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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우월의식은 지적 우월의식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지적 우월의식은 윤리적 우월의식보다 훨씬 더 추하다." 고종석의 말인데, 톨레란쯔의 사상을 윤리적 측면과 지적 측면에서 잘 포착한 것 같다. 쓰일 데가 많은 표현이다. 우리 나라의 진보 보수 진영에 대해서도 적절히 쓰일 수도 있겠고...
지적 우월의식을 가진 자는 지적으로 열등하다고 보는 자들을 무시하거나 멸시하는 것으로 끝난다. 물론 차별이 따를 수도 있고. 윤리적 우월의식을 가진자는 상대를 열등하다고 보지 않고 아예 상대의 존재를 부정하게 된다. 그래서 훨씬 위험할 것이다.
이러한 우월의식은 배타적인 무관용, 폭력으로 나타나기 쉽상이다. 우월의식은 자부심과는 다르다. 자부심은 배타적이지 않다. 자국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기로 소문난 프랑스는 사실 찬찬히 살펴보면 그것은 자부심이 아니라 지적 윤리적 우월의식이다. 프랑스는 그 잘난 윤리적 지적 우월의식을 가지고 똘레랑스를 자신을 장식하기 위해서만 받아들인다. 그 증거는 많다.
인도차이나에서 현지인들을 순전히 재미로 야생동물들의 먹이로 던지던 게 프랑스인들이다. 근대 이후 식민지 속국민을 상대로 조직적으로 고문, 살인, 탄압한 세계유이의 나라가 일본과 프랑스다. 그나마 일본은 전시, 천황제파시즘국가주의 하에서 그 같은 만행을 저질렀지만 프랑스는 현대 민주주의 하에서 알제리 국민들을 상대로 고문 살인의 만행을 저질렀다.
내가 굳이 홍세화가 유행시킨 프랑스어 '똘레랑스'나 우리나라 말 '관용'을 쓰지 않고 독일어 '톨레란쯔'를 쓰는 이유는 이 정신을 사상적으로 완성한 나라가 독일 ( 법철학자 라드부르흐가 완성했다)이며, 한 때 잘못은 있었지만 현재 국민들 사이에서 그 정신이 가장 체화된 나라는 독일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프랑스가 아니라. -우리 나라는 관용이라는 단어를 거론하기가 부끄러울 정도고-
사진 : Graffito Berlin Toleranz
시저가 문명화 정책을 펴기 전에는 야만족 골 족이었고 프랑스 혁명때 인권선언문으로 자유 평등 박애를 주장했던 프랑스로서는 참 가관인거지요
허기는 위그노 대학살은 종교개혁을 통틀어 가장 비열하고 잔인한 짓거리였지요
혁명정부의 피의숙청으로 죽인 자국민은 스탈린이 아마 배웠을 듯 합니다
알제리 독립전쟁의 전말이 꽤나 자세히 기술되어 있는 글입니다.
http://dohyosae.egloos.com/m/4188795
곁가지:
FNL이 소위 프랑스 협력자들에게 가한 폭력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마 민족해방
의 명분으로 자민족을 가장 많이, 가장 잔혹하게 학살/고문했던 이들로 세계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이 폭력성은 독립후 이슬람 무장단체들에게로 그대로 이어집니
다. 시골 초등학교를 쳐들어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선생님들을 도끼로 참수하는
식이었죠..
크게 보면 "전세계 모든 식민지의 역사는 피로 얼룩져 있다"는 말이 타당하겠지만 세부적으로 그 가혹성을 평가해 보면 일제의 우리나라 지배는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온건했다는 게 정설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유럽이라도 프랑스의 지배는 영국보다 훨씬 더 가혹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대영박물관 가서 보니... 만일 우리나라가 영국 식민지가 되었다면 이 녀석들이 석굴암 정도는 통째로 들고 가 버렸겠다 싶은 생각도 듭디다. ^^)
하하하님/어느 책에서 읽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피부색깔이 같은 피식민지-식민지'가 '피부색깔이 다른 피식민지-식민지'보다 더 가혹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 식민지를 통치하는 부대가 '육군'인 경우와 '해군'인 경우는 상당히 다른 방법으로 통치한다고 하더군요. 예로, 육군이 통치했던 조선보다 해군이 통치했던 대만이 상대적으로 덜 가혹했으며 대만의 경우에는 '식민지 근대화'가 국민들 반감없이 수용된다고 합니다. 솔까말, 이영훈의 '식민지 근대화론'은 대만판 카피인데 일본 사이트 가면 '대만판 식민지 근대화론'은 대만판이 번역되어 소개되는 반면 '한국판 식민지 근대화론'은 일본 네티즌들조차 '뭥미?'라고 한다는...
아참 그리고, 제가 다국적 회사에 근무했을 때 프랑스 애들이 유독 인종주의자들이 많다는거.... 얼마나 열받았으면 내 생사여탈을 쥐고 있는 매니저(이사)가 프랑스 사람이었는데 그 인간 멱살을 쥐고 흔들었다는..... 그리고도 안짤려서 그 회사에서는 전설로 아직도 회자된다는... ^^;;;
내가 인자와 공의를 찬송하겠나이다 여호와여 내가 주께 찬양하리이다
내가 완전한 길에 주의하오리니 주께서 언제나 내게 임하시겠나이까 내가 완전한 마음으로 내 집안에서 행하리이다
나는 비루한 것을 내 눈 앞에 두지 아니할 것이요 배도자들의 행위를 미워하니 이것이 내게 붙접지 아니하리이다
사특한 마음이 내게서 떠날 것이니 악한 일을 내가 알지 아니하리로다
그 이웃을 그윽히 허는 자를 내가 멸할 것이요 눈이 높고 마음이 교만한 자를 내가 용납지 아니하리로다
내 눈이 이 땅의 충성된 자를 살펴 나와 함께 거하게 하리니 완전한 길에 행하는 자가 나를 수종하리로다
거짓 행하는 자가 내 집 안에 거하지 못하며 거짓말 하는 자가 내 목전에 서지 못하리로다
아침마다 내가 이땅의 모든 악인을 멸하리니 죄악 행하는 자는 여호와의 성에서 다 끊어지리로다
... 시편 101편 5절, 그 이웃을 그윽히 허는 자를 내가 멸할 것이요 라는 구절에 감정이 이입되서 요즘 분위기에 한마디하고 싶어서 올리고 보니 여기가 되었는데 이 구절이 관용, 톨레런츠?와는 반대편에 있는 것 같네요...
뭔가 좋은 글을 쓰신 것 같긴 한데
독일이 프랑스보다 나을 것이 있나요
프랑스의 사례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 것이라 관심이 가지만
독일의 잘못이 "한 때 잘못은 있었지만" 이라는 말로 적당히 넘어갈 정도가 아니잖아요?
프랑스와 일본이 그렇게 많은 잘못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독일도 그에 덧붙여 세계유삼으로 표현할 정도는 될텐데
아야 /
근대 이후 식민지 속국민을 상대로 조직적으로 고문 살인 탄압한 것이 일본과 프랑스 뿐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독일도 나미비아나 탄자니아에서 저항하는 토착부족을 조직적으로 고문 살인했더군요.
독일정부는 아프리카 식민지에서의 고문 살인, 수탈행위에 대해서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지만 배상은 거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유태민족과 유럽 나라들에 대해서만 사과를 했을 뿐.
http://www.cyworld.com/hopejoshua/2611804
관용정신에 대해서 공유적 지적소유권(?)을 가지고 있다고할 나라가 프랑스와 독일이었는데, 프랑스는 현대 민주주의국가 시대에서도 고문과 학살을 저질렀기 때문에 프랑스는 자격이 없고, 독일이 사과와 배상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나마 독일의 자산으로 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만, 독일도 그럴만한 자격이 없네요. 그냥 관용 정신을 철학적으로 완성했다는 정도.
사다리 걷어차기.
서구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지정학적 위치에 있는 나라와 비슷하게 우리 나라도 그들이 걸어간 길을 걷겠지만 사다리 걷어차기는 하지 않았으면.
무릇 자신이 제어해낼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힘을 추구하고 힘을 행사하는 게 상선.
많은 여자들이 나이 들어 박지성 같은 사람이 좋다고들 이야기합디다. 그런 얼개는 넘치죠.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할 때는. "예전엔 어려서 내가 상승욕구와 호가호위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해 세상을 그렇게 보는 어리석음이 있었는데 살아보니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없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도 많이 주었구나. 그런데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니...."로 시작했음 어떨가(어떨까로 고치려고 들어오다 보니 그런 생각이 나네요: 그 떨림, 한 떨기 꽃, 무질서에서 질서로 가기 전에 거치는 그 떨림(목젖과 목울대를 많이 혼동했는데 울대는, '울'은 우리 말로 곧 떨림이죠), 그게 곧 새 가정을 꾸리는 어린 남녀의 살떨림과 혼란이지 않을까 싶고. 경쟁사회이고 서로가 서로를 비교하는 세상이라 쳤을 때 그래도 저런 말을 한다면 자신을 숨기고 타인과 또 다른 타인들을 비교하여 자기 단점과 어리석음을 숨기는 이기주의(혹은 비열함)가 자기 안에 있음을 인정한다는 것이거든요. 그건 소중한 자산입니다.
요즈음 호박류 식물을 키우다보니 자꾸 DNA 나선 생각이 납니다. 호박류 식물이 내뻗는 그 촉수는 상대 식물을 죽이죠.
저런 고백이나 담담한 독백이 게시글과 무슨 상관이냐 하겠지만 저층으로 내려가 보면 무척 관련이 깊다고 나는 생각합니다깊죠.
사족. 혹 내 글에서 단정어투가 보이거든 항상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가 빠져 있다고 봐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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