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해서 헬스 갔다오고 샤워하고 다시 들어가보니 흐미~ 뭐 어디서부터 끼어들어야 할지 감이 안잡히는군요. 그래서 비행소년님과 네임드님의 맨 처음 논점인 '금융개방도'만 짚고 넘어가죠.


정식명칭은 '금융개방도'가 아니라 자본시장개방도가 되겠죠. 그럼 진행하기 전에 몇가지 짚고 넘어갈까요?


1. 우선, 네임드님. 근거는 주장하는 분이 대야한다는 '논쟁의 기본 원칙'은 지키는게 원칙이죠. 반칙하지 마세요.


2. 그리고 IMF에 원인과 대책에 대한 비행소년님과 네임드님의 주장은 제 판단에 원인에 대한 부분은 네임드님의 실수, 대책에 대한 부분은 비행소년님이 실수하신거 같네요.


우선, IMF 원인에 대한 부분.


중복투자가 IMF의 원흉이다? 이런, 네임드님이 박정희까였는지는 몰랐네요. 중복투자가 IMF의 원흉이라는 논리는 바로 '박정희가 IMF의 원흉이다'라는 주장의 동어반복이거든요? IMF에 대한 원인은 바로 전두환 독재정권 시절의 사회간접자본 투자(SOC)를 등한시 했기 때문입니다.


왜, 흔히 '전두환 시절에 살기 좋았다'라는 신화가 아직도 내려오는 것일까요? 물가와 성장 두마리 토끼를 전부 잡았다는 전두환 독재 정권. 경제학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아시는 분들은 '물가와 성장' 두마리 토끼를 절대 동시에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아실겁니다. 그런데 전두환은 잡았어요. 전두환이 뭐 신의 아들인가요? '물가와 성장'을 동시에 잡은 나라는 없습니다. 제가 아는 한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기적을 불러일으킨 이유는 바로 전두환이 SOC에 대한 투자를 등한시 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동아일보에서 읽은 기억이 나는데(그 이후 그 근거를 찾으려고 동아일보를 샅샅히 뒤졌는데 없어서 근거를 대지는 못합니다만) YS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대 세계 석학들이 공통적으로 한국 경제에 대하여 지적했던 내용입니다.


"SOC에 집중투자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는 산업동맥경화에 걸려 경제적으로 큰 위기를 겪을 것"


그런데 YS가 그걸 안했습니다. 무식이 통통 튀겨서 말입니다.



그리고 DJ의 IMF 대책.

제가 'DJ노믹스는 사기다'라고 언급했었는데 그 부분은 비행소년님이 잘못 판단하고 계시는 것 같네요. 단지, 저는 이 부분에 대하여는 비판은 자제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정권 교체가 최초로 되어서 야당이 정권을 잡았던 기회가 없었는데 정권을 잡자마자 IMF 사태를 극복해야 하는어려움, DJ정권이 소수 정권이라는 한계, 그리고 당시 한국의 통계를 보고 세계가 '어떻게 이런 엉터리 통계를 가지고 국정을 운영했는지 오히려 신가하다'라고 놀랄 정도로 국정 운영에 필요한 기본자료조차 없는 현실.(이 부분은 DJ도 임기 중 한국 통계 중 믿을만한 것이 하나도 없다...라고 했었습니다)


문제는 비행소년님은 DJ의 IMF 극복을 A정도 주시는거 같고 네임드님은 D 정도 주시는거 같은데 저는 B 아니면 C+ 정도입니다. 이 부분은 별도의 논점이니까 흥미있으시면 발제해주세요.(아, 눈팅할 것이 분명하신 레드문님 참석도 적극 권장합니다. ^^ 이상한데서 딱지치기 하지 마시고... )



3.  이제 금융개방도 그러니까 자본시장개방도에 대한 비행소년님과 네임드님의 주장에 대한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네임드님이 근거를 대셔야함에도 근거를 대지 않은 불성실성을 보이신 아쉬움이 있지만 저는 네임드님의 주장에 손을 들어드리고 싶네요.


결국, 트레핀 딜레마라는, 신자유주의가 있게 한, 유동성과 신용성의 함수관계인데 우리나라의 자본시장은 유동성이 극도로 높아서 신용성이 떨어져서 자본흐름도가 아주 왜곡되게 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을 비행소년님은 우리나라의 제조산업이 예를 들어 아이슬란드에 비해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다...라고 하셨는데 논리적으로는 맞을지 몰라도 실물경제에서는 '아닙니다'.



이 부분을 원죄(Original Sin)이라는 용어로 풀어드리죠.



4. 우선, 2009년도 및 2010년 기준 IMF의 각국의 자본거래 자유화 지수(Code of Liberalization of Capital Movement)'와 '자본시장 양적 개방도' 통계를 인용합니다. (써글.... IMF 사이트에서는 찾지 못했다는... 동아일보 얘들은 도대체 어디서 찾았다냐? 하여간 2090년도면 몇 년 지난 것이지만 인용해도 문제없어서 그냥 인용합니다.)




자본거래자유화지수에 대한 것은 비행소년님과 네임드님 두 분 지적대로 노무현 정권의 닭짓이죠. 관련 기사를 인용합니다.


지난 1일(2006년 1월-인용자주)부터 자본거래의 허가제가 폐지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자본자유화 수준이 급상승하는 동시에 환투기 가능성 및 시장불안 요소가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자본자유화 현황 및 향후 과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본자유화 평가보고서'의 평가기준에 따라 평가해본 결과 우리나라의 자본자유화 수준은 2005년의 59.4%에서 2006년에는 85.1%로 급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5년을 기준으로 할 때 한국을 제외한 OECD 29개 회원국들의 평균 자본자유화 수준은 89.3%이며, 미국이 95%로 선두이고 그 다음은 일본(86.1%), 독일(89.1%), 영국(86.1%) 순이다. 또 터키, 멕시코, 체코,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신흥시장국들의 자본자유화 수준은 평균 84.2%다.(중략)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이 외환위기 이후 꾸준히 성장해 왔다지만 그 내용이나 규모 면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 수준이라며 자본자유화가 가져올 폐해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출처는 여기를 클릭)


우리나라의 경우, 재벌집중형 경제 구조에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등 블루칩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한다면 동일한 수준의 자본거래자유화지수를 보인 다른 나라보다 사냥하기 아주 좋게 되어 있죠. 그리고 (제가 아는 한)노무현 정권은 그 후속대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거, 나라 그냥 팔아먹겠다는거죠. 그러고 보면 노무현이 팔아드신게 참 많네요. 위대하신 분이세요.


그리고 자본시장양적개방도. 미국이야 구축통화국가니까 문제가 없고 일본은 잃어버린 20년 운운하며 아베노믹스로 몸부림치고 있지만 역시 우리나라와 같은 급은 아니고 우리나라의 자본시장약적개방도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게 주식시장 비중에서 삼성전자 등 몇 개 블루칩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생각하면 '금융쓰나미'가 몰려올겁니다. 뭐, 외환투기자본이야 세계 각국에 범람되어 있지만 경제집중도가 높은 한국은 외환투기자본에 상대적으로 크게 노출되어 있고 위험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죠.



4. 여기서 자료 하나를 더 인용합니다.


싱가폴이야 중계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니까 우리와는 차원이 다른 나라이고.... 뭐 네임드님 주장이 좀 틀리기는 했습니다만 신흥국가들의 자본시장 개방도는 우리나라가 1위입니다. 독일이나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자본시장 양적개방도가 훨씬 높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더욱 위험한 이유는 바로 원죄(Original Sin) 때문입니다.

원죄에 대한 설명을 아래에 인용 발췌합니다.



한국 기업들은 수출을 할 때 거래액의 85% 이상을 달러로 받는다(2009년 기준). 원화 결제 비중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원화는 한국 밖으로 나가면 믿을 만한 화폐가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달러·유로·엔 정도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다른 나라 화폐도 마찬가지다.(인용자주-즉, 독일은 유로화, 일본은 엔화를 국제금융시장에서 융통이 되니까 단기 위기 상황에서 자금 조달이 용이하다는 의미)

이런 불안정성은 단지 은행이나 기업이 외환을 잘 관리하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외국과의 상품 및 자본 거래를 다른 나라 돈으로 해야 한다는 상황 그 자체 때문에 불거지는 불안정성이다. 그래서 이런 금융 불안정성을, 아이켄그린 UC 버클리 교수 같은 사람들은 ‘원죄(Original Sin)’라 불렀다

이처럼 원화 등 국제적 신뢰가 낮은 화폐들은 지구적 상품 및 자본 거래에서 기본적인 불안정성을 감수해야 한다. 한국 등 대다수 국가는 아무리 많은 자산(자국 통화)과 첨단 기술 및 서비스를 갖고 있어도 달러 같은 국제 결제통화를 조달하지 못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심지어 외화 부채를 상환하지 못해 국가 부도를 당할 수도 있다. 이런 위험은 특히 오늘날처럼 지구적 차원의 거래가 계속 확대되고 환율 변동이 극심한 상황에서는 더욱 커진다.


같은 자본시장약적개방도라면 경제의 규모나 주식시장의 집중도 이외에 '원죄' 때문에 우리나라의 위험도가 훨씬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돈은 국가간 거레에서는 휴지에 불과하니 말입니다.



그러나 미국·EU·일본을 제외한 모든 국가들이 한국만큼 불안하다고 볼 수는 없다. 나라마다 외부 충격에 대응하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능력’ 중 하나가 바로 외환보유고다. 어떤 나라가 달러화를 충분히 축적해두고 있다면 외부 충격 때문에 달러화가 해외로 빠져나가더라도 그럭저럭 견딜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부문에서 한국의 ‘능력’은 매우 높은 편이다. 대외 순채권국이고 외환보유고로 따지면 세계 5~6위에 이를 정도다. 그러나 최근 추이를 보면, 설사 외환보유고가 높다 해도 외부 충격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 입증된다. 2008년 가을 본격화된 세계 금융위기 당시 외환보유고가 높았던 한국의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졌던 것이 대표적 사례다. 외부 충격이 발생하면, 먼저 민간 부문에서 외화 부족 사태가 터진다. 이 경우, 통화당국(한국의 경우 한국은행)은 민간 부문에 외환을 제공하게 되는데, 이 사실 자체가 ‘유동성 위기’의 신호가 되어 자본 유출을 더욱 가속화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외환보유고가 아무리 높아도 외부 충격에 잘 대응할 수 없다면, 결국 외국 자본이 무질서하고 급속하게 빠져나가는 것을 얼마나 잘 막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이 측면에서 볼 때 한국은 매우 취약하다. 2000년대 이후 외국인이 한국에 들여온 자금 중 85%가 주식·채권 등에 투자되었다. 언제든 빼갈 수 있는 돈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한국 내 ‘외국인 투자 잔액’은 2007년 말에서 2008년 금융위기 사이 2250억 달러 감소했는데, 이 중 2049억 달러가 주식·채권 투자였다
(이상 출처는 여기를 클릭)

아마 이 정도면 '자본시장개방도'에 대한 두 분의 논쟁에 대하여 대략 정리가 된 것 같네요. 결국, 구조적인 문제 이외에 운영의 묘가 필요한데 글쎄요.... 아닌 말로 이명박 정권 때 강만수 같은 돌대가리이면서 탐욕스럽기는 이를데 없는 인간들로 가득찬 한국의 모피아들...


네임드님 주장대로 규제 정도가 아니라 제도적 정비, 인적자원 청산 그리고 경제민주화를 통한 경제력 집중도 완화 등을 통한 기초를 튼튼하게 해야하는데 글쎄요..... 과연 될까요?


(나머지 논점들은 이 글에 추가시키거나 아니면 생략 ^^)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