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아크로에서 워낙 많이 다루어진 주제라, 반복하는게 식상하긴 한데 최근 신입회원들도 있고, 근래에 눈팅을 시작하신 분들도 있으실테니 그냥 다시한번 적습니다. 

친노라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으시다면, "부산경남 비새누리당 정치인"이라고 표현해도 되겠습니다. 아니 사실은 부경 비새누리당 정치인이라는 표현이 그 집단의 속성을 조금 더 정확하게 나타나는 말입니다. (이 계파에서 부경출신이 아닌 사람들도 있지만, 핵심은 부경입니다.)

정동영이 대선 후보가 되었던 17대 대선에서 이 정치인 일파 (부경 비한나라당)와 그 지지자들은 분명하게 선언합니다. 자기네 일파가 대선 후보로 나서지 않으면, 자신들은 차라리 야권을 지지하게 않겠다고요. 그래서 아주 강력한 비토를 보냅니다. 문국현 후보를 지지한다느니, 기호 0번을 찍겠다느니. 다시 말하자면 선거에서 질지언정 자신들의 헤게모니를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그 대선은 당시 청와대와 야권 실세였던 자신들에 대한 반감으로 인해, 무슨 수를 써도 이기기 힘든 선거였는 데도 말입니다.


반면 문재인이 18대 대선 후보로 나설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한가지 입니다. "영남 후보론".  호남이나 기타지역 정치인이 대선 후보 나오면, 영남에서 새누리당 몰표가 나오니까 질 수 밖에 없다. (정동영의 경우를 봐라!) 영남 정치인들에게 야권 헤게모니를 몰아주고, 영남 후보를 대선후보로 세워라. 그럼 우리가 부산,울산,경남에서 40%를 받아와서 대선을 승리하겠다.  이 약속을 건 겁니다.

어거지로 혁신과 통합을 만들어 민주당을 잡아삼키고, 대선 후보 자리를 끝내 쟁취할 수 있엇던 것도 이 영남후보론이 살아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문재인 -- 부산 후보 -- 를 내면 부산에서 40% 받아 오기 때문에, 이길 수 있다니까!)


그래서 대선 후보로 나섰습니다. 뿐만 아니라 숙원이던 '진보'와의 단일화도,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딜을 통해서, 이뤄 내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부/울/경에서 40%의 득표를 얻어내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고도 졌습니다.


그토록 신주단지처럼 외쳤던 영남후보론이 깨지고야 만 것 입니다. 


http://theacro.com/zbxe/720652 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실 전체 야권 득표수로 봤을 때 이번에 40%를 받은 부/울/경의 기여도는 12% 정도 밖에는 안됩니다. 부경 비새누리 정치일파가 야권에서 헤게모리를 쥔것은, 주식회사로 따지면 12%의 지분만 들고 있으면서도 대표이사 및 기타 임원 자리를 독식한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그 12%가 승리의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약속 때문이었다는 것 입니다. 

그런데 그 약속이 깨졌습니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자기들 표지분 만큼만 권한을 행사해야죠. 이전처럼 "나 영남 호적이야, 에헴"하고 편하게 앉아서 폼만 부릴 수가 없는 겁니다. 어짜피 야당하는거 마찬가진데, 뭐하러 12% 지분을 90%처럼 대접해 줍니까.


그럼 그냥 평생 야당만 할거냐? 위에 링크된 그래프 보시면 아시겠지만, 애시당초 부/울/경이 아무리 커도 서울/경기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부/울/경에 올인하다가 선거에서 지느니, 차라리 수도권에 집중하는 편이 실속 있습니다. 애시당초 전통적인 야권 지지자는 수도권(여촌야도)과 호남입니다. 이 두 세력을 공고히 하고, 다른 지역들과는 적당한 딜로 지지를 이끌어 내는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저 12%가 아까워서 그 정치일파 비위만 맞춰주다가는, 수도권이나 다른 지방에서 잃어버리는게 너무 큽니다.


개개인의 유권자들은 바보같이 아무생각없이 흐름에 쓸려서 투표하는 것 같지만, 집단으로서의 유권자들은 생각보다 똑똑합니다. 제가 위에 서술한 정도의 분석은, 사실 알게모르게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제와서 "낙동강 벨트!" "부산이 뒤벼진다." "부산은 옛날에는 야도"라고 아무리 외쳐봤자, 2012년에 먹혔던 것 처럼 안됩니다. 그렇게 해도 안된다는거 사람들이 다 알았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