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감님이 경비일을 간두었다. 나보고 일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난 자전거를 몰고 그를 데리러 갔다. 새벽 4시다. 그는 나와있지 않았다. 나는 전화했다. 박영감님이 받았다. 나온다고 했다. 그를 데리고 인력사무소에 갔다. 박영감님은 나이가 칠십세다. 용역사무실에 거의 최고령이다. 칠십삼세가 최고령이다. 그와 함께 난 인천에 검단신도시에 갔다. 허허벌판에 이루어지는 역사에 감탄했다.

 

폼을 정리하는 일이 맡겨졌다. 폼은 육백폼,천이백폼,사백폼, 이백폼을 종류대로 분류하여 쌓는 작업이었다. 15개의 층을 사각형으로 쌓아올리는 작업이었다. 맨 밑의 작업은 핀으로 폼을 연결하는 것이었다. 폼을 핀으로 연결하면 웬만하면 분리되지 않는다. 폼을 연결한 후 위에 쌓기 시작했다. 지그재그로 엇갈리게 쌓는 것이 정석이지만 바쁘면 그냥 사각형을 만들기만 하면 된다. 폼이 이것저것 너브러져 있기에 많이 있는 것은 종류대로 쌓지만 적게 있는 것은 한꺼번에 쌓는다. 폼이 눕혀져 있는 것은 세워 놓는다. 그래야 필요한 자리에 올려 놓기 편하니깐.

 

박영감님은 평생 노동을 하신 분이다. 경비 반장을 끝으로 월급쟁이 생활을 마쳤다. 나이가 많았지만 꽤부리지 않고 능숙하게 눈치껏 폼을 나아 올리셨다. 폼은 생각외로 무겁다. 난 두 개씩 날랐다. 몸이 노가다를 원할 때 땀이 비오듯 흘리면서도 난 두개를 들어 나른다. 사람들이 눈치를 준다. 반장이 나를 보면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날라야 한다는 것으로 눈치를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반장이 있을 때는 하나씩 나르고 없을 때는 두개씩 날랐다. 폼이 다 쌓였다. 반생이로 묶었다. 큰 의미는 없는 작업이지만 현장에서는 그렇게들 한다. 반생이로 묶을 때도 있지만 밴딩도 한다. 다 묶은 것은 타워로 필요한 곳에 나른다.

 

참시간이다. 커피를 다들 선호한다. 커피와 담배는 궁합이 맞다. 캔커피를 마시면서 담배를 피웠다.

 

시간이 지나서 다시 작업을 개시했다. 폼을 날랐다. 두개씩을. 더불어서 일을 하는 것은 즐겁다. 더우니깐 물이 금방 동이 난다. 팀장이 물을 가지러 식당에 갔다. 뚱뚱한 사람인데 폼 나르는 것보다 반생이 일만 하려고 한다. 뚱뚱하니 움직이는 것이 싫은 것 같았다. 반생이 질도 잘 하는 것 같지는 않다. 하긴 아무리 노가다를 해도 안 해보면 못 한다.

 

시간이 지나서 점심을 먹었다. 줄 서서 식판에 생선튀김,무말랭이,미역국,김치가 나왔다. 참으로 소박한 식단이다. 고기가 있으면 더 좋을텐데. 다 담고 보니 소세지를 가져온다. 소세지도 식판에 담았다. 옆에 형님이 주방아줌마에게 대접을 하나 달랜다. 왜 그런가 했더니만 어떤 가리워진 상자안에 국자 비슷한 것을 손으로 집은 후 그 안에 휘저어 어름을 대접에 담은 후 물을 그 곳에 담으면서 반면에 미소를 지며 내 자리에 왔다. 시원한 물이 보약이다.

 

밥을 먹은 후 물을 먹었다. 물 먹는 곳에 약통이 있었다. 여름에 소금 보충 약이다. 꼭 필요할 때 먹으면 좋다. 남용하면 안 좋다. 휴지에 몇알을 담았다. 현장에 그늘진 곳에서 난 잠을 잤다. 새벽에 일어났기에 오후의 잠은 예외없이 꿀 잠이다. 사람들을 사귈려면 잠자면 안된다. 그 때 친해질 기회인데 그럴 필요가 있는가. 집에 갈 때 쯤 대면 빨리 사무실에 가서 돈을 받을 생각 뿐이다.

 

폼을 다 쌓으니깐 시스템을 쌓으라고 한다. 묵묵히 다이를 만든 후 시스템을 쌓았다. 옆에 영빈형님이 있다. 그 형님은 키는 작지만 힘이 장사다. 이빨이 다 빠졌다. 노가다를 하는 것이 너무 좋다고 빠진 이빨로 흐뭇하게 웃는다. 이 형님은 옆에서 이래라저래라 시키면 그냥 집으로 간다. 상대가 누구든. 옛날에 지게를 졌다고 했다. 딱 벌어진 어깨가 강인해보였다.

 

시스템을 쌓은 후 화목을 쌓아라고 했다. 화목다이를 짰다. 투바이포로 바닥에 굴러다니는 못으로 다이를 짯다. 옆에는 합판을 댔다. 페목들을 담았다. 페목들은 인천공장으로 옮겨져 톱밥으로 제조된다고 하였다. 많이 쌓기 위해서는 수평과 크기를 맞추어야 한다. 대충 나무들을 올린 후 다이에 올라가서 정리했다.테트리스와 원리가 같다. 한 사람은 위에서 정리하고 다른 사람들은 폐목을 올린다.  이 중 쓸만한 목재들은 따로 정리했다. 삼선각,투바이포는 분리해서 정리했다.

 

노가다의 기본이 되는 자재정리작업이다.

 

자재정리는 기술은 필요없지만 은근히 쉽지 않은 작업이다. 여러번 작업에 참여해도 그 이치를 깨닫지 못하면 빠른 시간안에 정리가 잘 되지 않는다.손발이 맞아야한다. 그래서 팀을 이루어서 한다. 나보고 자기 팀에서 일하자고 했다. 그 팀장은 옆의 인력에 있다가 일이 없어서 내가 일하는 인력으로 왔다. 봉고차기사다. 예전에 큰 사업을 하다가 말아먹고 택시운전을 하다가 허리가 아파서 노가다를 시작했다고 했다. 처음에 시작한 일이 해체팀이었다고 한다. 해체는 힘든 일이어서 처음에는 운전만 했는데 심심해서 같이하다가 손까락을 찌어서 한동안 고생했다고 했다.

 

일하다보니 시간이 다섯시가 거의 다 되었다. 일이 끝난 후 씻었다. 비누가 있으면 좋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물론 좋은 곳은 샤워실이 있는 곳도 있다.그 전에 일했던 롯데건설 풍납동 현장이 그랬다. 땟국물이 씻겨나간다.

 

일이 끝난 후 봉고차에 탔다. 맨 뒷자리에 자리를 먼저 잡으니깐 어떤 형님이 나보고 비키란다. 난 다투기 싫어서 비켰다. 일도 잘 못하는 형님이었다. 내가 밑에 내려가서 자재를 끄집어냈고 그 형님은 그것을 단지 받아치기만 했으니깐. 나보고 내려가서 끄집어내라고 해서 난 그렇게 했다.

 

스마트폰의 이어폰을 귀에 꽃았다. 마태복음강의를 들었다. 정동수목사님의 강해였다. 30번째 강의다. 40분정도 시간이 걸린다. 나도 온유해져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은 약한 자를 들어쓰는데 난 너무 강하다.너무 강하니 예배도 종종 빠진다.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지 않으니 너무 강하니깐 그러하다.

 

사무실에 들어오니 사람들이 이미 꽤 있다. 기다리니 돈 받아가라고 팀장이 돈을 새서 나에게 준다. 차비를 제했다. 돈을 받은 다음 사무실에서 집에 가기 전에 담배 한까지를 물었다. 맥주 한잔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너편에 마트에 들어가서 맥스 중 한 캔을 샀다. 한 번에 마시면서 담배를 끝까지 피웠다. 자전거를 탔다. 기분만 좋고 취하진 않았다.

 

집에 들어오니 여편네는 티비를 보고 있다. 일당을 다 주었다. 좋아한다. 저녁식사가 나왔는데 배가 불러서 조금만 먹었다. 샤워를 했다. 천국이 따로 없다.

각종 학문과 노름에 관심이 많은 의학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