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제목의 문구는 연세대 총학의 시국선언문 반대 성명 전문을 올린 글에 첫 멘트로 나오는 것을 제가 차용해 사용했습니다.


제가 과민해서인지는 모르지만 자칭 진보진영이 최근에 행하는 형태를 보면 참담함을 느낍니다. 80년대 치열하게 싸우고 쟁취했던 절차적 민주주의마저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를 버젓이 하면서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싸우면서 닮는다고 했던가요? 지금 자칭 진보들이 보이는 모습은 과거의 독재정권이, 과거의 조중동이 보여주었던 그대로를 답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 연세대 총학의 시국선언 과정의 비민주성

먼저 연세대 총학의 시국선언문을 반대하는 성명서 전문을 링크하니 한번 읽어 보시죠.

http://www.ilbe.com/1558223019

이 성명서를 보면 연세대 총학이 시국선언을 하면서 얼마나 비민주적 형태를 보였는지 적나라하게 알 수 있습니다. 연세대 총학은 연세대 학생 3만명 중에 785명이 시국선언 찬반투표에 응해 609명이 찬성한 것을 가지고 시국선언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있습니다. 전체 학생의 2%의 찬성을 가지고 학교의 이름으로 시국선언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우기는 것도 기가 차지만, 온라인에서 학번과 이름을 공개하는 찬반투표를 해 선거에서 보장되어야 할 비밀투표를 무시한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런 절차상의 문제 이외에도 설문조사 자체에도 많은 문제를 노정하고 있습니다. 민주국가에서 지켜져야 할 국가기관의 정치적 중립이 무너짐을 비장하게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한다면서 스스로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깡끄리 무시하는 행위를 하는 것에 문제를 전혀 못 느끼고 있는 것이죠. 이런 아이러니도 없습니다.


2. 밀양 송전탑 전문가협의회 보고서 채택에 대한 NGO의 반발

밀양 송전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협의회를 구성하여 과반수가 찬성하는 보고서를 채택하기로 애초에 합의를 해 놓고, 9인 중 6인이 찬성한 보고서를 NGO들이 부정하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전측 3인, 반대 주민측 3인, 여야 추천 각 1인, 여야가 합의한 위원장 1인의 9인으로 구성된 전문가협의회에서 기존 선로의 이용이나 지중화 공사는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밀양 송전탑을 건설해서 신고리-창녕간 송전로를 완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지만, 원전반대를 주장하는 NGO 단체(반대주민측이 추천한 NGO 2, 야당이 추천한 NGO 1)들이 자기 소신이나 주장과 다른 보고서라고 베끼기니 날치기하면서 애초의 합의 이행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들 NGO들은 또 다른 회의체 구성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마 자기들의 주장대로 보고서가 나오지 않으면 이것 역시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애초에 과반수 찬성으로 보고서를 채택을 하기로 했으면 자기들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더라도 그 합의 정신을 존중해 주어야 하는데 이들은 오로지 자기들의 주장과 소신만이 선이며 정의라고 생각하고 당초의 합의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http://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1079061


3. 경향신문의 워싱턴포스트 기사의 왜곡

전번에도 한겨레와 경향이 국정원사건과 NLL 사건을 다룬 뉴욕타임즈와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를 왜곡해서 보도한 바 있었지만, 이번에는 경향이 워싱턴포스트 기사를 왜곡해서 제목도 섹시하게 <한국국정원은 정치의 앞잡이, 보수의 목적을 위해 활동>으로 뽑고 마치 워싱턴포스트가 국정원 사건과 NLL 사건을 제목과 같이 보고 기사를 쓴 것처럼 오도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기사와 워싱턴포스트의 기사 원문을 링크하니 둘을 비교해 보십시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7082240155&code=970201

http://www.washingtonpost.com/world/asia_pacific/in-south-koreas-latest-controversies-spy-agency-takes-a-leading-role/2013/07/06/8b610c74-e3ca-11e2-aef3-339619eab080_story.html

워싱턴포스트는 보수, 진보 양진영의 시각을 각각 소개하고 있고, 한국의 정치분석가의 의견을 전하는 방식으로 두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향은 마치 워싱턴포스트가 제목과 같은 시각으로 두 사건을 바라보고 있다는 듯이 기사를 썼습니다. 저 정도의 영어를 기자가 이해하지 못했을 리는 없을테니 저것은 명백한 의도적 편집/왜곡이지요.

과거 조중동이 내용과는 다른 자극적 제목을 붙이거나 아예 내용 자체를 왜곡해 외신을 전하는 짓을 간혹 하기도 했는데, 요즈음은 자칭 진보언론이라는 경향이나 한겨레가 그것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습니다.


4. 국정원 사건 국정조사  실행계획서 채택 무산

오늘 여야가 채택하기로 한 국정원 사건 국정조사 실행계획서가 민주당의 김현, 진선미 의원의 위원 제척 거부로 무산되었다고 하네요.

http://www.dailia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546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정문헌, 이철우 의원을 각각 NNL 사건 연루, 국정원 간부 출신이라는 이유로 조사위원에서 제척해 줄 것을 요구했고,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김현, 진선미 의원을 국정원(녀) 사건의 피고소인 신분의 이해당사자임으로 제척해 줄 것을 요구해 왔습니다. 오늘 새누리당은 자당의 정문헌, 이철우 의원을 조사위원에서 빼기로 결정하고, 민주당에 김현, 진선미 의원을 제척해 줄 것을 재차 요구했으나, 민주당 정청래 간사의 거부로 실행계획서 채택이 무산된 것입니다.

새누리당의 민주당 두 의원에 대한 제척 요구는 그나마 이유가 상당하다 볼 수 있지만, 국정원 댓글 사건과 NLL은 무관하다는 점, 국정원 출신 이력이 국정원 조사에 유리하다는 점을 볼 때 민주당의 정문헌, 이철우 제척 요구 사유는 오히려 미약하다 볼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이 자당의 두 의원을 조사위원에 빼기로 했다면 민주당도 자당의 두 의원을 조사위원에서 제외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는 것이죠. 그런데 민주당은 왜 억지를 부리면서 조사시간이 부족(내달 15일까지 조사기간)한데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