다. 차영감은 나랑 두자고 말했다. [썩을...] 이 영감과는 부가 없다. 옆에 순경형님이 있다. 나랑 맛수다. 야통을 하여 내가 졌다. 나랑 호선바둑인데 자신은 선바둑밖에 아니라고 우긴다. 목수다. 머리가 시원하게 벗겨져있다.

 

여름철이라서 햇볓이 바둑판위로 비친다. 눈부시다. 옥원장은 달력으로 싼 책을 본다. 일본어책인데 기원에 일본인이 가끔씩 오기에 공부하는 듯 하다.전축을 원장님은 틀었다. 바흐의 곡 같은데 잘 모르겠다. 내가 아는 곳은 탄호이저밖에 없는데 그것과 비슷한 류같다. 기원과 클래식 묘하게 어울린다. 옆에선 펜치형님이 바둑을 둔다. 사슴농장과 두는데 6점 바둑이다.펜치형님은 영노라는 이름이 있는데도 사람들은 펜치라고 부른다. 이 형님이 순경형님돈을 1억정도 빨았단다.

 

바둑이 어느틈엔가 두기 싫었다. 기원에서도 관전만 한다. 집을 세어본다. 좌변에 열집,중앙에 삼십징,상변은 열집이다. 상대방 집을 세어본다. 우변에 열집,중앙은 살지 말지 위기상황이다. 계가를 하다보니 지금 승부는 벌써 끝났다. 손프로는 독수리자세로 앉은 후 요상한 미소를 진 후 중앙을 잡지않고 반상최대의 끝내기를 한다.눈목자끝내기다. 그러나 이것이 결국 죽음의 골짜기로 이끌어냈다.상대가 막았는데 수가 너무 잘 보여서 단수를 쳐버렸다. 살려주었는데 그대신 자충수가 걸려 손프로의 대마가 전멸해버렸다. 탐욕이 패배를 이끌어냈다.

 

손프로의 얼굴이 벌개졌다.[야통이다!]고 손프로는 말한다. 상대는 콜롱형님이었다. 콜롱콜롱 콜롱형님! 내가 새벽에 교회를 어쩌다 갈 때 운동하러 나오는 형님이다. 콜롱형님은 내일 출근해야하니깐 야통은 없다고 야무지게 말한다. 점점 어둠이 짙어져간다. 날씨는 더웠다.에어콘을 틀어도 사람들이 많다. 다들 남의 돈 따먹을려고 눈이 시뻘개져있다. 상구형님이 왔다. 이 형님은 호구중의 호구다. 이 형님과 난 바둑을 두었다. 나의 승리다. 오천원을 챙겼다.상구형님은[이길수가 없어~]라고 말한다. 상구형님의 한라산 담배를 폈다. 예전에 홍영감과 장기를 두다가 홍영감이 열받아서 망치로 상구형님의 머리를 쳤다. 그러나 이를 용서한 대인배다. 부인이 무척 미인이다.언젠가 밤에 부인이 상구형님의 찾으러 왔다. 목소리가 좋다. 목소리가 좋으면 미인을 얻는다.여럿 봤다. 고등학교때 은사님 부인도 무척 미인이었다. 은사님은 목소리가 저음이었다.

 

손프로의 바둑을 보면 너무 즐겁다. 바둑보다도 그 얼굴 보는 것이 즐겁다. 기원의 조치훈이 그의 별명이다. 내가 지어준 별명이라서 아무도 그 별명은 부르지 않는다. 샤킹의 대가다. 난 샤킹이라는 단어를 그를 통해 처음 들었다.기원만 오면 모든 두통이 해결된다는 그의 말에 난 웃었다. 나도 그러니깐. 그도 나도 바둑을 사랑하는 애기가다. 손프로의 바둑을 보다가 너무나 어이없이 그가 질때 난 말했다.[이해하기 어려운 수야] 손프로는 그 말에 대꾸하지 않다가 계속 내가 그러니깐 약이 올랐다. [너 저리 안갈래] 그래서 커피를 뽑아주었더니 좋아라 한다.

 

손프로의 바둑을 보고난 후 기원에 기료를 지불하고 나왔다.

 

옆에 작은방에 카드 치는데 보고 싶었지만.

 

 

각종 학문과 노름에 관심이 많은 의학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