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과학 게시판
오늘 보니 공지영이 이런 소리를 했네요. (개인적으로도 비호감이고 많은 아크로 논객들도 마찬가지로 공지영을 안좋아하지만, 이 말은 좀 가슴에 와 닿습니다.)
"솔직히 여자 연예인들의 경쟁적 노출, 성형 등을 보고 있으면 여자들의 구직난이 바로 떠오른다. 먹고 살 길이 정말 없는 듯하다. 이제는 연예인 뿐 아니라 TV나 매체에 나오는 모든 여성들도 그 경쟁 대열에 ㅜㅜ"
기사의 원문은 http://media.daum.net/entertain/enews/view?newsid=20130709102204319
기사 제목이 "생계형 노출"이라고 하던데. 클라라라는 '노출 시구'로 유명해진 연예인의 댓글이
"뜨끔해서 드리는 말씀이지만… 제게 관심은 직장인 월급과 같고, 무관심은 퇴직을 의미해요. 월급을 받아야 살 수 있는 것. 하지만 월급이 삶의 목표가 아니듯, 제 목표도 관심이 아니에요. 훌륭한 연기자가 되는 것이에요."
사실 저는 한국 드라마 잘 보지도 않지만, 드라마나 예능, 또는 드라마/예능에 관련된 포탈 기사 같은 것에서는 클라라라는 연예인을 아예 본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름은 낯설지가 않더라구요. 기사를 보니깐, 아~ 언젠가 이 노출 시구 동영상을 직접 본적이 있다는 기억까지 나네요. 아 그래서 이름이 친숙하구나라는 생각에... oTL 저 또한 여성 연예인들의 노출문화에 일조를 한 소비자였구나라는 뜨끔함까지. 쩝.
그런데, 이게 비단 여자 연예인들만의 문제이던가요. 한국 여성들의 문제이고, 한국 사회의 문제인 것 같은데....
사회가 점점 개방화되고, 여성의 사회적/경제적 지위도 점점 더 이전 보다는 높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히 느끼겠는데, 반대로 외모에 대한 경쟁과 집착은 훨씬 더 심해지고 있는 듯 합니다. 성형대국 대한민국인 것도 사실이고....
보통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과거의 전통적인 가치관에서 벗어나서 독립된 주체로서 경제적 지위가 올라간 현대 여성들이 왜 외모에 더 집착을 더 하게 되었는 지 참 의문이에요. 혹시 껍데기만 그래 보이는 것일 뿐이고, 실제로는 과거보다 여성의 지위가 더 속박되어버린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는 생각에 글을 올려봤습니다.
사족: 정치/사회 게시판에 쓸려다가 그냥 문화 게시판에 올립니다. 여기가 더 어울릴 것 같아서요.
여성의 지위라는 것이 생물학적 여성으로서의 우수성을 말 한다거나
박근혜처럼 권력을 대표하는 지위를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생팬/삼촌팬들이라고 불리는 인간들이 아이돌을 보는 이면에는 아마 성적코드가 은폐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겉으로는 껍데기를 지양하는 뉘앙스를 사회적당위로 말할 수는 있겠지만 현실에선 인간신체도 암묵적으로 상품화 되버린지
오래고 뭐 진화론적인 심리기제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나쁜? 것이라 보기도 그렇습니다.
이렇듯 강력하게 작동하다보니 특히 광고소구방법에 많이 이용되는 것 같습니다.
클라라같은 경우도 한정된 연예계 풀 안에서 자신들이 유통되는 구조에 맞게 소비되고 있는 거겠죠.
사람들은 성을 지위와 분리시켜 보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자본주의 사회에선 더욱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겠죠.
체 게바라가 그 정도의 강력한 팬덤을 형성한 것도 혁명가적 성과도 있겠지만 박제화된 외모의 아우라가 작용했다고 보여집니다.
마를린 몬로. 제임스 딘과 같은 아이콘들도 같은 경우라고 봐야겠죠.
"보통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과거의 전통적인 가치관에서 벗어나서 독립된 주체로서 경제적 지위가 올라간 현대 여성들이 왜 외모에 더 집착을 더 하게 되었는 지 참 의문이에요."
과거에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어떤 경쟁적 요소들과 상관없이 억압을 당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러다 독립된 주체가 된 시대가 되니까 외모같은 경쟁적 요소들이 부각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생각에 이 현상은 과도기적 현상인데, 과연 과도기적 현상으로 끝날지 아니면 앞으로도 계속될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봅니다.
왜 과도기적이라고 명명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여성에 대한 제도적 억압은 점차 사라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에는 남성우월주의적인 문화가 뿌리깊게 박혀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는 자신의 여성성(혹은 여성성이라고 사회에서 규정하는 것)을 버리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생존경쟁에서 상당히 유리합니다.
예컨대 외모가 좀 떨어지는 사람이 뼈빠지게 일할 때 외모가 좀 받쳐주는 사람은 좀 설렁설렁 일해도 남성 상사들이 봐주거나 묵인하는 그런 상황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미국같은 경우에는 워낙 개개인이 자기 타고난것에 만족하는 문화도 있지만 또 68이후에 페미니즘 운동 때문에 와모 안 가꾸기 운동 같은 것도 있었다고들 합니다.
이건 문헌에 나오는거라기보단 제가 실제로 미국 여학생한테 들은 내용인데요
자기는 한국에 와서 화장도 첨 해 보고 치마도 첨 입어 봤다는군요
미국에서도 모든 학생이 그렇진 않겠지만 전반적인 문화적 풍토의 차이가 하나의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의 전통적 관습에서 원인을 찾고 싶습니다
과거 신언서판으로 사람을 판단하였듯이 외모는 동양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헌헌 장부라는 말이 있듯이 조선시대등에는 남성의 외모가 중요했지요
여성은 외부 활동을 할 이유가 없었기에 비교적 외모중시가 덜 했다고보고요
그러나 조선시대 여러 문학작품에서도 여성의 외모에 대한 묘사나 중요도는 다 나옵니다
그런데 여성들이 사회생활을 많이하고 사람들에게 노출되고 평가를 받기 시작하면서 당연히 외모도 능력의 범주에 들어가게 됩니다
또한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사람들은 문화나 치장 패션등 아름다움에 관심을 갖게되고 이러한 미적 관심은 자연스럽게 사람의
외모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이 되겠지요
이걸 부채질 하고 강화시키는 것이 성형기술입니다
과거에는 어쩔 수 없었지만 지금은 돈만 있으면 외모를 바꿀 수 있는 의술이 있기에 누구나 하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또한 매스미디어의 발달 hd 영상등으로 연예인의 외모가 적나라하게 평가의 대상이 되고
피노키오님/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여성에게 기회의 평등이 더 넓어지면 외모 지상주의가 경감이 될까요?
디즈레일리, 흐강님, 떡밥님/ 말씀하시는 뉘앙스를 보니깐 한국에서는 유독 (특히 여성에게만) 외모 지상주의가 더 강한 문화적 관습이 있다는 말이시네요.
(물론 저의 해석이지만) 피노키오님 주장이 맞다 있다면, 한국 사회의 변화의 구조상 여성의 외모지상주의가 조만간 없어지는 방향으로 가겠고, 다른 분들의 주장이 더 타당하다면 이게 쉽게 없어질 것 같지가 않네요.
비행소년/
일단은 혼인시장과 취업시장을 구분해서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혼인시장에서 여성 외모의 이득은 점점 더 강화될 것 같습니다. 혼인 방식이 연애가 주가 되는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남성들의 성적 선호가 더 강하게 영향을 미치겠고, 여기에 적응하기 위해 여성들의 외모 가꾸기는 점점 더 치열해질 것 같습니다.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보다 더 예뻐보이고 싶어하는 현상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보편적 현상이기도 하구요. (실제 요즘은 혼인시장에서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남성들도 외모가꾸기에 과거보다 더 많이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여성의 지위와는 크게 관련이 없어보이네요.
문제는 취업시장의 경우인데, 만약 여성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매우 많다면 외모의 영향은 큰 상관이 없을 것이라 추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취업시장에서 외모가 매우 중요시되는 현상은 일단은 여성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삼아야 하겠지요. 다만 이런 것은 있을 겁니다. 만약 대다수 여성들의 노동생산성이 고만고만하고 비슷하다면, 외모가 매우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문화/예술/과학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